학교에서 출출한 2, 3교시 사이에 학생들에게 과일을 나눠준다면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입장에서도, 생산농가 입장에서도 대 환영할 일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매점이 있는 학교의 경우, 빵이나 탄산음료, 과자 등으로 허기를 달래기 일쑤인 현실을 감안할 때 어린이·청소년기의 건강증진이나 과일의 소비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1석 3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안인 것이다.
  실제 WHO(세계보건기구)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만과 만성질환을 줄이기 위해서 1일 최소 400g 이상의 과일을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우리나라 어린이(6~11세)들의 채소·과일 섭취량은 352g, 청소년(12~18세)은 378g으로 WHO 권장 섭취량에 미달하고 있다.
  어릴 때의 과일 섭취량 감소는 어른이 돼서도 나아지지 않는다. 우리나라 1인당 과일 소비량은 2007년 67.9kg이던 데서 2010년 58.3kg으로 뚝 떨어졌으며 2013년 현재 63.2kg선에 그쳐 있다. 
  또 과일 대신 다양한 인스턴트 식품의 섭취가 늘어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비만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당뇨병과 우울증 등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비만으로 인한 각종 질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해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2005년 3조 431억원, 2009년 5조 1117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3년 6조 7695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중 청소년 비만의 사회·경제적비용은 2010년 기준으로 1조 3638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이유로 미국, EU,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들은 학교에서 과일, 채소를 공급하는 사업을 정부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02년부터 ‘신선 과일·채소 프로그램’을 도입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학기 중에 무료로 신선 채소·과일을 제공하고 있다. 2002년에 일부 주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한 데 이어 2008년부터 법제화시켜 전국에서 실시 중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은 학교를 심사해 선정하고 학교는 배정받은 예산 범위 내에서 과일·채소를 구입해 무상으로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EU도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이탈리아 등 EU 일부 회원국들이 실시한 학교 과일·채소 급식 프로그램 운영 경험을 토대로 지난 2009년부터 ‘학교 과일급식’을 도입해 실시 중이다.    
  어린이·청소년기의 균형잡힌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학교급식 예산 부족 등의 문제로 현재 시스템에서 과일 제공을 확대하는 건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우리도 선진국의 사례처럼 정규 급식 이외에 과일 급식 프로그램을 새로 도입해 정규 급식만으로는 부족한 과일 섭취량을 보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어린이·청소년기 바른 식습관을 형성하고, 어른이 된 이후에도 과일 소비를 지속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우수한 과일을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생산기반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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