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라틴도 녹는 무더위 ‘부글부글 시음용 전통주’
문화 세계화 홍보라더니…눈치껏 따라해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후원으로 지난 19~20일 서울 남산골한옥마을에서 마련된 ‘제 9회 전통주와 전통음식의 만남’이 운영진과 방문객들의 아쉬움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전통주와 전통음식의 만남은 2008년부터 우리 전통주와 전통음식을 하나의 식문화로 홍보하기 위해 매년 5월마다 진행하고 있는 우리 음식 알리기 행사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정부가 전통주 산업 부흥을 위해 ‘소규모 주류 제조면허’에 대한 기준을 탁주와 약주 등으로 확대한 것을 고려해 하우스 막걸리의 홍보를 위한 전통주 명인 창업컨설팅 부스를 마련했으며, 조선시대의 팔도 주막을 재현한 홍보관도 방문객들의 눈길을 이끌었다.

그러나 행사 첫날인 19일은 섭씨 32도를 윗도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시음을 위해 준비한 수제 막걸리가 부패되고, 전시용 음식의 유통기한을 늘이기 위해 처리한 젤라틴이 녹아내리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해 부스 관계자들을 당황케 했다.

부스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전국적으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의 전염이 확산되면서 예외적으로 가을에 행사를 진행했는데 차라리 가을이 훨씬 나은 것 같다”며 “날이 덥다보니 준비한 음식과 막걸리들이 부패하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번 행사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들은 행사장 내에 체험 및 전시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행사장 내에는 누룩밝기, 막걸리 칵테일 만들기 등의 체험행사가 마련돼 있었으나 별도의 통역사가 없어 외국인 방문객들이 행사를 참여키는 다소 어려웠다. 이 때문에 체험참가자들이 없어 체험일정이 지연되거나 취소되기도 했다.

한편 한국전통음식연구소 관계자는 “남산골한옥마을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주요 관광지로, 우리 식문화를 세계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며 “이번 행사에서는 행사장 곳곳에 중국어, 일본어, 영어에 능통한 8명의 통역사들이 배치돼 있으며, 여행사에 별도의 홍보를 했기 때문에 운영상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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