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농장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름난 명품농장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까. 제목이 다소 거창하다싶다. 사실 명품농장은 저 멀리 있는 게 아닌데.
  사전적 의미의 명품은 ‘뛰어난 물건이나 작품’을 의미하고 이를 살짝 비틀어보면 극도의 사치나 부패를 뜻하는 럭셔리의 다름 아니다.
  명품은 모든 제품 중 최고의 제품 내지는 가장 품질이 좋은 제품, 또한 가장 비싼 제품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명품농장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명품을 생산하는 농장이다.
  제품에서 소비자의 미각을 자극하는 식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대상만 바뀌었을 뿐. 결국 명품의 시작은 그것을 만드는 사람의 의식에 달려 있다.
  도드람양돈농협(조합장 이영규)이 수년째 진행해 오고 있는 농장 ‘OK운동’은 그런 명품농장 만들기의 출발이요, 기초가 되고 있다. <편집자 주>

# OK운동 정리, 정돈, 위생관리 생활화
  ‘모두가 그리고 모두에게 언제나, 모든 일에나 오케이하는 농장을 만들어보자’, ‘내 농장에서 4살짜리 내 아들이 뛰어 놀아도 될 만큼 깨끗하고, 안전하고, 위생적인 농장을 만들어보자’.
  OK운동은 이렇게 출발했다. 도드람양돈농협이 2012년 4~5세 아이들이 있는 어린이집을 벤치마킹하면서 농장에서 정리, 정돈, 위생관리를 습관화하자는 것에서부터 출발한 OK운동은 모두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가짐으로 주인의식을 갖자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 OK 운동 참여 농장들이 말하는 효과
  도드람양돈농협은 이 운동에 참여한 농장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자료를 정리했다.
  도드람에 따르면 OK운동에 참여한 농장들이 가장 먼저 꼽는 운동의 효과는 바로 농장과 사무실, 숙소가 정리, 정돈돼 업무의 효율성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물론 기분까지 좋아지고, 좀 더 긍정적인 의식을 갖게 돼 농장에서 일에 대한 생각이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은 덤이다.
  특히 긍정적인 마인드가 증가한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것이다.
  OK는 Order와 Keeping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정리, 정돈, 위생방역 더 나아가 농장에 긍정의 마인드를 심는 게 목표이다.

 # OK운동 따라해 보기
  도드람이 OK운동을 체계화하고 양돈에 도입하면서 생각한 방향성은 △누구나 알 수 있고, 할 수 있게  쉽게 정리, 정돈할 것 △정기적이고, 즉시적이고, 지속적일 것 △위생 개선을 포함할 것 △모두가 즐겁게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것 등이다.

  하나. 정리, 정돈 ‘3초’에 달렸다
  정현규 도드람동물병원장 겸 한수양돈연구소장의 말을 빌리면 우선 쉽게, 시각적으로 정리, 정돈하는 방법적 접근은 농장에 처음 근무한 사람도 할 수 있고, 한 눈에 파악되도록 쉽게 그리고 시각적으로 정리, 정돈이 이뤄져야 관리가 편하다는 데 있다.
  쉽게 파악이 된다는 의미에서 3초가 강조된다. 농장에서 일을 하다가 뭔가 필요하면 3초 내에 어디에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창고나 사무실에 도착했다면 3초 내에 내가 원하는 공구나 서류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정리, 정돈이 돼야 한다. 약품, 사료, 공구, 문구류같은 농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물건은 3초 내에 재고가 파악될 수 있도록 관리해야하고 농장관리 중에 뭔가 땅에 떨어져 있으면 즉시 3초 내에 원위치 하도록 동작을 해야 한다.
  이정도로 쉽고, 즉각적인 작업이 되려면 위치, 재고관리에서 모든 것이 시각적으로 한눈에 들어오도록 하는 것이 방법이고, 이런 방법들은 지속적인 노력과 교육을 통해 가능해 진다고 한다.
  3초내에 모든 것이 이뤄질 정도로 정리, 정돈이 돼 있으면 안전사고는 줄고, 작업효율이 높아지고, 원가도 절감되고, 깨끗하고 편해지니 기분까지 좋아지는 농장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둘. 습관처럼 매일 ‘정기. 즉시, 지속’
  정 소장은 농장의 모든 관리는 주 단위, 월 단위로 정기적으로 점검표에 따라 점검돼야 원하는 상태가 유지되고, 문제 예방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에 정리, 정돈, 점검하는 날을 정하고, 점검표를 만드는 것에서 OK운동은 시작된다. 정해진 날에 모두가, 빠뜨리는 일이 없고 누구나 가능하도록 점검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즉시’는 정돈된 물건이 흩어져 있거나, 팬(fan)이나 컨트롤러처럼 항시 가동돼야 하는 기계가 고장이 나면 즉시 정돈하거나 수리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속’은 정리, 정돈을 비롯한 모든 관리가 중단되면 안 되고 지속적으로 습관화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습관이 되면 쉬워지는데 지속적이어야 다양한 추가 아이디어도 나오고 발전도 있게 되는 것이다.

  셋. 위생 개선도 반드시 포함
  구제역 등 각종 질병의 피해가 심각한 만큼 농장에서 질병예방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문제다. 정리, 정돈 과정 자체가 위생 개선이기도 하지만 정리, 정돈을 하는 과정에서 청결과 소독을 포함시키는 것이 바로 OK운동이다.
  농장 입구의 소독기를 정리, 정돈해 깨끗하게 유지하고 수리, 점검을 하는 것은 농장 방역을 위한 기본이 된다. 출하대를 정리, 정돈한다는 것은 출하대를 항시, 청소, 소독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생, 방역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 된다.

  넷. 주인의식을 갖고 즐겁게 일하기
  OK운동은 구성원 모두가 즐거워지고, 행복해지는 운동이라는 게 도드람측의 설명이다.
  모두가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일하자는 의식변화 운동이기에 내가 담당하는 일이 아니라도 내 앞에서 정돈상태가 흩어져 안전사고가 발생할 것 같은 상황이 있다면 즉시 내가 처리해야 한다. 아이를 기르는 집에서 방바닥에 젓가락이 떨어져 있다면 호기심 많은 아이는 입으로 가져갈 것이고 큰 사고의 위험이 있다. 이런 상황을 발견한 사라이라면 누구든지 위험한 물건을 치울 것인데, 농장의 모든 일도 이렇게 진행돼야 한다.
  OK농장을 만들기 위해선 모든 구성원들이 일하는 일터, 생활하며 쉴 곳과 주거공간 등도 깨끗하고 만족스럽게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 

<인터뷰> 정현규 도드람한수양돈연구소장
 

“OK운동의 의미를 ‘Keep my farm in order like kindergarten’으로 표현하고 싶네요. 서울 강남에 있는 어린이집을 밴치마킹해 OK운동을 시작했습니다. 4~5세 아이들이 있는 어린이집처럼 주인의식을 갖고 정리, 정돈을 지속적으로 하자는 의미이지요.”
  2012년부터 OK운동의 아이디어를 내고 저변확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정현규 도드람동물병원장 겸 도드람한수양돈연구소장을 인터뷰했다.
  정 소장은 OK운동을 이렇게 소개한다.
  “처음엔 Order+Keeping & Hygiene을 의미하는 ‘OK&HK’로 시작했었죠. 2010년 구제역 이후 정리, 정돈이 가장 기본적인 농장 위생관리의 개선으로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시작했다가 운동차원에서 ‘OK운동’으로 정리를 한 것입니다.”
  정 소장은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원을 대상으로 OK운동 컨설팅과 관련해 한국정리정돈협회의 교육도 참여하고 대기업의 문서정리 방식 등도 경험했다고 한다. 농장 정리, 정돈을 체계화하기 위한 다양한 경험도 진행했다.
  “벌써 교재가 3권이 나왔네요. 2014년부터 농협중앙회와 대한한돈협회가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고 있고 농협중앙회의 지원을 받아 2015년부터 컨설팅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민간자격과 같은 도드람내 OK인증 농장은 아직 20개 정도라고 한다. 컨설팅 인력과 시간의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정 소장은 OK운동이 성공하는 시간은 처음 3~4개월에 달렸다고 한다. 명품농장으로 나아가는 데 기본이 되는 OK운동을 시작하는데 있어 생각을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한데 그만큼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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