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품종개발 '한국산' 인지도 상승
약 20여개국 수출효자…가파른 성장세
첨단 수확후관리기술로 최적 선도유지
수출용 품종개발·물류운송시스템 개선 관건

▲ 한국산 딸기는 매향, 설향 등 저장성이 강해 장기유통에 유리하거나 다수성이 높은 품종이 개발되며 전세계 시장으로 수출되고 있다.

FTA(자유무역협정) 등 농식품 완전개방시대를 맞은 우리 농업이 갖는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속에서도 수출전략형 품종개량과 혁신적인 수확후관리기술 등을 통해 국내 수요를 넘어 이를 수출산업화하고 있는 전략 품목이 있다.

이는 국내에서도 원예작물중 생산액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딸기’로, 최근 동남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수출효자 품목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동남아시장에 순풍을 이어가고 있는 딸기 수출현황과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품종개발, 수확후 관리기술, 향후 과제 등을 조망해 봤다. [편집자 주]

# ‘딸기’ 수출효자상품으로 등극

딸기는 약 20여개 국가에 수출되는 품목으로 2012년 기준 2525톤, 2427만달러에서 지난해 3690톤, 3295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대 수출 국가는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로 전체 수출액의 약 82%를 차지한다. 최근에는 태국 내에서 한국산 딸기 인지도가 상승해 수출이 매년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말레이시아를 제치고 수출국 3위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베트남도 올해 2월부터 검역협상완료로 수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설향’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2015/2016년산 겨울 딸기의 생산량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해 수출은 감소세로 보이지만 하반기는 신규시장(태국, 미얀마 등) 개척 및 연말 겨울딸기 생산량이 확보되면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올해 수출전망치를 5000톤, 4500만달러까지 희망 섞인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한편 수입국가 중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홍콩의 신선 딸기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6000톤, 5000만달러 수준이다. 이중 미국산이 4000톤, 2700만달러로 절반이상 시장을 점유하고 있으며 2위는 한국산으로 2000톤, 1300만달러의 시장점유비를 보이고 있다. 홍콩 현지에서 딸기가 공급되는 주요 소매상으로는 대형유통업체, 일반 슈퍼마켓, 베이커리샵, 케이터링 업체 등이 있다. 대형유통업체는 가장 대표적인 홍콩계 ParkNshop, Wellcome 등과 고급형 일본계 JUSCO, APITA, Sogo 백화점 등이 있다. 딸기는 포장상품 판매. 베이커리샵이나 케이터링은 장식용이나 식재료로 딸기를 사용하며 경도가 높은 한국산 딸기(매향)는 장식용으로 적합해 선호도가 높다. 딸기는 대부분 규격화된 포장상품으로 판매되며 250g 소량포장이 일반적이다.

싱가포르의 경우 딸기 수입량이 약 3000톤, 2270만달러 어치로 시장점유율은 미국산 45%, 한국산이 37%를 차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연간 990톤, 177만달러 어치를 수입하고 있으며 이중 미국산이 35%, 한국산이 31%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 수출 맞춤형 국산 품종개발로 고부가가치화

▲ 실용화재단은 딸기 수출시장 확대를 위한 장기유통을 위한 다양한 선도유지기술을 개발했다.

국내 딸기 재배면적은 지난해 기준 약 6985ha, 생산량은 23만3000톤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2005년까지 국내에서 재배되는 딸기 품종의 90%이상이 일본 도입 품종으로 아키히메와 레드펄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했었다. 딸기가 농가의 주요 소득원임에도 국내에는 연구자료도 부족하고 재배기술 또한 일본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1994년 논산딸기시험장 개청을 시발점으로 지속적인 딸기 품종 육성에 매진, 도치노미네와 아키히메의 교배조합에서 활력이 우수하고 과품질이 우수한 개체를 선발해 생산력검정과 농가특성검정, 지역적응시험을 거쳐 2001년 드디어 고품질 수출용 딸기 ‘매향(梅香)이 탄생하게 된다.

매향은 휴면시간이 짧아 조기생산이 가능하고 당도와 경도가 매우 높아 장기유통에 유리한 품종으로 현재 수출되고 있는 딸기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수성 ‘설향(雪香)’도 주목 받는 품종이다. 설향은 기존 재배품종 중에서 가장 수량성이 우수한 아키히메품종을 대체하기 위해 아키히메와 레드펄을 1998년 교배, 2005년 농촌진흥청 직무육성 신품종으로 등록됐다. 설향은 기존 레드펄보다 20%이상 수량성이 많고 대과가 많이 생산된다. 겨울철에도 생육이 왕성하고 흰가루병에 강해 재배가 수월, 국내 재배 품종의 81%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대표 딸기 품종이다. 단점으로는 육질이 강하지 못해 장기간 유통이 어렵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로서 2005년 일본 품종 일색이던 딸기 품종 재배비중은 지난해 기준 국산 품종이 90%를 넘어섰으며 일본계 7.4%, 기타 1.9%를 보여 딸기종자 주권을 완벽하게 실현하게 된 것이다. 파프리카 등 주요 작물의 종자가 수입에 의존,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상황을 비교하면 딸기는 수출을 하면서도 해외에 종자 로열티를 한 푼도 지불하지 않는 그야말로 신토불이 품목이라 할 수 있다.

# 첨단 수확후관리기술을 통한 선도유지, 물류비용 절감

딸기를 포함한 국내 신선농산물에 대한 해외 수요증가에 따라 수출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온대성 작물 특성상 선도유지 기간이 짧아 수출과정에 클레임이 발생하고 항공운송으로 인한 과도한 물류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딸기 저장수명은 3~5일, 항공으로 동남아에 운송할 경우 1~2일 가량이 소모되지만 운송비가 차지하는 원가 구조가 큰 문제로 대두된다. 선박으로 운송할 경우 홍콩은 5일, 싱가포르 10일, 인도네시아의 경우 14일이 소요된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첨단 수확후관리기술인 이산화염소·이산화탄소처리 및 저온컨테이너 수송 등을 통해 최적의 선도를 유지, 선박으로 수출이 가능토록 하는 기술적용에 성공했다.

실용화재단이 선도유지기술 적용을 통해 물류비를 절감한 효과를 분석한 결과, 딸기 4톤(20피트 컨테이너) 물량을 싱가포르에 수출시 항공 운송료는 1000만원(kg당 2500원)이었지만 선박으로 운송할 경우 150만원(kg당 375원)으로 물류비를 85%나 절감할 수 있었다. 수확후 기술적용 비용 200만원을 감안하더라도 총 비용의 65%이상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 과정에서 부패과 발생률은 0%를 보여 선박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수출품종육성과 물류운송시스템 보강해야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기반으로 한 태국, 베트남, 미얀마 등 신규시장 개척에 따라 동남아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러한 시장 확대를 곤고히 하기 위해서는 기온이 높은 기타 동남아 지역에 적합한 수출용 품종 개발과 항공 운송에 의존하지 않는 물류운송시스템 개선이 관건으로 대두된다.

김태일 논산딸기시험장장은 “현재 수출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매향 품종은 당도와 경도가 매우 높아 장기유통에는 유리하지만 설향에 비해 식감과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 농촌진흥청 딸기수출연구사업단과 공동으로 두 품종의 장점만을 갖춘 새로운 수출전략형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 중에 있으며 이러한 연구결과가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책지원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정용 실용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동남아시장에서 미국이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은 품질의 문제가 아니라 연중 출하 할 수 있는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한국도 물류시스템 개선으로 연중 출하 체계를 확립하고 물류비를 절감한다면 동남아시장에서 거리상으로 불리한 미국산을 누르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지각변동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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