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귀농가구 1만1959호!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통계청이 공동으로 작성해 지난달 30일 내놓은 ‘2015년 귀농어·귀촌인통계’ 가운데 한 대목이다. 귀농가구가 전년보다 11.2%인 1201가구나 증가했다는 발표다. 귀어통계는 지난해 처음으로 작성을 시작해 전년대비 얼마나 늘어났는지 자료가 없지만 이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았을까?
  지난해 귀촌가구는 31만7409가구로 전년대비 6.%인 1만8052가구가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1일 현재 농가수 108만9000가구의 30%에 육박하는 숫자다. 베이비부머들이 은퇴하는 시기라고는 하지만 엄청난 규모다.
  귀농귀촌박람회도 줄을 잇고 있다. 기억만으로도 올해 들어 서울에서만 3번의 귀농귀촌박람회가 열렸고, 하반기에도 잇따른 개최가 예고돼 있다.
  바야흐로 귀농·귀촌시대?
  이쯤에서 우리 농업에 얼마나 실속 있는 귀농이 이어지고 있는지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연령만 놓고 보면 긍정적이다. 귀농가구주의 평균 연령이 54세이다. 50대가 40.2%를 차지하면서 귀농의 중심점으로 자리하고 있다. 농가경영주 평균연령이 65.6세인 점을 감안하면 젊은 피가 농업에 수혈되고 있는 셈이다. 30대 이하 귀농가구주가 9.6%, 40대가 20%에 달한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반대로 귀농이 우리 농업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하는 의문도 떨쳐버릴 수 없다. 1인 귀농가구가 7176가구로 60%나 된다는 점이다. 나 홀로 귀농이 우리 농업에 얼마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그리고 귀농을 해 성공을 한다고 한들 농업에 재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우리 농업의 가장 큰 문제점 가운데 하나가 농업을 통해 번 돈이 농업에 재투자되지 않고 도시로 빠져나간다는 점을 곱씹어보면 결코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다.
  귀농인의 영농규모 역시 취미농 수준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귀농가구 가운데 농사를 짓는 가구는 7100가구인데, 이들의 평균재배면적은 0.45ha(4495㎡)에 불과한 실정이다. 작물별 평균재배면적은 논벼 4022㎡, 과수원 3460㎡, 화훼 2168㎡가 그나마 큰 규모이니, 나머지는 취미농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배작물별 평균재배면적은 작물재배가구 전체가 아닌 당해 작물을 재배하는 가구의 평균이라고 하지만 이들이 우리 농업에 힘이 될 수 있을까? 그래도 어쩔거나. 귀농 그 자체만으로도 반가운데.......
  귀농이 우리 농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고 귀농인 모두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재정적 한계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귀농인 지원 방향설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시해야할 점은 연령이다. 후계인력을 우대해야 한다. 지난해 귀농가구 가운데 69.8%를 차지하는 50대 이하가 성공하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통계 측면에서 보다 세밀하고 정확한 이들의 재배작물과 영농규모 통계가 우선적으로 제시돼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그들에게 맞춤형 지원정책이 디자인되고, 뒤따라야 한다.
  멘토링 제도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귀농인들이 토로하는 애로점 가운데 첫 번째 꼽히는 게 현지인과의 단절이다. 귀농인은 영농기술도 미흡하다.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해 귀농인과 현지 농업인을 이어주고, 현지 농업인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제도적 지원책을 만들어 시행하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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