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터당 940원이던 원유기본가격이 이달 1일부터 922원으로 18원 인하된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정산한 유대는 리터당 922원으로 적용된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측은 원유값 인하에 우유소비자가격도 내려야 한다며 지난달 말 보도자료를 내고 선제적 공격을 감행했다. 언론은 일제히 이를 보도하며 마치 원유값이 내렸는데 우유값은 내리지 않은 것처럼 유업계 공격에 가담했다.
  그러나 기실, 내린 원유값은 이달부터 적용된다. 게다가 원유값은 내리지만 이미 상시할인을 진행하고 있는 흰우유 매대에서 추가적인 가격 인하는 ‘눈가리고 아웅하기’라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유업체들은 우유값 인하가 쉽지 않은 숙제다.
  진퇴양난에 빠진 ‘우유값’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上> 원유가격인하, 우유값 ‘논란’
  <下> 우유값, 근본적인 문제 해결해야

  # 리터당 18원, 낙농가 연간소득 400억 ↓
  낙농진흥회 이사회는 지난 6월 수차례의 이사회 결과 우유 소비정체 등 원유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소비자, 생산자, 수요자간 합의에 의해 리터당 940원이던 원유가격을 리터당 18원 인하해 922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우유 생산비 조사결과에 근거한 것으로 지난해 인상 유보액인 리터당 15원과 소비자 물가 변동률, 어려운 원유 수급상황이 고려된 합의안에 따른 것이다.
  이렇게 결정된 리터당 18원 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큰 감흥이 없지만 낙농가 입장에서는 18원은 소득감소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지난해 생산된 원유를 기준으로 보면 리터당 18원 인하시 약 400억원 정도의 농가 소득감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한민국 표준 낙농가인 1일 1톤을 납유하는 농가는 하루 1만8000원의 소득이 감소하고 1년이면 약 650만원 정도의 소득이 줄어드는 셈이다.
  농가들 입장에서는 이같은 소득감소에도 원유수급불균형과 소비 감소를 감안해 원유값 인하라는 대승적 차원의 결정을 한 것이다.
  1일 2톤을 납유하는 경기도의 한 낙농가는 “리터당 18원을 인하하면 연간 1000만원 이상 소득이 감소한다”며 “소비자나 유업체는 적은 금액이라고 하지만 농가입장에서 보면 당장 큰폭으로 소득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 소비자, 우유가격 탄력적으로 인하해야
  이런 가운데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원유가격을 인하한만큼 우유 소비자가격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유가격 추이와 우유 재고량을 검토하고 원유가격 인하에 따른 우유가격의 탄력적 인하를 촉구한 것이다.
  특히 우유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만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을 지적하고 원유수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지 않고 있어 시장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우유 소비를 확대하고 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유가격 인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올해 원유가격이 처음으로 인하됐다”며 “유업계와 유통업계는 원유가격 인하에 따라 우유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소비자 부담을 낮추고 소비확대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업체, 우유값 인하 쉽지 않을 듯
  당장 1일부터 원유값 인하가 적용됨에도 불구하고 유업체들은 우유 소비자가격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메이저 3사 유업체는 의사결정이 쉽지 않아 우유 가격 문제를 유통업체와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기실 리터당 18원 인하는 200㎖ 제품의 경우 3원 6전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상시 할인을 실시하고 있는 유업체들의 입장에서는 원유가격인하를 제품값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유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미 흰우유는 전제품을 할인해서 판매하며 적자를 보고 있는데 원유기본가격이 낮아졌다고 제품값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며 “또한 워낙 미미한 수준이라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피부에 와 닿지 않을 것이고 유업체도 적자를 조금 만회하는 수준정도”라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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