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유통교육원 연구위원

지난 2월 28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한 한국산 신선 계란은 9월부터 홍콩시장 수출이 재개돼 시장가격 1원에 따라 경제성이 좌우되는 시장에 큰 희망을 줬다. 또 2000년 구제역 발생이후 지난해 11월 19일 한국과 홍콩정부 간 검역·위생 협상으로 개시된 쇠고기 수출은 마카오까지 확대됐다.

우리 계란은 중국, 미국, 태국, 말레이시아가 점유하고 있는 홍콩 신선계란 수입시장보다 최근 웰빙문화와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으로 형성된 일본, 뉴질랜드 프리미엄 시장에서 일본산의 60% 가격에 판매돼 저렴하지만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콩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던 계란이 최근 충남 등 서해안 지역에서 H5N6형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수도권까지 확산돼 수출이 어렵게 됐다.

한편 세계 산란용 닭의 60%가 일반 케이지에서 사육되는데 반해 영국의 경우 방사형 사육시설이 50%에 이르고 있다.

방사형 사육시설은 동물복지가 실현된 계사에서 유기농 사육방법을 병행, 밀집사육환경에서 스트레스로 야기되는 면역력 저하, 구제역·AI 등 악성전염병 발생, 항생제 남용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높아진 윤리의식까지 충족시켜 우리가 진입했던 홍콩 계란시장에서 뉴질랜드, 미국산 중 방사란(Free Range)은 월등히 높은 고가로 거래되고 있다.

우리도 1991년 동물보호법을 제정해 복지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소·돼지·닭·오리농장 등에 대해 국가에서 인증하고, 인증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에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마크’를 표시하는 제도를 2012년 산란계, 2013년 돼지에 이어 2014년 육계, 2015년 한·육우, 젓소, 염소로 확대 운영 중이다.

구제역이 출현할 경우 계란에 이어 한우도 어렵게 재개된 수출이 불가능해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소비자들이 값비싼 한우고기 대신 수입 쇠고기를 선택해 이번 달부터 내년 2월까지 쇠고기 수입량은 전년 동기간(7만7000톤)보다 6.2% 증가한 8만2000톤(평년 6만8000톤)으로 전망된다. 지난 1∼10월 쇠고기 수입량은 지난해보다 18.8% 증가한 28만9000톤으로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크게 증가(31.2%)했다.

이처럼 수입육이 빠르게 국내시장을 점유하는 상황에서 고품질의 한우시장 등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방역당국과 축산농가의 지속적인 질병차단 노력이 필요하다. 더불어 사육·운송·도축 등 전 과정이 체계적으로 관리되는 종합적인 동물복지체계가 정착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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