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변화…소도체 등급제도 개편 구체화
고급육 인식 홍콩서 호평…안정적 정착

올 한해 우리나라 축산업은 전반에 걸쳐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를 보냈다.

축산강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로 인한 수입 축산물의 시장잠식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일명 김영란법으로 인한 소비 위축 심화와 AI 등 악성 가축질병 발생, 축산업 관련 규제 강화, 축산 관련 민원 증가 등은 갈수록 축산업을 옥죄며 농가의 시름을 깊게 만들기도 했다.

올 한해 축종별 주요 상황을 정리했다.

올해 한우산업은 유난히 희비가 엇갈린 한해였다. 올해 상반기 한우가격은 연일 고공행진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지만 청탁금지법이라는 변수를 만나 맥없이 추락했다.

또한 한우고기 마블링에 대한 부정적 보도가 확산되고, 이에 소도체 등급제 개편 방향에 대해 토론회가 열리는 등 등급제 개선안이 구체화되기도 했다.

반면 풍부한 육즙과 부드러운 육질을 자랑하는 한우고기가 홍콩에서 호평을 받으며 안정적으로 정착을 했다. 올해 한우산업의 주요 이슈를 정리했다.

# 청탁금지법에 날개 꺾인 한우가격

올해 한우산업의 가장 큰 이슈는 청탁금지법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꼽을 수 있다. 문제는 한우 도축마릿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한우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도축마릿수의 증가로 가격이 하락했던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소비자들의 소비위축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청탁금지법 시행 전 지육 kg당 1만9000원 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던 한우가격은 시행 한달 만에 지육 kg당 1만5474원까지 하락하며 10월 말 기준으로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사)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 실시한 ‘국내 외식업 매출 영향조사’에 따르면 한우전문 식당들의 매출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40%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탁금지법이 한우전후방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소비위축은 내년 설(1월 28일) 한우고기 선물세트에도 이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한우 홍콩 수출 ‘호조’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한우 홍콩 수출이 홍콩 현지 쇠고기 시장에서 고급육으로 인식,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까지 한우는 4만4395kg이 선적, 324만2000달러의 수출액을 달성했다. 특히 한우는 다른 수입 쇠고기에 비해서는 부드러운 식감을 갖고 있으며, 일본의 와규에 비해서는 풍부한 쇠고기의 감칠맛과 적당한 저작감으로 새로운 소비시장을 개척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힘입어 홍콩 현지에서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를 ‘2016 홍콩 한우페스티벌’ 주간으로 설정하고, 한우 판매 레스토랑에서의 구매 고객 대상 기념품 증정 프로모션을 비롯해 일반 대형유통점에서의 한우 시식회, 파워 블로거 초청 쿠킹클래스 및 국내 주류업체와의 공동 마케팅 등 다양한 소비촉진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다만 한우 고급화 시장의 훼손을 야기하는 냉동육이나 저등급의 한우수출의 지속적인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한우수출은 수출분과위원회에서 규정을 마련해 수출관련 업체들을 관리하고 있지만 규정에 대한 법적 강제성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한우 수출은 홍콩을 발판 삼아 향후 중국이라는 더 큰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장기적으로 한우의 소비를 확대키 위한 수출업체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한우 등급제 개편 ‘구체화’

마블링 위주로 현행 소도체 등급제도의 개편이 구체화됐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소비변화의 반영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한우농가의 지나친 육질중심의 비육을 부추겨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등의 문제점이 확인되고 있다며 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8일에는 ‘소도체 등급기준 보완(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축평원은 한우 육량부분 개선 측면에선 육량지수 산식의 변경 계획을 밝혔다. 최근 도체중 증가 추세를 반영하고, 한우의 성별·품종별 산식을 달리해 도체중이 크면서도 정육률이 우수한 소의 변별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육질등급에선 마블링의 섬세도 항목을 추가하고, 조직감·육색·지방색 등의 근내 지방 외 타 항목 비중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등급제 개편에 대해 아직 한우농가의 온전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생산자, 소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시행시기가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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