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원자재 가격 부담 커…5% 인하할 경우 손해

-농협, 가격인하 아닌 투명 유통구조 구축…실익 UP

올해 농협의 작물보호제 계통구매가 가격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농협은 농산물 가격 하락, 소비 위축 등 농업인의 어려운 여건을 감안해 작물보호제 계통 기준가격을 제조업체 평균 5%, 제네릭업체 평균 10~15% 인하할 것을 업계에 요구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경영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지속적으로 가격을 인하해온 만큼 올해까지 인하하기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작물보호제 가격은 10년전과 비교해 크게 인상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간은 소폭이나마 가격이 지속적으로 인하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작물보호제 가격은 일본과 비교해 30%이상 저렴하게 유통되고 있으며 환율 상승 등 원자재 가격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어 가격을 5%가량 인하할 경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농협은 작물보호제 계통 기준가격을 5% 인하하고, 보다 투명한 유통구조를 구축해 농업인의 실익을 높이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작물보호제 업계가 어려운 상황이라지만 농업계 전반 특히 영세한 농업인보다는 사정이 나은 만큼 고통분담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나가자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농협의 평균 5% 기준가격 인하 요구를 쉽사리 수용하지도, 무시하지도 못한 채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농협 계통판매는 제조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판매가 이뤄지는 규모가 큰 사업이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기는 어렵다. 기준가 인상까지는 어렵더라도 지난해 수준은 유지하고 싶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계통 기준가격 평균 5% 인하는 손해를 보면서 장사해야 하는 상황이 우려되지만 그렇다고 계통 판매를 안 할 수는 없다”며 “계통 판매 마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눈치를 보고 있는 제조사와 달리 농협은 강경한 입장이다. 제조사들이 눈치를 보며 계통 계약을 미루자 모든 제조사가 아닌 참여를 희망하는 제조사만으로도 계통 계약을 진행하겠다고 전한 것이다.


농협 관계자는 “어려운 농업인을 위해서 계통 농약 기준가격을 낮추고, 실제 판매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등 보다 투명한 유통구조를 정착하겠다는 목적”이라며 “3~4개 제조사만 참여하더라도 진행해 농업인에게 가격인하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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