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필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으로 재직 당시 열렸던 농업전망대회가 생각납니다. 당시 이 전 장관은 농업전망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회 전날 서울로 상경한 고령의 농업인을 거론하며 농업관측의 주요한 고객은 실제로 농업에 종사하는 농업인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해양수산전망대회에 과연 그러한 ‘고객’들이 오고 있을까요?”

지난 6일 열린 2017해양수산전망대회에서 수산업계의 한 관계자가 한 말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전망대회의 참석자가 늘어나고 해양수산업계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과연 수산전망의 진정한 고객들이 참석하고 있냐는 의문이었다. 실제로 전망대회 행사장을 살펴봤을 때 현장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찾기 어려웠다. 현장의 어업인이 전망대회 행사장을 찾지 않는 것은 전망대회에서 ‘전망’이 그리 중요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전망대회에서는 행사의 최대 고객인 어업인들이 크게 관심을 갖지 않는 국제정세 등에 오전시간을 모두 할애했다. 반면 주력이 돼야할 품목별 관측은 30여분만에 20개 품목의 한해 경영을 전망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대중성어류와 양식어류는 소비시장이 전혀 다른 품목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발표자가 10분남짓한 시간에 이를 발표하는가 하면 국내 최대규모의 양식산업이자 지난해에 시설량이 빠르게 증가해 보다 세밀한 진단이 필요한 전복도 시간부족으로 제대로 설명이 이뤄지지 못했다.

시간부족으로 세밀한 분석을 제시하지 못하는 전망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어업인들이 새벽밥을 지어먹고 서울로 향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해양수산전망대회가 한해 어업경영계획 수립의 지표가 되기 위해서는 해양전망대회와 수산 전망대회를 분리, 구체적인 경영정보를 제공하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성격이 전혀 다른 산업을 같은 테두리에서 전망한다는 자체가 비효율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불필요한 국제정세 대신 경제여건에 따른 수산물 소비 증감 전망 등에 대해 보다 심층적인 정보를 제시, 한해 어업경영계획 수립에 도움이 되는 전망대회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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