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지어봤자 소득은 없고 빚만 남았다고 아우성을 쳤던 농업인들도 이젠 희망의 등불을 지피고 있다. 새로운 농업기술보급을 통해 소득작물을 찾아 농사를 지어 값진 땀방울이 결실을 맺어 부농을 일궈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남도가 지난해 1억원 이상 고소득 농업인 조사 결과 전년보다 15농가 늘어난 4342농가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농가는 5334농가로 전년의 5098농가보다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반적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농업경영환경이 상당히 어려움을 겪은 데다 FTA(자유무역협정)로 수입 농축산물은 계속 증가하고 쌀값이 계속 하락하는 속에서도 불구하고 소폭이나마 고소득 부농이 늘어난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처럼 농도인 전남에서 부농을 이뤄내고 있는 농가가 매년 점진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을 진단해 본 결과 고소득 주요 요인으론 농업관련기관의 전폭적인 지원과 규모화·조직화를 통한 생산비 절감, TV홈쇼핑, 해외 수출 등 적극적 판로 개척을 통한 안정적 판매처 확보에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유기농 중심의 안전 농산물 생산으로 소비자 신뢰를 얻은 것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조사는 전남도가 시·군을 통해 농가소득 5000만원 이상 농가 및 농업법인을 대상으로 품목, 연령, 소득별로 전수 조사한 것이다. 이들 농가 중 경영장부를 기재하지 않은 경우 농축산물 소득자료집을 활용했다. 또 농업 이외 소득까지 포함한 소득에서 농업경영비를 차감한 금액을 농가소득으로 조사했다고 한다.

연령별 고소득 농업인은 50대가 1988농가(45.8%)로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60대 이상이 1433농가(33%)로 나타났다. 30대 이하 농가도 203농가(4.7%)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가업 승계농이 100농가(49.3%)를 차지해 점차 고령화되는 농촌의 희망을 가족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러한 농업·농촌의 현실을 감안해 특히 새로운 대통령을 뽑을 때 농업인들이 땀 흘려 생산한 농축산물이 제값을 받고 농사를 지어도 빚을 지지 않고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농업·농촌을 만들겠다는 후보, 농업정책에서 소외되는 소규모, 영세고령농에 대한 농업관련 정책을 제시한 후보를 선택할 때 농업인들은 이번만큼은 속지 말고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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