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된 지 6년이 경과한 가운데 지난 10년간 한국에 대한 미국의 유제품수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낙농정책연구소는 최근 ‘한·미 FTA와 낙농의 과제’ 연구를 통해 미국의 낙농정책이 과거에 비해 수출에 역점을 둔 공격적인 정책으로 전환됨에 따라 국내낙농의 안정된 생산기반 유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트럼프 정부가 TPP(환태평양동반자협정) 폐기에 이어 이미 발효 중인 FTA에 대해서도 새로운 양자협상을 추진할 것임을 공식화하고 있어 그에 따른 정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국제유제품시장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은 2000년 4%에서 2014년 현재 14%까지 늘어난 반면 미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호주를 포함한 다른 모든 수출국의 수출비율은 낮아졌다. 특히 미국은 타 경쟁국에 비해 농후사료를 이용한 밀집사육을 통해 규모확대가 용이하고, 비용절감 효과도 초지낙농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미국 낙농은 지속적인 규모화를 통해 1000마리 이상의 대규모 낙농가 비율이 50% 이상인데다 사육마릿수도 꾸준한 증가추세에 있으며, 마리당 산유량 1만kg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유제품수출확대에 따라 사육마릿수, 마리당 산유량 모두 당분간 증가를 지속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미국의 국내생산에 대한 수출비중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반면 수입비중은 2000년 4%에서 2014년 3.2%까지 하락하고 있다. 미국산 유제품의 품목별 수출국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은 수출비중이 치즈 2위, 버터 4위, 유당 4위, 유장분말 10위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한국에 대한 치즈수출은 지난 3년간 연평균 26.1%의 빠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기준 한국에 대한 수출량은 4만2,504톤으로, 일본의 2만7801톤에 비해 1.53배나 많은 양이다. 이는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에 대한 치즈수출이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해 왔다는 사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조석진 낙농정책연구소장은 “주요 유제품을 계속 수입에 의존할 경우 생산기반축소는 물론 식량안보문제까지 발생할 수 있으며 국산유제품의 생산확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며 “생산기반안정을 위해 학교우유급식 및 군·의경의 우유급식확대를 포함한 제도적인 우유소비확대가 무엇보다 절실하며, 소비가 늘어나는 치즈를 포함한 차별화된 유제품의 생산확대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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