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고발 난무...분쟁 해소 방안 마련 시급

농·축협 간 신규점포 입지 확보 경쟁이 과영양상을 띠고 있다.
 
신용점포나 하나로마트, NH농협주유소 등 사업성이 있는 사업장의 입지 선점을 둘러싼 세력다툼과 자리싸움이 노골화되면서 일반농협과 품목농협 간, 지역농협과 중앙회 간 한 치의 양보 없는 사활을 건 극심한 대립이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다.
 
특히 ‘졸렬한 싸움’이라는 소비자들의 힐난은 물론 협동조합의 정체성과 품격을 훼손하는 경우도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분쟁소지를 없앨 근본적인 확실한 규정이 명문화돼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심한 경우 지역조합이 중앙회의 부당성을 들어 중앙회장을 고소·고발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어 사회적 빈축과 함께 ‘가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면 충남 아산지역의 아산축협(조합장 천해수)과 아산원예농협(조합장 구본권) 간 신규점포 입지경쟁이다.
 
2014년 하반기 아산축협은 현 모종동 본점 500m 내 신흥상권에 신규점포를 내기 위해   부동산업체와 거래조건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아산원예농협 측에 허를 찔렸다. 본점 이전을 검토하던 아산원협이 가격을 높게 제시하며 전격적으로 부동산계약을 해 버린 것. 아산원협 측은 정상적 거래라는 주장이다.
 
2015년 3.11 전국조합장동시선거로 취임한 천해수 조합장은 변호인단의 자문과 농협충남지역본부 상담 등 다각적인 노력으로 반격과 수습에 나섰으나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
 
지난 12일 천 조합장은 “편파적이고 불편부당한 게임이다. 일반상거래에서도 보기 힘든 새치기 계약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아산권역 내 타 지역으로 방향을 틀려 해도 해당 지역농협의 동의(허락)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신상권으로 크게 뜬 세종시 같은 경우도 농·축협 간 입주경쟁이 뜨겁다. 세종공주축협(조합장 이은승)의 경우 조합 명에서 보듯이 세종시와 공주시를 아우르는 지역의 축협이다. 하지만 점포 개설 시 세종권역 8개 농협·농협지역본부와 극심한 마찰을 빚고 있다. 실제로 (구)연기군 장기면 신규부지 구입과정에서 해당농협의 제지를 받고 중앙회 중재요청을 하던 중 여러 문제가 불거져 중앙회장을 입법 조치했다가 가까스로 철회하기도 했다.
 
유사 사례는 이것보다 훨씬 많고 복잡하다. 충남도청이 있는 홍성군 내포신도시도 비슷한 양상이다.
 
최근 농협충남본부는 점포개설 시 해당농협의 양허필 권고조항을 삭제했다. 최근 열린 충남축협조합장협의회에서도 이 문제가 불거져 열띤 토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직도 중앙회가 무슨 일이 있으면 농협편만 든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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