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피우는 식물 중 약 70∼80%의 수분 활동을 매개해 생물 다양성 보전과 생태계의 유전자원 유지에 기여하는 동물은? 바로 꿀벌이다.

그런 꿀벌이 생산하는 벌꿀산업이 붕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벌꿀산업은 봄철 이상고온과 잦은 비로 생산량이 10여년 이래 최대 흉작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상황은 더 나빠졌다. 온난화의 영향으로 전체 벌꿀 생산량의 70% 가량을 생산하는 아까시나무의 개화시기가 2007년의 절반인 16일 가량으로 줄어든데다 토종벌의 98%를 폐사시키며 ‘토종벌 에이즈’라 불리는 낭충봉아부패병이 기승을 부리면서 최악을 기록했던 지난보다 생산량이 더 줄었다.

실제 지난해 6000드럼 가량을 수매했던 한국양봉농협은 올해 1000드럼이 줄어든 5000드럼의 벌꿀만 수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소비 확대를 위한 별다른 대책이나 방안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늘고만 있는 가짜꿀(사양벌꿀)에 밀려 천연벌꿀이 매대에서 사라지고 있다.

벌꿀을 생산하는 꿀벌 역시 멸종 위기를 맞고 있다.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환경오염, 밀원지 감소 등으로 봉군(벌떼) 전체가 사라지는 봉군붕괴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96만3000군이던 봉군이 지난해 175만군으로 불과 1년만에 10% 이상 감소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향후 20년내에 꿀벌이 사라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처럼 안팎으로 벌꿀산업을 유지키 어려워지면서 양봉농가 수도 2014년 기준 2만1200여 농가로 급격히 줄었다. 벌꿀생산액 역시 4200억원 수준으로 전체 농업생산액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생산액만으로 벌꿀산업을 평가할 수 없음이다. 앞서 언급했듯 꿀벌은 식물의 번식과 농작물이 결실을 맺는데 중요한 매개체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양봉산물은 무한한 시장잠재력을 가진 산업이기 때문이다.

올해 양봉농가의 근심은 최악이라 여겼던 과거보다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국내 벌꿀산업을 유지하기 위한 관심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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