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재생을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영역확대

축산물을 생산하는 1차 산업에서 벗어나 신재생 에너지 창출을 꿈꾸며 축산의 퍼플오션(Purple Ocean)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새로운 사업인 만큼 개발단계이거나 사업 구상단계인 곳도 있지만 이미 사업을 시작해 성과를 내고 있는 곳도 있다.
 

축산의 신재생 시대를 이끌어 갈 주역들을 만나본다. <편집자 주>

# 가축분뇨로 바이오가스를 만든다 
 

생물을 키우는 축산업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가축분뇨는 각종 민원과 축산의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는데 주범이 되고 있다. 이 가축분뇨가 에너지가 된다면 어떨까.
 

순환농법으로 초지에 퇴비로 뿌려지는 것을 넘어 새로운 에너지를 창출하는 가축분뇨 에너지화 사업은 수년전부터 국내 축산업에서도 시도돼 왔던 사업이다.
 

최근에는 제주도에서 가축분뇨 에너지화 시범사업이 이뤄지면서 성과를 내고 있는 업체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 한라산바이오는 가축분뇨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은 제주도에 있는 한라산바이오의 3단약액세정설비 모습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주자로 가축분뇨 및 음식물류 폐기물을 이용해 혐기성소화조에서 바이오가스를 발생시켜 발전설비를 통한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일 1만kwh를 생산하고 있는 한라산바이오는 16개의 농가에서 수거한 가축분뇨 70톤을 하루에 처리한다. 음식물류 폐기물도 일 30톤을 함께 처리하고 있다.

▲ 가축분뇨 70톤과 음식물쓰레기 30톤으로 하루 1만kwh의 전력을 만들어 내고 있는 한라산바이오의 가스저장조 모습.

 

송명화 한라산바이오 상무는 “효율면에서도 바이오가스 업체 중 최상급에 해당하고 함께 생산하고 있는 액비도 품질면에서 매우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사후관리 차원에서 지역 환경단체 대표, 학계 대표들로 이뤄진 조사단의 환경영향 평가를 받는데 우리 시설을 보고 조사단이 직접 추천해 도지사 표창을 받을 정도로 환경적인 면에서도 평가가 좋다”고 말했다.
 

송 상무는 “혐오폐기물인 가축분뇨를 바이오가스로 만들어내는 발효와 처리 과정에서 악취를 태워버려 가장 이상적으로 가축분뇨의 악취를 처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사업이 아닌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사업으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선진국 사례> 
독일은 프라이브루크 같은 친환경 지역으로 별도로 선정한 지역이 있을 정도로 친환경 정책이 힘을 받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 없애는 정책을 쓰면서 대체에너지 개발에 일찌감치 몰두한 독일은 풍력과 태양광으로 에너지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에너지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정책은 낙농업과도 접목돼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낙농조합 형태의 연합체가 많은 편이다.
 

대표적인 예가 프랑크푸르트의 유기축산물 생산농가 연합체인 바이덴호프는 마을의 농가들이 바이오가스 생산 설비를 갖추고 농장에서 생산되는 분뇨와 남은 사료 등을 함께 이용해 에너지원을 발생하고 있다. 2002년 건립한 바이오가스 생산 설비에서 생산된 전기의 10% 가량으로 목장에서 필요한 모든 전기를 충당하고 있다. 남은 전기는 인근지역에 판매해서 농가 수익으로 돌리고 있다. 건립비용으로 약 3만3000유로(14억원)이 투입됐으며, 30%는 정부 지원을 받았다.

 

# 동물혈액도 ‘고부가가치’ 재생 자원
 

도축장에서 방혈과정 중 나오는 동물혈액은 폐수처리에 부담을 주던 애물단지다. 이 애물단지가 최근 고부가가치를 내는 재생 자원으로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유럽, 미국 등 축산선진국은 이미 일정 수준의 기술과 제품으로 이를 증명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올 들어 동물혈액자원화시설 설치를 준비중이다.
 

유럽의 경우 덴마크는 도축 후 소·돼지의 혈액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덴마크 다카(DaKa)사는 3℃이하와 5℃이하의 생산 설비를 갖추고 초미세여과시설, 스프레이건조 등을 거쳐 플라스마와 헤모글로빈을 각각 연간 1200톤, 4800톤 가량 생산하고 있다. 생산된 플라스마는 수분결합력, 단백질 첨가물, 無알레르기 반응, 맛·육즙·식감 등의 이유로 식품에 30~50% 사용되고, 스타터 피드·물고기(연어) 등 사료에 40~60% 사용되고 있다. 헤모글로빈도 전혈 대체품으로 식품에 10% 사용중이고, 물고기사료(연어, 새우)로 80~90% 사용중이다.
 

이에 따라 유럽에선 kg당 헤모글로빈 파우더(사료, 물고기 사료)가 1~2유로, 플라스마 분말(시작 사료 및 사료, 애완 사료)은 3~4유로, 플라스마 분말 식용은 4유로 이상의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
 

▲ 동물혈액으로 고부가가치를 내고 있는 덴마크 런더스코브 공장의 내부 시설 모습.

전세계적으로 동물혈액 관련 제품은 러시아와 남아메리카에서 특히 수요가 많아 국제거래 가격에서 10%정도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반면 아시아에서는 약 10% 저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스프레이 건조 혈장단백 생산 업체로 알려진 미국 APC사도 가소화단백질인 동물적혈구를 원자재로 플라스마를 만드는 것은 물론 혈장에서 섬유소를 제거한 혈청, 알부민까지 제거한 혈청 글로블린을 생산하고 있다. 플라스마는 자돈 스타터 사료용, 송아지 우유 대체, 펫용 식품을 비롯해 가금류, 수경재배, 젖분비 식품, 임신기 식품 등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처럼 고부가가치 재생 자원으로 동물혈액이 주목을 받으면서 지난 3월 김명규 한국축산물처리협회장과 푸 샤오위 중국 바오디사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 군산 새만금산업단지 내에 동물혈액자원화 공장 건립건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중국측은 동물혈액자원화시설 설치 및 운영과 관련해 340억원 가량을 투자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택순 바오디 한국법인 공동대표는 “새만금산업단지 1공구내에 동물혈액자원화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고 절차상 단계만을 남겨두고 있다”면서 “오는 9월쯤 본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가축분뇨로 축사악취 잡는 ‘바이오차’ 
 

가축분뇨를 처리하는 동시에 축산악취도 저감할 수 있는 ‘바이오차(Biochar)’ 개발도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바이오차란 바이오에너지를 얻기 위해 바이오매스를 열분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일종의 부산물이다. 특히 바이오차는 다공성 탄소물질로 냄새 흡착에 뛰어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최근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을 비롯한 국내외 연구기관에서는 가축분뇨를 바이오매스로 활용해 바이오차를 생성, 축산농가의 골칫거리인 가축 분뇨를 처리하는 동시에 축산악취도 저감시킬 수 있는 바이오차 활용 기술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축분뇨는 매년 4600만톤 가량이 생성되는데 전통적인 가축분뇨 처리 방법으로는 분뇨를 축사에 쌓아두는 등 체류기간이 길어 축산악취가 지속적으로 문제되고 있으며, 다량의 가축분뇨를 자원화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따라서 바이오차는 기존 가축분뇨가 이용됐던 발효나 퇴비화과정이 아닌 열분해를 통해 생성, 이 바이오차로 축산냄새까지 저감할 수 있어 가축 분뇨처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되고 있다.
 

축산과학원에 따르면 가축분뇨를 통해 만든 바이오차에 냄새 물질을 통과시켰을 경우 냄새 유발 물질인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을 90% 이상 흡착, 뛰어난 냄새 저감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차가 냄새 흡착에 충분히 사용된 이후 바이오차를 농경지에 뿌리면 물침투성을 높여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게 축과원의 설명이다.
 

그동안 바이오차는 많은 비용이나 에너지가 추가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비경제적이라는 평가가 있어 왔다. 그러나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축분뇨의 에너지화 과정인 열분해를 통해 추가적인 비용 없이 바이오차를 생성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바이오차는 상용화를 위한 현장 테스트에 돌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앞으로 현장 테스트를 통해 흡착 용량과 사용 기간 등의 효능평가가 이뤄진 뒤 본격적으로 상용화를 위한 단계에 돌입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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