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한우산업 추락, 이대로 둘 건가

최상희 기자l승인2017.08.10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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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모처럼 찾은 국내 대형할인매장. 번잡스러움이 싫어 대형마트보다는 동네 믿을만한 정육점을 선호하는 필자는 수 년 전과 비교해 확연히 달라진 정육 매장 구성에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정육 코너의 대부분이 국내산보다는 미국산과 호주산 등 수입으로 가득차 있었다. 특히 미국산 블랙앵거스, 호주산 달링다운 와규 등 고품질을 앞세운 수입들이 소비자를 유혹하는 홍보물과 함께 비중있게 진열돼 있었다.

소비자들 역시 수입 고기의 마블링 상태와 고기의 색깔 등을 요리 조리 살펴보고, 거리낌없이 장바구니에 담았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수입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보였다.

불과 수 년 만에 국내 쇠고기 시장은 수입의 맹공세에 밀려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한우 자급률은 10년 내 최저수준인 37.7%로 추락했다. 2007년 46.4%였던 한우 자급률은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 2013년 50.1%를 기록한 후 2015년 46.0%로 하락한 후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한우 농가 수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가 체결된 2012년 15만 4000호이던데서 지난해 8만 8000호로 42%나 급감했다. 이에 반해 수입산의 비중은 급속도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 1~5월만 해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통관완료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전체 쇠고기 수입량 역시 8%늘어난 17만 176톤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한 한우농가의 수익성은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다. 갈수록 생산비까지 올라가면서  한우 농가들 사이에서는 키우면 키울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최근에는 1등급을 받아도 한우 비육우 마리당 소득이 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한우산업이 추락하고 있는 것은 FTA여파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직접적인 파급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FTA가 양국간 이익의 균형을 추구한다면서 한우농가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특히 김영란법의 취지가 투명하고 공정사회를 위한 것이라면 이것이야말로 공정사회를 반하고 있는 게 아니고 뭐겠는가. 산업 자체가 붕괴되고 있는 것만큼 불공정한 게 더 있을까.

FTA재협상 논의가 불거지고 있다. 재협상이 시작된다면 쇠고기 산업의 무역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빠른 시일내에 김영란법을 개정해 농축수산물은 법 적용에서 제외해야 한다. 추석을 코 앞에 두고 한 해 농사를 기대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농가들은 매출이 급락했던 지난 ‘설’의 악몽을 되살리며 벌써부터 한숨을 내쉬고 있다. 더 이상 산업이 추락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불러올지도 모른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최상희 기자  sanghui@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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