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가족화를 넘어 1인 가구 시대를 맞고 있는 현대인들의 생활 패턴은 의·식·주 모든 영역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먹을거리를 담당하는 농식품분야는 생산과 유통 전 분야에 있어 일대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농산물 생산은 이러한 먹거리 문화의 변화에 맞춰 생산기반이나 품목, 종자 등 전후방 산업에 걸친 전반적인 변화의 물결에 순항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주문이 일고 있다.

최근 모 리서치센터에서 발간한 ‘2001 VS 2016 한국 소비자, 15년의 변화를 읽다’의 주제는 ‘지금 당장의 행복, 저렴한 차별화, 그리고 나 홀로 활동이 만들어내는 공동체의 결핍’이다.

이 연구보고서에서 시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소비자들의 심리는 ‘음식은 맛보다 영양이 중요하다’는 질문에 2001년에는 38.3%로 답을 했지만 2016년에는 32.4%로 답했으며 ‘육식보다 채식을 좋아한다’는 질문에도 37.2%에서 29.5%로 낮아졌다. 즉 건강이나 영양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는 것이다. 또한 ‘요리 기사나 프로그램에 대해 관심 있게 본다’는 질문, ‘먹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 관심도가 늘어났지만 중요한 사안은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줄었다는 점에 있다.

이러한 일측면에 농촌진흥청에서 최근 발표한 ‘2017 농식품 소비트렌드’는 매우 의미 있는 빅데이터로 간주된다.

농진청이 분석한 지난 7년간 장바구니 변화에 비춰보면, 향후 전체적으로 곡물과 채소류의 구매는 감소하고 과채류 구매는 현상을 유지하거나 정체되는 반면, 육류와 가공식품은 구매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소득 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여성의 사회경제활동 참여가 증가함에 따라 신선한 상태로 다듬거나 절단돼 위생적인 세척과정을 거쳐 포장된 상태로 유통되는 과일이나 채소 등을 지칭하는 신선·편이 농산물의 구매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문이다. 미니·조각 농산물은 주로 고령층이나 소규모 가구에서 구매액이 상대적으로 높아, 향후 1~2인 가구나 고령층 가구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에 맞춰 구매 증가가 예상되고 있어 이에 대한 농산물 생산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여기에 최근 위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져 환경을 보전하고 안전한 농축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농약과 화학비료, 사료첨가제 등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농축산물에 대한 선호도 역시 높아져 이에 대한 대응책도 절실하다.

과거와 같이 생산을 하면 바로 소비로 이어지는 시대는 지났다. 다양성이 보장되는 현대 사회에서의 먹거리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준비된 먹거리 형태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 농업도 생산에 일관된 개념을 넘어 수확 후 관리나 유통, 소비지에 대한 연계선상에서의 정책을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나라 농업, 소비자에게서 길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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