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2017 농식품 소비트렌드
1인 쌀 구입량 감소…60대 이상 저소득 독거노인 가장 많이 구입
건조간식, 웰빙트렌드 확산·건강·편의성 중시…시장규모 증가

'가치소비', '간편화 강세', '컬러농산물', '슈퍼곡물의 득세'

이는 농촌진흥청이 지난 8월 31일 본청 종합연찬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2017농식품 소비트렌드 발표대회’를 통해 나타난 최근 농식품 4대 소비트렌드이다. ‘한국농업, 소비자에게서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발표대회에는 농진청, 농촌진흥기관, 산림과학원의 기관이 참여했으며 농업인, 소비자, 유통종사자 등 약 15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해 식품소비트렌드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농식품소비트렌드 발표대회는 2013년 시작돼 올해로 5회째를 맞았으며 올해 행사는 농식품소비트렌드 빅이슈와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농식품 온라인 구매 트렌드에 대한 분석이 발표됐다. 이번에 제시된 농식품 소비트렌드는 농진청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도시 1486가구의 가계부를 분석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2017농식품 소비트렌드를 스케치했다. [편집자 주]

 

# 농식품 구매 트렌드

[가치소비] 등외품으로 버려지던 ‘못난이 과일’의 구매액이 2012년 대비 2016년 5.1배 늘었으며 삼겹살에 밀렸던 돼지 앞다리 살도 소비가 67% 증가했다.

[간편 강세] 깐마늘, 깐도라지, 깐더덕, 깐파 등 간편 식재료 구매액은 2010년 대비 2016년 15~60% 이상 늘어났다.

[색깔 경쟁] 빨강·노랑·보라·검정 농산물은 뜨고 초록·하양·주황 농산물은 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슈퍼 득세] 60대 및 월 600만원 이상 고소득 가구를 중심으로 슈퍼곡물(귀리·아마씨·대마씨 등) 구매액이 2013년 대비 34배나 증가했다.

-지난 7년간 소비자 장바구니는 어떻게 변했나

신선 농산물 구매는 취업이나 고령화로 인한 조리의 어려움 때문에 2인 맞벌이 가구나 50~60대 가구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공식품 구매는 2인 가구와 고등학생·대학생을 둔 가구에서 감소했는데 이는 외식비 지출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모든 가구 유형에서 사과가 가장 많이, 자주 먹는 과일 1순위로 나타났다.

-작고 간편한 신선 농산물을 장바구니에

1~2인 가구,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고 이전보다 웰빙 등 건강을 중시하면서 미니(소형) 농산물의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 방울 양배추, 미니 당근, 미니 파프리카, 미니 사과 등 기존보다 크기가 작아진 신선 농산물이 뜨고 있다. 또한 기존 과일이나 채소를 절반이나 4등분 조각 단위로 구입하는 가구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못생겼지만 싸고, 맛있는 농산물 : 실속파 소비자의 등장

가격 대비 성능(맛, 영양 성분)에 중점을 둔 실속파 소비자가 등장하면서 싸고 맛있는 못난이 과일의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 겉모습은 예쁘지 않지만 맛과 당도는 정상과일과 큰 차이가 없고 가격은 20~30%가 저렴하게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간편하고, 편리한 고품질 HMR 전성시대

1인 가구 증가, 맞벌이 부부 증가, 65세 인구 증가 등으로 인해 가정간편식(HMR ; Home Meal Replacement) 구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HMR은 인스턴트 식품 이미지를 탈피해 집밥을 대신하는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편의성, 간편성, 품질을 충족시키고 있다. 시장규모는 2009년 7100억원 규모에서 2015년 2조3000억원 규모로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전체 가공식품 구매액에서 약 20%를 점하는 규모다.

-농식품 구매 장소가 달라지고 있다

소비자가 많이 찾는 농식품 구매처는 2010년의 경우 대형마트가 가장 많았으며 그 뒤로 소형 슈퍼마켓, 전통시장, 대형 슈퍼마켓, 기업형 슈퍼마켓 순이었다. 이후 2016년에는 점포수가 많고 소비자와 주거지가 인접한 기업형 슈퍼마켓이 전통시장을 제치고 3순위로 상승했다. 주목할 점은 온라인, 홈쇼핑 등에서 농식품을 구매하는 비중이 다른 구매장소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농식품 소비트렌드 가계부에 묻다

[식량 - 집 밥, 누가 많이 먹나]
2013년 이후 쌀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했음에도 연간 1인당 쌀 구입량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소비자가구의 1인당 쌀 구입량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주요한 변수는 소득, 가족 수, 연령, 맞벌이 여부 등이다.

이인규 농진청 박사는 “소득이 높을수록, 가족 수가 많을수록 1인당 쌀 구입량이 적다”며 “연령이 높을수록 1인당 쌀 구입량이 많은데 이중 최대 구입 층은 60대 이상의 1인 가구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60대 이상의 저소득 독거노인이 쌀을 가장 많이 구입하고 있는 것이다.


[채소 - 딸기, 향과 맛으로 겨울을 홀리다]
국내 딸기 출하량은 매년 2월부터 5월까지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12월과 1월 출하는 늘고 있다. 출하시기를 앞당기고 유통과정상의 경도를 중시한 품종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당도가 높고 과즙이 풍부한 품종재배가 증가하고 있다.

위태석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사는 “딸기 구매가구 비율이 12월은 늘어나는데 반해 4월과 5월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라며 “소비자가 딸기를 구입할 때 고려하는 요인은 맛(80.3%), 신선함(74.3%), 가격(40.2%), 딸기 표면의 상태(19.5%)”라고 설명했다.


[과일- 껍질째 먹는 포도의 습격]
가구당 포도 구매액은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수입포도 유통시기인 매년 4~5월 구매액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씨가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톰슨 시들러스, 크림슨 시들러스의 구매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최돈우 경북농업기술원 연구사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포도는 당도가 높거나 단맛과 신맛이 적절한 포도”라며 “이들 포도는 대부분 색깔이 어둡고 진한, 타원형의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품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로운 과일에 대한 젊은 층의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녹색 포도, 색깔이 밝고 연한 포도의 육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건조간식, 3GO!(맛있고! 간편하고! 빠르고!)]
건조간식은 웰빙트렌드 확산과 건강, 편의성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에게 인기가 높아지면서 최근 시장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건조간식 시장규모는 2013년 대비 약 25.8% 증가했으며 특히 건조과일류는 52.5% 성장하면서 시장규모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주재창 농진청 전문연구원은 “건조간식 구매 시 중요한 요소로 맛(41.4%)을 중요시 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편의성(30.5%), 건강(19.8%), 가격(8.33%) 순”이라며 “수입 건조간식과 국내산 건조간식과의 가격차이가 존재하더라도 국내산을 구매한다는 의향이 73%로 높게 나타나 국내산 건조간식의 경쟁력이 높다”고 밝혔다.


[축산 - 달콤한 꿀, 결코 달콤하지 않은 꿀]
소비자가 선호하는 벌꿀은 아카시아 꿀이며 구입용도는 건강유지와 감미료로 사용하기 위함이다. 벌꿀 구입 시 가장 고려하는 사항은 신뢰, 천연꿀 구입 등이며 무점포 이용자는 신뢰도와 건강유지를, 대형마트 이용자는 편리성과 감미료 등을 구매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한상미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관은 “밀원감소와 기후변화 등으로 꿀벌과 꿀 생산량은 감소되는 추세이며 농업 개방화로 양봉산업과 농가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양봉산업 위축은 양봉농가 감소로 이어져 화분수정에 의존하는 농작물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양봉산업이 농가 소득 향상에 기여해 경제적 소득 안정이 필요하고, 소비자트렌드 분석을 통해 양봉산물 생산, 가공, 유통 전반에 거쳐 변화가 필요하다.
 

[임산 - 산채류 소비 계속 늘어날까?]
더덕·도라지·고사리의 국내 수요량은 최근 10년간 증가추세이다. 신선더덕 구입액은 40대 이하보다 50~70대가 더 많으며 신선도라지와 가공도라지도 대체로 연령이 높을수록 구입액이 많았다. 고사리는 50대와 60대가 주로 구입했다.

원현규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지속적인 소비확산을 위해서 젊은 층의 소비증대를 위한 요리법 개발·홍보가 필요하다”며 “생산자들은 맛(품질)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고품질 생산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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