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부지 부족문제 해결 '시급'

1991년 5만6100㎡(1만7000여평)로 개장한 각화농산물도매시장과 2004년 11만1201㎡(3만3697여평)로 새롭게 건설된 서부농수산물도매시장. 두 시장은 개장시기에서부터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개의 도매시장법인, 원협, 농협공판장으로 구성돼 외형은 비슷하지만 부지와 하역비, 주변시설 등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같은 광주에 위치해 있지만 활성화를 위한 방안은 전혀 다른 각화도매시장과 서부도매시장을 찾았다. <편집자 주>

각화도매시장이 위치한 광주광역시 북구 동문대로 근처는 최근 건설 경기가 살아나면서 아파트가 우후죽순으로 건설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개장한 지 25년이 넘었고 부지가 고작 5만6100㎡(1만7000여평)에 불과한 각화도매시장은 향후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 협소한 부지 때문에 경매장 밖으로 출하 농산물이 나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 중도매인 점포 또한 좁은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쓰레기 처리장도 미흡해 기온이 상승하면 악취에 따른 주민들의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몇 년 전부터 시설현대화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지만 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이전은 어렵고 재건축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보자는 말 뿐이다.

문제는 각화도매시장 주변에 아파트 건설 계획이 추가로 있다는 점이다.

각화도매시장 유통인들은 이전을 할 경우에는 2500억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없고 최근 세계선수권대회를 위한 대규모 수영장 건립, 축제시설 건립 등에 많은 예산을 쓴 시는 어렵다는 말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유통인들은 이전이 가장 바람직한 활성화 방안이지만 예산 부족으로 어렵다면 재건축이라도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5만6100㎡의 현 부지만으로는 재건축 효과가 나타날 수 없기 때문에 추가 부지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유통인들은 주변의 화물터미널 부지와 각화종합상가 부지, 한국전력 부지 등을 도매시장 부지로 흡수해야만 재건축 후 필수 시설을 갖출 수 있다며, 현재 각화도매시장은 노후화로 누수가 빈번하고 누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 언제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건축을 할 경우 대체매장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 순환재건축을 하기 위해서는 대체매장이 있어야 하며 상권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재건축 과정에서 상권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유통인들의 경영 악화는 불보듯 뻔하며 도산되는 중도매인들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화도매시장 도매시장법인 관계자는 “시에서 추경예산을 확보해 시설현대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라며 “내년에는 농식품부의 시설현대화사업 지원 정책 추진이 올해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유통인 관계자는 “시에서 도매시장을 운영해 이익이 남고 있는데 왜 재투자는 하지 않는지 의문”이라며 “각화도매시장의 시장여건이 변하지 않는다면 중앙도매시장 중 처음으로 문을 닫게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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