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업체간 구매가격 두고 입장차 팽팽…장기화 전망

농약(작물보호제), 비료 등 농자재에 대한 농협 계통구매가격 시담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농협과 업체간 입장 차이가 커 가격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경제지주는 최근 2018년도 작물보호제 계통구매가격 결정을 위한 1차 시담을 진행했다. 농협측은 농업인의 생산비 부담 경감을 위해 지난해 수준(평균 3.3%)의 가격인하가 이뤄져야 한다는 방침이지만 그동안 업계에서는 고통분담에 동참해준 점 등을 감안해 2% 중반대의 가격인하를 요구했다.

기준환율이 전년대비 6% 가량 인하된데 따른 가격인하 요인과 올해 업체들의 매출이 나쁘지 않았다는 점 등이 주된 이유다.

반면 업계는 상반된 입장을 전했다. 1차 시담을 진행한 업체들은 평균 2% 중반대의 가격인상을 요구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계통구매가격이 동결됐으며 2016년 0.8%를 인하한데 이어 지난해 사상 최대인 3.3%를 인하했던 만큼 업체의 부담이 누적됐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환율은 지난해보다 낮지만 중국 등 원제 생산공장에서 하반기에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요인이 산재해 있는 만큼 올해는 반드시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처럼 양측이 평균 5~6%에 달하는 입장 차를 보이면서 협상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도 농협이 ‘가격인하에 동의하는 업체만으로 계통구매를 진행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 협상기간 막바지에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지는 등 진통을 겪었다. 올해는 업체의 가격인상 의지가 지난해보다 확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작물보호제 계통구매가격은 이달 중순 이후에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료 계통구매가격도 순탄치는 않은 상황이다. 비료의 경우 업체의 만성적인 적자와 요소가격 인상 등으로 가격인상 요인이 있는 만큼 농협에서도 동결 쪽으로 가닥을 잡고 업체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업체들은 올해는 반드시 가격을 올려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 관계자는 “업체의 어려운 사정은 알겠지만 농업인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어야 업계도 상생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쉽지 않은 문제지만 농업인을 위한 합리적인 가격이 도출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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