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내 난방기 사용 시 부패우려 '진퇴양난'
설 대목 전 불어닥친 한파…유통인 마음도 '꽁꽁'

설 성수기에 접어든 도매시장은 연일 지속된 한파로 농산물 유통·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을 비롯한 전국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 유통인들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지속된 한파로 농산물이 소비지에 유통되기 전 동해, 부패 등이 발생하고 있다.

연일 아침기온이 영하 10도를 넘어서면서 농산물이 경매장 내에서 일부 동해를 입고 있으며 중도매인 점포에서는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할 지경이다.

동해를 방지키 위해 비닐을 덮어 보관·판매하고 있지만 사과, 배를 비롯해 수분이 많은 과일, 과채류의 경우 판매는 엄두도 못하고 있다.

점포 내에서 난방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농산물의 부패가 우려되는 만큼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도매시장 내에서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하면서 난방기를 편하게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시설이 노후화된 도매시장의 경우는 더하다.

가락시장 유통인들은 “경매장에 입고된 후 낙찰 받는 시간까지 일부 농산물이 어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소비도 침체된 상황에서 한파로 농산물 유통에 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경매사들도 산지에서 농산물 포장 작업 시 동해를 입지 않도록 산지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도매시장 경매사들은 “도매시장 반입 전부터 동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수확, 포장, 운송과정에서 철저한 관리를 요청하고 있다”며 “한파가 누그러지지 않을 경우 일부 농산물은 산지 수확부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매시장 내 농산물 동해뿐만 아니라 택배 배송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설을 맞아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 등의 택배 주문이 물밀 듯이 밀려들고 있는데 운송과정에서 동해를 입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택배 업계 관계자는 “도매시장에서 주문되는 물량 중 일부가 소비지 도착 시 부패되고 있다”며 “일부 동해를 입은 상태에서 운송되다보니 소비자들의 민원도 쇄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매시장 중도매인들은 “택배 주문을 받기 전 해당 품목은 동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직구매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며 “수분이 많은 과일, 과채류뿐만 아니라 구근류인 고구마, 감자까지 동해를 입을까 걱정만 쌓이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과, 배 등이 동해를 입을 경우 아삭한 식감은 사라지고 스펀지 같은 느낌이 나며 검게 변해 섭취할 수 없다.

농산물 유통뿐만 아니라 판매에도 비상이 걸렸다.

설 성수기를 맞아 붐벼야 할 도매시장에는 한파로 소비자들을 찾기 어렵다.

대부분의 도매시장 유통인들은 주간에 농산물을 구입하려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을 찾기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으며 동해를 우려해 택배 주문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대전노은도매시장의 한 유통인은 “갈수록 택배 물량이 줄고 있는데 올해는 한파 때문에 시장을 찾는 사람도 적고 선물용 택배를 문의하는 소비자들도 거의 없다”며 “낙찰 받은 농산물을 어떻게 판매해야 할지 고심만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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