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농산업, 바이오분야를 주목한다 <上>작물보호제 ① 떠오르는 신성, 생물농약

화학농약 대체 아닌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
워험부담·시간·비용↓-제품수명 연장-규제 자유
생물농약시장 가파른 성장…관련분야 투자 확대
이한태 기자l승인2018.02.0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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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농산업계 첨단은 바이오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산업화와 증산정책을 기반으로 한 양적성장은 환경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켰으며 경제의 안정화는 삶의 질에 대한 요구를 가중시켰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물론 농업인들은 안전한 농산물과 농작업자의 편의, 안전까지 고려한 농업의 질적성장을 지향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농산업계 역시 이러한 안전·안심 먹거리 생산이라는 생명산업으로서 농업이 지난 소명과 환경에 대한 최소한의 영향 등의 책임을 새로운 지향점으로 꼽고 있다. <편집자 주>

# 생물농약시장 연 15% 이상 가파른 신장 

최근 수년 사이 작물보호제 업계의 최대 화두는 내성과 저항성이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십수년씩 걸려 개발한 제품이지만 내성이나 저항성 발현으로 약효가 저하된다면 그동안의 노력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된다. 농업인 입장에서도 잘 사용해오던 제품이 어느 순간 약효가 더디게 된다면 한번 처리가 두 번, 세 번으로 늘어나거나 사용량을 늘리게 돼 노동과 처리시간 등 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이에 업계에서는 내성이나 저항성 발현을 억제하기 위해 한 가지 제품만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대신 다른 계통의 제품과 교차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내성이나 저항성이 발현되지 않는 제품을 개발·사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작물보호제 업계에서도 생물농약(Biopesticide)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관련 시장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작물보호제 업계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전세계 작물보호제 시장 규모는 510억달러로 추산되며 연 평균 3.6% 가량 신장되고 있다. 이중 화학농약 시장은 480억달러로 매년 3%대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생물농약 시장은 33억달러 규모로 아직 화학농약에 비해서는 7%가 채 되지 않지만 매년 15%이상 신장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글로벌 시장, 투자·M&A 지속 증가세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1994년 살충제 사무소에 생물농약 관련 부서를 설립했으며 기존 살충제 대비 ‘위험성이 적다’는 점과 제품의 평균 수명이 상대적으로 길다는 점을 강조하며 개발과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실제로 생물농약은 자연계에 존재하고 있는 미생물이나 선충, 박테리아 등의 천적관계를 이용해 병해충을 방제하고 있기 때문에 환경에 대한 화학적 영향이 배제되며 내성이나 저항성 걱정이 없다. 특히 특정 병해충에만 작용하도록 선택적 기작을 활용하기 때문에 환경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작물보호제 업체를 중심으로 생물농약에 대한 투자와 관련 산업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진행되기도 했다. 2009년 바스프(BASF)는 아그라퀘스트(Agraquest)와 세레나데(Serenade) 균제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으며 2012년 바이엘은 아그라퀘스트를 인수합병했다. 또한 같은 해 신젠타는 노보자임스(Novozymes)의 고초균(Bacilus subtilis) 생물농약 태그로(Taegro) 라이센싱 계약을 맺었으며 이탈리아 이살로(ISARRO)의 유용미생물 균제에 대한 독점 공급권 계약도 체결했다. 몬산토 역시 미국 제약회사 엘니람(Alnylam)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생물농약 개발을 도모했다. 이듬해에도 바이엘은 프로피타(Prophyta)를, 신젠타는 파스토리아(Pasteuria)를 바스프는 벡커언더우드(Beckerunderwood)를 인수합병하는 등 생물농약과 관련한 투자에 열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팜한농, 경농 등이 관련 분야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이며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중소규모 업체들도 다수 포진,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 

이처럼 작물보호제 업계가 생물농약에 집중하는 이유는 우선 내성·저항성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이다. 화학농약은 새로운 계통의 신물질이 개발되지 않는 가운데 오랜 기간 사용하게 되면 내성이나 저항성 문제는 필연적으로 따라오게 돼 있어 이로부터 자유로운 생물농약에 관심이 모아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신물질은 개발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이를 위한 투자 자체도 용이하지 않다.

또한 생물농약은 선택적 작용기작으로 기존 화학농약과 병행사용이 가능해 화학농약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점도 생물농약의 강점으로 부각된다. 최근 식품안전과 환경 등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여서 향후 관련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작물보호제 업계는 제품 개발과 등록 등에 요구되는 기간이 긴 만큼 현 제도보다도 강화된 기준을 염두에 두고 제품 개발을 고심하고 있다. 이는 개발과 등록에 대한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렇게 개발된 제품도 시장상황이나 경쟁사의 신물질 또는 신제품 출시와 맞물려 단명할 우려도 있다. 반면 생물농약은 개발과 등록에 대한 시간이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데 반해 제품의 평균 수명이 길고, 규제로부터도 자유로운 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생물농약은 화학농약의 대체가 아니라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해나갈 것”이라며 “선진국에서도 매년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개발과 투자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한태 기자  lht0203@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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