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로 비료·농약·농기계 등을 망라하는 농자재 종합 총서 ‘한국 비료·농약·농기계 정책과 미래’가 최근 발간돼 주목된다.

이 총서에는 강창용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지난 30년간 농자재 분야 정책연구를 수행하면서 축적해온 제도·정책변화, 산업현황 등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으며 이를 토대로 한 미래의 산업정책까지 제시돼 있다.

저자인 강 선임연구위원은 “농업발전의 근간이 돼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농자재 산업과 정책에 대해 제대로 정리된 자료가 거의 전무해왔다”며 “비료·농약·농기계를 중심으로 한 농자재 관련 그동안의 제도나 정책, 문제점과 과제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 미래 산업상을 조망하고 올바른 정책방향을 제시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비료·농약·농기계 관련 그동안의 정책과 미래를 중점으로 총서를 정리했다.
 

# 비료정책과 미래
- 환경·순환·지속성 강조…상충하는 현 관련 정책들의 종합적 관리 필요

미래 농업에서 비료의 중요성은 퇴보하지 않는다. 하지만 무기질비료의 위상은 유기질비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환경문제와 순환, 지속성이 강조되고 있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기질비료가 가지는 다양한 우수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무기질비료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의 대외 의존성 심화와 국내 유통에서의 농협중앙회의 수요자 독점은 국내 비료산업 발전의 부정적 요소이다. 축산분뇨와 연계된 부산물비료는 다양한 유기성 폐자원을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국가차원의 정책대상이 되고 있다.

이와 달리 양분총량제 시행은 국내 비료산업에 결코 긍정적인 요인이 아니다. 이에 따라 미래 농업에서의 비료는 통합적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현재 관련 정책들이 상충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부산물비료는 정부의 대규모 지원에도 불구하고 원료문제, 시장에서의 부적절한 가격과 할인, 폐기물(원료)관리시스템 적용의 이중화와 갈등 문제, 양분총량제 도입 시 적용문제 등 현안이 산재해 있다. 이 중 양분총량제는 적정시비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요한 관련 지표에 관련된 값을 우리 실정에 맞도록 정하고, 정밀한 시비기자재의 개발과 각종 교육,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농경지의 양분지도화와 시비 처방, 시비가 도입될 것인 만큼 이에 대응한 기능성비료의 개발과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환경친화적이며 사용량을 줄인 우수한 비료, 용출속도를 제어해 적기 용출되는 기능성비료, 각종 완효성비료 등 기능성·고품질 우수비료가 그 대상이다.

아울러 농업 현실과 거리가 먼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의 개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무기질비료는 수입창구를 일원화, 비료 관련 통계자료 정비도 이뤄져야 한다. 또한 국내 비료시장에서 농협에 의한 비료수요 독점은 국내 비료산업의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장기적으로 비료 수입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일정 부분 시장에 맡기는 노력이 필요하다.

 

# 농약정책과 미래
- 생태계 조화용·저량 사용형·저독성·무독성 지향 가치로

미래농약은 화학농약의 부정적인 속성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사용될 것이다. 스마트 농업을 지향하고 있는 미래 농업에서 농약은 생태계 조화형, 저량 사용형, 고선택성, 나아가 저독성과 무독성을 지향 가치로 삼을 것이다.

특히 유기농약에서 생물농약으로의 전환은 세계적인 추세가 될 것이며 각종 환경과 안전성 등을 고려한 미래 정책이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농약산업의 부가가치를 고려할 때 정부에 의한 원제개발 지원과 국내 농업을 위한 고품질 농약의 저가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 토종 농약기업의 육성과 현재 80% 이하인 기술수준을 90% 수준으로, 오리지널 원제 10개 개발과 지원, 신물질 개발업체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생물농약의 경우 아직 선진국의 80%수준의 초기 시기다. 국내에서 6종의 신물질을 개발했지만 개발과 결과물에 대한 보호와 지원정책은 미흡했다. 미래 농약은 안전성과 살포 용이성, 잔류성 감축, 환경성 등이 강화된 생물농약의 개발과 보호, 지원이 필요하다. 화학농약이더라도 현격한 환경성과 안전성이 강화된 제품이라면 보호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이와 함께 살포기기의 개발도 관심의 대상이 돼야 한다. 비산방지, 최적집중살포를 위한 기술개발과 농약처방사 제도의 도입 등이 필요하다. 농장 단위의 농작물별 병해충 발생, 방제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가격부분에서의 개선도 요구된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형성 원인을 파악해 개선해야 한다. 다만 국내 농약기업의 개발의지까지 꺾는 가격과 물량관리는 재고의 여지가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대응한 약제 개발, 안전관리 제도도 요구될 것이다. 시험연구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와 관리 강화도 필요하다. 부적절한 시험과 평가로 부적절한 농약이 생산, 판매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아무리 안전관리시스템이 정비돼도 출발점에서 문제가 있다면 유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보다 근본적으로 농약이 독성을 지닌 만큼 품질과 유통에 대한 검사는 아무리 강화해도 지나침이 없다. 버려진 빈농약병 등 농약의 사용 후 관리와 정비를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농기계정책과 미래
- 미래 스마트농업, 가장 중요 농자재=농기계 관련 자재

미래 스마트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농자재는 농기계와 관련 자재이다. 농업기계의 발전은 그 자체의 기본성능 개선과 제고에 더해 품질과 정밀도에서도 강화되고 있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미래 농업기계 정책 방향 설정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국내 농기계산업과 관련 기업 육성이다. 국내 농기계시장을 외국제품에 내주게 될 경우 국내 농기계산업은 사활의 기로에 직면하게 된다. 수출확대를 통한 기업의 성장이 가능하지만 그 가능성이 점차 약화되고 있기 때문에 정책적인 차원에서 엄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미래 스마트농업을 주장하지만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관련 농기자재가 공급돼야 한다. 그러려면 이것을 생산·공급할 수 있는 관련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과거 첨단유리온실 도입 시 외국제품으로 일괄 구입해 사용하면서 생겼던 문제의 반복은 막아야 한다.

AI(인공지능), ICT(정보통신기술), IoT(사물인터넷), 로봇 등에 의한 농업생산의 전 주기 무인화와 자동화, 정밀화는 미래의 꿈 같지만 하나하나 실현해 나가고 있다. 미래 농기계 기업들에게는 환경성과 지속성, 재활용성 등의 화두가 중요한 경영요소로 대두될 것이다.

미래 농기계 유통시스템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수입 농기계 유입과, 국내 판매방법의 다양화, 즉 직접구매 가능성의 증가는 농기계의 유통환경을 변화시킬 것이다. 농업기계 공급과 사후봉사의 분리, 판매권역의 광역화와 정비인력의 체계적인 육성은 지속적인 관심 영역이다. 중고농기계를 매개로 하는 현재의 신품판매 관행과 수출 연계 등에 대한 폭 넓은 검토와 정책개발이 필요하다.

소농과 고령, 여성농업인이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밭작물기계화 촉진을 위한 농기계임대사업소의 지속적인 운영은 필요하다. 다만 지역실정에 맞으면서도 효율성을 유지하는 지속가능한 임대사업소 운영을 위해 정책적인 검토와 지원이 필요하다.

한편 그동안 검토돼 온 대형·고가기종의 등록제와 검사제도는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재산보호 차원과 함께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현재 일부 농기계임대사업소를 중심으로 실시하고 있는 운전과 안전에 관한 교육과 이수제도를 국가 차원에서 검토해 나가야 한다.

 

#[총론]농산업의 미래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정책
-최소 자원 최적으로…친환경성 강화 방향 지향

 

농업의 혁신적인 기대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농산업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먼저 미래 비료산업은 순환적으로 만들고 사용되는 것이 중요하며 그런 차원에서 무기질보다는 유기질 비료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무기질비료가 갖는 속성의 장점을 유기질 비료와 완전하게 대체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상호 보완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각종 기능성을 가미한 고품질 무기질비료와 함께 양분총량제에 입각한 최소, 최적비료의 사용을 통해 부정적인 효과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성과 환경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미래 정밀농업에서는 4차산업혁명의 결과물들이 사용될 것이다. 정밀양분지도의 작성과 이를 장착한 시비로봇에 의한 정밀시비가 이뤄질 것이다.

농약은 일정한 독성을 포함하고 있지만 화학농약이든 생물농약이든 농약은 필수적인 농업생산자재이다. 농약은 미래농업에서도 필수적인 요소이지만 생태계와 조화롭고 안전성이 확보된, 그러면서도 선택적 효과가 탁월한 농약의 개발과 사용은 더욱더 중요한 문제다. 약효와 지속성은 담보하면서 농약의 독성을 저감하거나 없애는 작업과 함께 그러한 농약의 개발과 사용촉진이 중요한 미래 농업의 화두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농업의 발전과정에서 농업기계화가 가져다 준 수혜는 광범위하고 깊다. 부족한 노동력을 대체했고 농업생산비를 절감했으며 농산물의 품질개선에도 기여했다. 농기계와 관련 자재는 미래 농업발전에서도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첨단 농업이라는 것도, 정밀농업이나 식물공장이라는 것 모두가 다양한 첨단기술로 무장된 농기자재의 지원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영역이다.

농업환경을 통제하면서 농업을 영유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조차 환경성, 지속가능성과 안전성 등이 강조되고 있다. 농산물 자체는 물론 생산의 과정과 관계인, 환경까지를 고려한 농업이 진행되고 있다.

미래 스마트 농업이란 최소의 자원을 최적으로 사용하고 친환경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농업을 지향한다. 초생력과 정밀농업, 농업생산의 자동화, 자율 무인화도 진척되고 있다. 이러한 농업에서 4차산업혁명의 결과물들이 이들 농기자재에 장착됐을 때 변모하게 될 농업의 모습을 예견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미래 농업에서 변혁된 농기자재는 핵심적인 자리에 위치할 것이란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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