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후관리센터 건립, 공감대 형성을
"신선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소비자 식탁까지"

▲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의실에서 열린 ‘농식품 수확후 관리 진단과 과제’ 전문가좌담회에서는 농산물 수확 후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농산물 유통은 대내외적인 여건변화로 고품질 브랜드화, 차별화 그리고 안전성 확립이라는 트렌드에 직면해 있다. 이에 과거 생산위주의 기술개발에서 수확후 품질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수확→예냉→저장→포장→출하 전 과정에 대한 국가차원의 포괄적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본지와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 서귀포)실은 지난 20일 농식품 수확후관리에 대한 정책적 진단과 과제를 짚어보고자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편집자 주>
 
△일  시 : 2018년 2월 20일 13:30~15:30
△장  소 :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
△주  최 : 위성곤 의원실·농수축산신문
△주제발표 : 김종기 중앙대 교수
△좌  장 : 김동환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
△토론자 : 김상경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 김종기 중앙대 교수, 백정민 농식품유통품질관리협회 이사, 백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유통기획부장, 염기동 농협중앙회 품목연합부장, 이은진 서울대 교수
△사  진 : 엄익복 기자
△정  리 : 이한태 기자, 박현렬 기자, 서정학 기자
 
 

# [주제발표]농산물 수확후 관리기술 발전전략 - 김종기 중앙대 교수

-기술보급 확산·주도…사령탑 절실

-수확후 관리기술·전문인력 부족·전담조직 부재

“농산물 수확후 관리기술이란 수확된 농산물을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전 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하고, 부패를 방지해 농산물의 고품질화와 식품 안전, 상품성 향상에 기여하는 기술이다. 이는 수확작업, 농산물의 반입, 선별, 예냉, 저장, 포장, 수송 등 전 과정에 관여한다.

하지만 현재 산지유통센터(APC)를 중심으로 수확후 관리기술이 확산되고 있는 우리나라는 기술 역량, 지원,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분석한 자료에서도 재배·생산기술은 100점 만점에 80점인 반면 수확후 관리기술은 66점에 머무는 등 재배·생산기술에 편중된 양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농산물의 수확후 손실율은 10~35%에 달하고 있으며 이는 연간 3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로 추정된다.

특히 관련 지원과 전문인력의 부족, APC기술지원 전담 조직 부재, 품목별 품질관리와 관련한 규정에 수확후 관리기술이 빠져있다는 점 등도 문제로 제기된다.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 수확후 관리기술의 보급과 확산을 주도할 사령탑이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농무부가 캘리포니아주립대에 수확후 관리기술센터를 두고 수확후 관리기술에 대한 연구와 보급에 대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높은 완성도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사령탑을 통해 수확후 관리기술의 개발과 보급, 기반확립이 가능할 것이며 산지전문조직에 대한 맞춤형 기술개발과 보급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소비지에서의 유통 혁신과 우리 농산물의 상품성과 저장기간 향상을 통한 수출 경쟁력 제고, 이를 통한 국내 수급문제의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 토론

△김동환 원장 = 수확후관리 기술이 많이 발전했으나 여전히 예냉, 저온저장 분야의 기술개발 부분은 개선할 점이 많다. 지금까지 생산위주의 기술개발로 농식품이 1단계 도약했다면 2단계 도약을 가능케 하는 것이 수확후관리 기술이다. 이를 위해 수확후 품질관리센터를 설립하자는 것으로 이를 구체화하는 일이 필요하다.

 

 

△백정민 이사 = 농식품의 수확후 품질관리에서 핵심적인 내용은 신선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그대로 소비자 식탁까지 옮길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이다. 현재 생산지의 농산물 품질은 선진국 수준이나 소비자가 접하는 단계에서의농산물 품질은 다르다. 이제는 농산물의 수확후 관리를 통해 소비지의 농산물 품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수입농산물은 굉장히 높은 수준의 수확후관리 기술이 적용돼 있다. 수확후 관리 기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국내 농산물은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소비지 품질에 향상을 위해 기술개발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한 정책적 지원과 기술 보급을 가능케 하려면 콘트롤타워, 품질관리센터 설립이 시급하다. 우리나라와 GDP(국내총생산)차이가 큰 태국도 농식품의 수확후관리 기술이 집약돼 있는 센터가 있다. 이스라엘도 수확후관리센터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수확후관리센터가 있다면 정책적 지원을 받아 발전할 수 있다. 

△염기동 부장 = 농협은 수요자 입장에서 농식품 수확후관리 기술과 센터가 가장 필요한 입장이다. 자체적으로 농산물의 수확후관리 품목별 매뉴얼 개발 등을 추진했으나 지금은 멈춰있는 상황이다. 시대적으로 볼 때 수확후관리센터 건립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과일, 채소가 공급 과잉 상태다. 공급과잉 시 수확후관리 기술을 적용한 농산물은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고 해외 수출 시 이점이 있다. 미래에는 농산물이 대형마트 보다 식품 편의점으로 더 많이 유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진 교수 = 국내 농업 분야의 예산편중이 심각하다. 농산물의 수확 전과 후로 나누면 생산에 전체 예산의 7이 집중되며 수확 후는 3 정도에 불과하다. 이제는 수확 후에 7의 예산이 수확 전에 3의 예산이 집행돼야 한다. 학교는 일반적으로 농식품 분야의 인력양성, 리서치, 연구개발을 주로 한다. 업체는 수출을 주도하고 소비자 편의 제품을 개발한다. 농식품 수확후관리 기술은 정책적으로도 담당이 돼야 하지만 기술적인 담당도 필요하다. 농식품 수확후 관리의 이론적 발전도 중요하다. 수확후 관리를 총괄·운영할 수 있는 이론적 배경과 수확후관리센터와 같은 기구가 함께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이 같은 인력이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백태근 부장 = 수확후 품질관리 필요성에 대한 관련 사업주체, 소비자 간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 센터의 기능이 무엇인지 감이 잡히지 않아 설립 필요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회의적이다. 어느 한 기관이 산재돼 있는 여러 기술의 개발과 보급을 총괄하는 것을 본적이 없기 때문에 가능할지 의문이다. 하나의 품목도 조사·관리하는 게 매우 힘들다. 배추를 예로 들면 수확 전, 수확 당시, 수확 후의 온도, 습도, 기후 등의 요인에 따라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 다르다. 4차 산업 혁명과 관련해 농식품 유통·소비 트렌드가 변할 것이다. 편의음식을 중심으로 바뀌는 소비·유통 트렌드를 어떻게 따라가야 할지, 농식품 수확후 품질관리 기술이 이 변화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김종기 교수 = 수확후관리 기술을 현지에 보급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다. 기술보급을 담당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자주 바뀌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기술보급에 따르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품목에 맞는 기술을 단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사업을 집대성할 수 있는 기구는 수확후관리센터가 될 것이다. 소비자를 위한 수확후관리 연구개발과 보급이 산발적으로 이뤄져 있는 것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

△김상경 과장 = 수확후 품질관리로 안전하고 신선한 농산물이 공급돼야 경쟁력이 향상되고 소비 유인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정부정책 초점이 아직 생산단계에 맞춰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수확후관리 기술이 적용된 농산물이 더 높은 가격을 받으려면 소비자들이 이를 용인하고 인식할 수 있는 시스템과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정책이 하드웨어 위주라는 비판을 듣지만 농식품의 여러 분야를 지원하는 시스템은 다 갖춰져 있다. 수확후관리 기술을 상업적으로, 예산적으로 지원할 시스템도 구축돼 있다. 어떤 시스템에 포함해 지원할 것인가가 문제이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과 농촌진흥청이 있는 상황에서 수확후관리 센터가 수확후관리 연구 개발 성과를 총괄 운영하는 정도로 역할을 맡을지, 연구개발과 현장적용, 연구보급까지 맡을지 이 부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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