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간 FTA(자유무역협정) 등으로 인해 해외에서 밀려오는 각종 농산물은 국내 농축산업계의 위기감을 크게 고조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역전키 위해 농식품 수출산업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은 가시적으로 드러나 지난해 약 63억달러의 수출실적으로 보이며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이러한 고무적인 실적에도 우리가 간과해서 안되는 것은 이중 신선 농산물의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 가공식품의 경우 국산 원재료가 얼마나 사용됐느냐에 있다. 가공식품은 대부분 국내산이 아닌 값싼 수입 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국내 농업생산, 즉 농가 소득과 연계되지 못하는 문제를 노출하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수출되고 있는 농림축산식품 중 가공식품은 약 84%에 달하며 증가하고 있으나 최근 5년간 신선 농산물 수출액은 약 11억달러에서 정체돼 그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산업 원료 소비 실태조사에서도 2015년 기준 국내 식품제조업체에서 사용하는 국산 농산물 원료의 비중은 31.5%에 머무르고 있다. 
 

따라서 농림축산식품 수출의 증가세를 지속적으로 확대 유지시키고 국산 농산물 원료에 대한 비중을 높이기 위한 전략과 국가별 맞춤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데 설득력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보고서는 농식품 수출 영향 분석 결과 그동안 정부 주도의 농식품 수출확대를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시도돼 왔지만 수출시장의 바이어나 소비자의 소비 특성을 고려한 수출 증대 전략 추진은 미진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또한 한국산 농식품 수출의 절반 이상이 일본과 중국, 미국 등 3개 국가에 집중돼 있어 향후 특정국가에 대한 수출 장애요인이 발생할 경우 문제 해결이 난해하다는 문제도 노출하고 있다.
 

농경연 분석결과 UAE(아랍에미레이트연합) 시장에서 국내산 신선 농산물 수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품목은 배이며, 배는 2012년 720만달러에서 2015년 5100만달러 이상으로 수입액이 크게 증가했다. 이외에 감귤이나 딸기 수입액도 각각 84.1%, 45.1%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의 경우에도 한국에서 수입하는 신선 농산물 중에는 포도와 딸기의 수입액이 높았으며 수입액이 빠르게 증가하는 품목은 단감과 딸기로 분석됐다.
 

이는 우리나라 신선 농산물 수출은 기존 주요 대상국가에서 벗어나 다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희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여기에는 신선농산물 수출을 위한 품질인증, 할랄인증 취득지원, 수확후관리기술 개발, 수출물류기반 개선 등의 노력이 수반돼야 함은 물론이다
 

농식품 수출정책은 이러한 수출다각화와 관련 기술·제도 기반을 마련해 국산 농산물 원료 수출 비중을 높여 농가 소득과 연계시켜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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