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비용·시간줄어 농사가 여유로워요”
그로모어 처리 논은 청벌레·먹노린재 피해 거의 없어

“모내기 전 단 한번의 약제 살포로 1년 농사의 병해충 걱정이 사라진다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습니까?”

최근 벼 재배농가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는 그로모어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다. 그로모어 프로그램은 1회 관주처리만으로 추가 병해충 방제 걱정이 사라지기 때문에 그만큼 여유있는 영농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방제횟수뿐만 아니라 기존 방제대비 최대 40%까지 방제비를 절감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그로모어 농가 방제 시연회를 찾아봤다.

# 먹노린재·청벌레 예방 ‘호평’

“기술센터 추천으로 지난해 그로모어를 써봤는데 먹노린재가 안 먹더라고요. 수확량도 필지당 400kg 가량 늘었고요. 편하게 농사지었습니다.”

▲ 김정배 농가가 올해 그로모어 시범적용을 준비하는 농가들에게 약제를 섞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그로모어 처리를 한 김정배 농가는 지난 22일 전북 남원시 운봉읍 서명석 농가 하우스에서 진행된 그로모어 살포 시연회에서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남원 주촌리에서 이장을 역임했던 그는 지난해 3300㎡(1000평) 농지에 그로모어를 처음 처리했다. 주촌리 인근이 먹노린재로 고생이 많았지만 그는 걱정이 없었다고 한다. 기존에는 육묘상처리 후 추가로 항공방제까지 해야 했는데 이를 생략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량까지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만족스러웠던 결과만큼이나 자신감에 찬 그는 이날 시연회에 참석한 농가들에게 그로모어의 장점과 주의할 점을 상세히 설명했다.

남원시에서 농약판매소를 운영하고 있는 서관열 한솔아그로 대표도 “지난해 남원 지역에 청벌레 피해가 많았는데 2ha 규모에 그로모어를 처리했던 농가의 논만 청벌레가 먹다가 말아서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 관행 방제대비 최대 40% 저렴

▲ 약제가 골고루 살포된 모판의 모습

농가들의 관심은 이내 처리비용으로 모아졌다. ‘비싼 약제가 종류별로 많이 들어가다 보니 처리비용이 지나치게 비싼 거 아니냐’는 것이었다.

실제로 1ha 그로모어 처리는 기준 관행방제와 비교해 파종동시처리제나 육묘상처리제 약제 구입비에서는 1.7배 가량 비쌌다. 하지만 본답에서의 살균제·살충제·영양제 처리, 무인헬기 임대료 등의 비용까지 고려해 계산하면 오히려 10~39%(4만~25만원)나 비용이 절감됐다.

이지혜 신젠타코리아 수도 마케팅 PM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그로모어를 통한 방제는 관행 방제와 비교해 최소 10%에서 최대 40%까지 방제비를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방제 비용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방제에 소요되는 시간까지 줄어 보다 여유있는 영농활동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 약량·희석순서 지켜야

▲ 1ha(모종 300판)에 120리터 물와 종합살충제 8병, 종합살균제 6병, 작물활성제 3병을 잘 섞어 고루 살포하면 된다.

이러한 대화가 오가는 동안 손준기 신젠타코리아 연구소 수도팀장과 박남기 신젠타코리아 전북지점 과장이 살포를 준비했다. 이날 살포는 1ha에 심어질 모종 300판에 대해 진행될 예정이어서 120리터의 물에 미네토스타 종합살충제 8병과 오리사트로빈 성분이 함유된 살균제 6병, 참비 작물활성제 3병이 순서대로 섞였다.

손 팀장이 섞는 동안 박 과장은 “적정용량을 지키고, 제형에 따라 섞는 순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해진 용량과 희석 순서를 잘 지켜야 약효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준비를 마친 손 팀장은 시연에 앞서 “관주처리 시 스프링클러나 고압분무기는 약액이 고루 묻지 않는 경우가 많아 살수기나 물조리개를 사용해야 한다”며 “살수기의 경우 분사가 아닌 직사모드로 사용해야 한다”고 또 다른 주의사항을 덧붙였다.

# 1ha, 15분이면 ‘뚝딱’

▲ 살수기를 이용해 그로모어 방제를 시연하고 있는 손준기 신젠타코리아 연구소 수도팀장

참석한 농가들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진행된 살수기 살포시연은 의외로 금세 끝났다.

박 과장이 “약제 살포시간은 평균 1ha 기준 15분 정도”라고 설명하는 동안 손 팀장은 숙련된 손놀림으로 살수기 살포를 끝마치고, 남은 약제를 물조리개에 담아 살포 시연을 이어갔다.

▲ 소량의 경우 물조리개를 이용한 살포도 가능하다.

박 과장은 “이앙 당일에 관주처리를 할 경우 약효의 지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약제처리는 이앙 1~3일 전에 모판에 물기가 있는 상태에서 실시해야 한다”며 “살수기를 사용할 경우 노즐에 남아있는 약액까지 모두 살포될 수 있도록 주의하고, 약제 살포 전후 12시간 동안은 물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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