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부문]

육체노동 감소·착유횟수 증가 '효과'
-사료빈 관리·착유+ICT 융합기술

칠레 중부에는 60대가 넘는 로봇착유기를 설치해 4000마리가 넘는 젖소를 착유하는 기업형 목장이 등장했다.

첨단 ICT(정보통신기술) 도입으로 자동화를 넘어 첨단화의 길에 접어든 축산농장의 변화가 놀랍다. 대한민국도 이제는 한집 걸러 한집이 ICT를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계열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규모화가 진척, 자본축적도가 높은 양돈산업은 국내에서도 가장 발달한 ICT 도입으로 군사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외국의 제품을 도입하던 시대도 지났다. 이제 국산장비를 모두 도입한 스마트 축산농장도 나왔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첨단 축산을 살펴본다.

▲ 애그리로보텍의 로봇착유기. 로봇착유기는 2006년 도입 이후 매년 꾸준히 늘어나며 낙농가들의 착유 노동을 줄여줄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 환경, 모니터링에서 생산시스템까지

국내의 ICT 융합 기술을 보면 센싱 부분, 특히 환경을 측정하는 시스템이 발달돼 있다. 한우와 낙농에서는 축산전용영상시스템을 도입해 외부에서도 목장의 가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온도나 습도 등에 민감한 양돈과 양계 분야는 정전이나 화재까지 감지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선별을 위해 축우에서는 발정 탐지기와 로봇착유기, 로봇 포유기처럼 개체별 관리 기술이 많이 발달해 있다.

그러나 농가들은 가장 직접적이고 편리한 기본적 ICT로 사료빈 관리를 꼽는다.

경북의 한 양돈가는 “사료빈 관리는 ICT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단순한 시설이지만 컴퓨터로 액상사료나 건습식 사료를 자동급이하는 것 만으로도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며 “또한 비육돈 선별기나 임신돈 군사장치 등을 통해 돈군 관리를 하면서 양돈장에서 출하까지 실시간으로 관리하며 적절한 시기에 출하를 결정하는 등 ICT도입은 축산농가가 생산이 아닌 경영에 신경쓸 수 있도록 많은 것을 바꿔놓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스마트 축사가 자체 생산제품 보다는 수입 제품을 도입해 사용하면서 비용이 많이 발생하고 A/S의 어려움 등을 토로하는 농가가 많은 상황이다. 그러나 제주의 양돈장, 동부축산의 경우처럼 모든 장비를 국산으로 도입,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실제로 제주 양돈농장인 동부축산의 한 관계자는 “국산 제품에 불만을 가지는 농가도 있지만 스마트 축사가 해를 거듭할수록 확산되면서 검증된 업체의 국산 제품을 도입해 만족도가 높은 편이며 외국 양돈가를 견학갔다가 한국산 스마트 축사 제품을 쓰는 경우도 볼 만큼 우리나라 기술도 많이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는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육체 노동 줄여주는 로봇착유기

로봇착유기는 낙농의 최대 문제인 강한 노동강도, ‘착유’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며 대표적인 ICT 성공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실시된 낙농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낙농가는 50~60대가 전체의 73%로 고령화가 심화돼 있다. 그러나 후계자가 있거나 후계자를 육성할 계획이 있는 비율은 증가했다.

따라서 전체 목장의 68% 이상이 후계자가 있거나, 육성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미래에 대한 계획이 있는 농가가 점차 늘어나는 것으로 점쳐졌다. 특히 생산계획과 관련해 생산 증가를 계획하는 농가가 전체의 44.3%로, 향후 낙농가들의 규모화와 구조조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과정에서 사람의 개입 없이 유두세척, 착유, 이송 등이 이뤄지는 최첨단 착유시스템인 로봇착유기는 육체적 노동의 해방 뿐 아니라 착유횟수 증가로 산유량이 증가하고 대기장, 착유실 소요면적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 로봇착유기는 2006년 최초 도입 이후, 30배 이상 늘어나면서 고가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2016년 기준으로 전체 착유시설의 1.2%를 차지, 점차 세를 확장하고 있다. 

경기에서 로봇착유기 두 대를 도입한 한 낙농가는 “로봇착유기는 1대에 수억원으로 비싼 데다 민감한 장비로 적응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며 “그러나 착유에서 해방된 시간을 목장의 경영과 체험목장, 유가공 등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 할 수 있어 주변 목장에서도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산부문]

첨단 양식 플랫폼 구축… 미래비전 제시
-양식수산물 생산·유통 - 양식장 건설·사료 등 일관 관리로

데이터 분석으로 최적의 생육환경을 찾아내고 마우스 클릭으로 양식생물을 위한 최적의 생육환경이 되도록 제어하는 양식산업.

조인영어조합법인은 축산업계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양식산업의 모델을 만들어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전북 고창군에 위치한 조인영어조합의 양만장을 찾아 양식업 첨단화의 현황과 미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전북 고창군 조인영어조합의 제어실 전경. 조인영어조합은 첨단양식플랫폼을 구축해 양식산업의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 데이터 기반의 지식산업으로 변모

조인영어조합은 경험에 기반한 양식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데이터 기반의 지식산업으로 변모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인영어조합은 순환여과식 뱀장어 양식장에 pH, DO(용존산소량), 수온, 수위 등을 자동으로 계측하고 제어할 수 있는 양식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시에 양식어류의 고른 성장을 위한 선별과정도 자동화했다.

더불어 뱀장어의 최적 생육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도 수집하고 있으며 현재 최적으로 알려진 수조의 크기나 높이, 수조의 모형 등에 대해서도 재검증하는 작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최임식 조인영어조합 대표이사는 “양식분야는 기업화된 곳이 거의 없는데다 기술공유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안돼 있다”며 “조인은 양식산업을 지식산업으로 변모시키 위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공유, 양식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데 주력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첨단양식 플랫폼 구축 ‘목표’

조인영어조합의 목표는 양식수산물의 생산·가공·유통에서부터 양식장 건설, 사료, 약품, 건물 유지·보수까지 일관 관리하는 첨단양식 플랫폼을 구축, 양식산업의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단순히 수산물을 생산·가공해서 판매하는 것을 넘어 실험을 통해 최적의 수산물 생산환경을 확보, 이를 기반으로 양식업계의 생태계를 변모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고창군 양어장 부지에 건립하고 있는 세 번째 양어장과 올 가을로 예정된 기술연구소 설립이다.

건립중인 세 번째 양어장에서는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양식되고 있는 자포니카 품종의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무역에 관한 협약) 등재에 대응, 비콜라 등 다른 뱀장어 종자의 최적 생육데이터 확보를 위한 시설이다.

이와 함께 양식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기술연구소를 건립, 미래 양식산업에 걸맞는 관리기술 개발 등을 추진하게 된다.

최 대표는 “첨단양식시설 건립부터 양식기술까지 전수해주되 이같은 건립사업으로 수익을 내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며 “기술이전에 따르는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젊은 어업인들이 양식업의 미래 비전을 보고 뛰어들 수 있도록 새로운 운동장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라고 설명했다.

유성하 조인영어조합법인 본부장도 “양식어업이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미래성장산업이 될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줘야 젊은 층이 양식업에 진출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양식업이 또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Interview] 최임식 조인영어조합법인 대표이사

“기업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돈버는 데만 치중해버리면 장사치가 되지 기업가가 되지 않습니다. 조인영어조합법인이 만들어낸 성과를 양식업계가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양어장에서 만난 최임식 조인영어조합법인 대표이사는 조인영어조합이 축산업계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양식업계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 이를 업계와 공유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GS건설 상무로 근무하다 양식업계에 와서 가장 놀랐던 점은 양식업계 관계자들이 양식업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을 재산을 빼앗아 가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각자가 노하우를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차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이 조인영어조합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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