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을 어떻게 농업에 끌어들이고, 정착시킬지 고민해야
청년 농업인 전체농가 1%채 안돼·여전히 농업인구 질적문제 '심각'

농업·농촌의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해를 거듭할수록 심각성을 더해가고 있다. 젊은 농업인의 수는 전체 농업인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만큼 더 이상 좌시키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에 우리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젊은 후계 인력 육성과 젊은이들이 돌아와 터를 잡고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농촌을 만드는 일은 어느덧 대한민국의 지상과제가 됐다.

본지에서는 이러한 농업·농촌의 현실에 대응, 실제로 농촌의 영농현장에서 미래를 개척하고 있는 젊은 농업인들로부터 청년 농업인들의 어려움과 그들이 꿈꾸는 미래에 대해 들어보는 ‘청년들이 꿈꾸는 농업의 미래-청년농부 육성방안’ 좌담회를 마련했다.

청년 농업인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전해진 좌담회 내용을 지상중계 한다.

△일시 : 2018년 5월 23일(수) 16:00~18:00
△장소 : 농수축산신문 회의실
△주최 : 농수축산신문
△좌장 : 길경민 본지 편집국장
△패널 : 강선아 청년농업인연합회장, 김수호 새삼농장 대표, 김의성 전국청년농업인선정자연합회장, 신용광 한국농수산대 교수부장, 유원상 농림축산식품부 서기관, 이소희 청년여성농업인CEO연합회 부회장, 최병문 한국청년농업인연합회장 <가나다 순>
△정리 : 이한태 기자, 김동호 기자, 송형근 기자
△사진 : 엄익복 기자

 

△길경민 국장=농업·농촌은 새로운 인력의 유입과 양성이 절실한 시점이다. 다행히 청년 농업인이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고무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청년 농업인을 유입시키고 현장에 연착륙하도록 어떻게 도울지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게 사실이다. 우선 현장에서 청년 농업인들이 느끼는 영농·양축 환경에 대해 듣고 싶다.


△김의성 회장=많은 창업농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 것은 토지의 문제다. 토지라는 기반을 갖고 시작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경영여건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영농후계자를 기준으로 보면 3년거치 7년 상환이다. 2억원짜리 땅을 사면 4년차부터 매년 2000만원씩 상환을 해야 한다. 적어도 4000만원은 소득을 올려야 빚을 갚으며 생활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농업을 통한 소득은 일정하지 않다. 가격이 보장돼 소득이 안정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강선아 회장=제반사항은 차치하더라도 청년 농업인에 대한 시선이나 인식도 개선이 필요하다. 요즘은 많이 나아졌지만 엄연한 농장주임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측면이 많다. 특히 관을 상대하는 경우 어려움을 호소하는 친구들이 많다. 청년 농업인에 대한 인식과 시선이 바뀌고, 그 역할에 대해 제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할 것이다.


△김수호 대표=축산업에 한정해 얘기하자면 축산업은 일단 높은 진입장벽이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된다. 축산을 시작하기에는 굉장히 많은 자본이 필요한데 이를 가진 청년 농업인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축산업은 대게 2대, 3대 등 후계 축산인이 물려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



△이소희 부회장=많은 후계농들이 ‘자금을 받는다’가 아니라 ‘빚이 늘었다’라고 얘기한다. 땅값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땅을 사는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다. 영농기반뿐만 아니라 정보와 네트워크에 대한 결핍이 크다. 정보를 구하기도 어렵고 체계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은 턱없이 부족하다.




△최병문 회장=현재 청년 농업인 정책은 경종을 기반으로 이뤄지기 어렵다. 이는 딸기나 하우스 등 시설원예쪽으로 집중될 우려가 있고, 여기에서 다시 수급 문제를 양산할 수 있다. 토지소유에 대한 문제도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농사를 위한 토지가 돼야 한다.



 


△길경민 국장=생산은 노력으로 가능하지만 유통 부분에서 제값을 받기는 어렵고, 현실은 지나치게 어른들 중심의 인식만이 팽배하다는 지적과 함께 높은 진입장벽에 대한 안타까움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 청년 농업인은 실제 우리 농업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 것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유원상 서기관=통계청에 따르면 청년 농업인은 9300가구로 전체 농가의 0.9% 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농업인력구조가 붕괴될 수 있는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지난해부터 청년 농업인 육성방안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동안 실시됐던 연령과 무관한 후계농과 50대 미만 전문농업인 육성 정책에서 청년농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청년들을 어떻게 농업에 끌어들이고, 정착시킬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신용광 교수부장=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보면 2015년 257만명이던 농업인은 2년만에 227만명까지 줄었다. 단순히 사람이 줄어든 것뿐만 아니라 고령화에 따른 질적인 문제까지 수반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인구의 질이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빠져나가는 사람은 있는데 청년농 비율이나 귀농 비율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귀농을 해도 5년 내에 다시 돌아가는 비율이 50%이상이다. 이는 비단 농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토의 이용 부분에서도 수도권의 인구집중과 농촌의 공동화로 나타날 수 있다.



△길경민 국장=결국 농업·농촌의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단순히 농업·농촌의 생산기반 문제만이 아니라 농촌지역 공동화에 대한 우려를 비롯해 대한민국의 문제라는 얘기로 해석된다. 그러면 청년 농업인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데 실제로 청년 농업인들은 농업·농촌에서 어떤 꿈을 꾸는지, 어떤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가.

△김의성 회장=26살에 시골 대안학교 교사로 부임했는데 당시에 대안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컸다. 대안학교를 적대시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많이 어려웠지만 18kg 사과 한 박스조차 들기 버거워 하는 어르신들이 농사짓는 모습에 먼저 도와줄 것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점차 친해지게 됐는데 사실 농촌에는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이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어른들 역시 할 일이 많지가 않았다. 농촌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 농촌의 가치를 보호하는 게 꿈이다.

△김수호 대표=처음 시작은 ‘업(業)’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일을 하고, 농수산대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공부하면서 재미와 애착이 생겼다.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고민하고, 이를 경종과 연계해 사회적 비용과 인프라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즐겁게 일하며 축산인으로서 정성을 다해 가축을 키우고, 청결한 식품을 생산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이소희 부회장=1996년 부모님의 귀농으로 본의 아니게 귀농을 했지만 도시에 나가 유치원 교사를 하다가 다시 돌아왔다. 소위 말하는 리턴 귀농인이다.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에 대해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교육농장을 운영하며 교육·체험 등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실시하고 있다. 주변에서도 디자인,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전공을 한 청년들이 농촌에서 뭔가를 하고자 한다. 농촌에 청년들이 할 ‘꺼리’가 많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강선아 회장=방학 때 잠시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러 내려왔다가 아버지 강의를 들으며 ‘땅을 살리고, 가치를 살리는 세상을 만들겠다’, ‘이 땅만큼은 다시 물들지 않고 오염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소명감이 생겼다. 아버지의 목표처럼 ‘누구나 유기농으로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농업’을 전파하겠다는 목표다. 최근에는 ‘청년 농업인이 마음껏 꿈꿀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10년 단기 목표도 세웠다. 10년 뒤에는 중년으로서의 역할에 맞는 활동을 찾을 것이다.

△신용광 교수부장=예비농인 학생들과 졸업생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아무래도 업이 중요하다. 먹고 사는 문제가 우선이다. 다음으로 유기농 등 이념적 가치, 그리고 공익적인 목표 등이 꼽혔다. 도시생활과 비교해 농촌은 여유가 있지만 그만큼 소득이 적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이 된다면 청년 농업인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청년들이 농촌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진입장벽, 공동체 생활과 관련한 문제, 편의시설 확보 등이 필요하다. 또한 스마트 농업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6차 산업화가 보다 확대돼야 할 것이다. 청년들이 꿈꾸는 농업·농촌은 예전의 농업·농촌이 아니기 때문이다.
 

축산업, 높은 진입장벽 '걸림돌'… 2·3대 후계 축산인이 물려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
예비농업인, 먹고 사는 문제 우선 꼽아… 도시생활보다 여유는 있지만 소득은 적어
승계·창업농 구분보다 영농창업인 지원 시급… 농업 시작·정착할 수 있는 제도 우선

 

▲ 지난 23일 농수축산신문 회의실에서 열린 '청년들이 꿈꾸는 농업의 미래-청년농부 육성방안' 좌담회에서 청년 농업인의 성공적인 육성을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길경민 국장=참으로 현실적인 얘기들이다. 꿈을 안고 뛰어든 농업·농촌에서 직면하는 여러 어려움에 대한 얘기도 있었다. 이러한 어려움 중 가장 큰 애로사항을 꼽는다면 뭐가 있는가.

△김의성 회장=흔히들 말하길 ‘삼무(三無)’라고 한다. 기반이 없고, 집이 없고, 돈이 없다. 실제로 창농을 위해 농촌에 내려왔지만 집이 없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문제와 함께 유통부분에서의 어려움도 크다. 이미 기존 농업인들은 도매시장에서의 오랜 유대와 신뢰관계가 구축돼 있기 때문에 창업농이 경쟁하기 쉽지 않다. 잘하는 사람을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잘 하지 못하는 사람,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들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정책을 세팅해야 하는데 이미 정책이 세팅돼서 내려온다. 이러한 정책은 지자체를 거치며 다시 변질된다. 민간을 중심으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환류체계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김수호 대표=환경 자체가 열악하고 위험하다. 하지만 이를 알아주는 이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유기농과 관행농법을 흑백논리만으로 재단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충분한 가이드라인과 이에 대한 실천이 있다면 개선이 가능한 부분이 많을 것이다. 청년 농업인을 위해서는 진입장벽을 낮추는 부분이 우선돼야 한다. 폐업과 연계한 방식도 괜찮을 것으로 보인다. 폐업으로 버려지는 시설을 활용해 창업농에게 비용을 줄여주는 것이다.

△이소희 부회장=농장을 방문하는 농업계 고등학생들에게 농업·농촌에 대해 물어보면 답변이 재밌다. 학생들은 우선 ‘돈’이 떠오른다고 한다. 다음이 ‘결혼’이다. 외국인 여성과 결혼할 것 같다고 답한다. 처음에는 웃으면서 넘어갔지만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농업·농촌은 진입장벽이 높다. 정보는 한 곳에 집중된다. 때문에 청년들은 단체나 모임을 만들어 정보를 공유한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해소를 기대해도 정작 정부 등과의 소통은 단절되기 일쑤다.

△강선아 회장=실제로 농사를 지어보면 땅만 잘 파고, 체력만 기르면 되는 게 아니다. 디자인도 해야 하고 회계, 세무 등 할 일이 산더미다. 농업인이 만능엔터테이너가 되길 요구한다. 뿐만 아니라 여성 농업인에 대한 선입견과 부정적인 인식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청년 농업인이 관심을 모으면서 어른 세대와의 보이지 않는 갈등도 생기고 있다. 막상 만나서 터놓고 얘기하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이를 해소할 만한 소통의 자리나 계기가 부족하다.

△최병문 회장=기성세대의 논리만을 너무 강요하는 부분이 힘들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적용보다는 기존 방법만을 고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또한 농업인들 역시 도덕적으로 지켜야 할 부분을 지켜나가는 가운데 스스로 안전한 농산물을 만드는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길경민 국장=지난해부터 청년창업농업인 영농정착지원제도가 도입됐다. 이에 대한 현장의 의견과 보완·개선 사항은 무엇이 있나.

△김의성 회장=문재인 정부가 농업에 대한 기조를 영농창업인 지원으로 바꿨다. 하지만 현장의 왜곡이 있다. 실제로 영농정착지원금을 받는 이들은 기존 영농 경험이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사업계획서 작성만하더라도 실적이나 영농경험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승계농, 창업농에 대한 구분보다 영농창업인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기반이 없는 이들도 농업을 시작하고, 정착할 수 있는 제도가 돼야 할 것이다.

△신용광 교수부장=일본도 유사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농업에 종사하기만 하면 다 지원해준다. 초기 2~3년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보전해주는 측면에서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 앞으로는 예산을 늘려서 실적만 낼 수 있다면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완돼야 할 것이다.

△유원상 서기관=모든 농업인에게 지원하는 것은 일종의 직접지불금 형태가 된다. 이는 굉장히 위험한 측면이 있다. 부정수급의 문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상 보조금은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에 정책의 효과가 있어야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 때문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선별이 필요하고, 기왕이면 역량을 갖춘 이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농업분야 경험이 없는 이에게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대한의 성과와 사회적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강선아 회장=정책의 시행보다는 진정성이 우선돼야 한다. 탄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정부는 빠른 시행을 원하지만 현장은 준비가 안 됐다. 일본의 경우 2년반 정도의 인턴십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 기간동안 일본 농협과 지자체로부터 추가적인 중복지원사업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보다 빠르게 정착할 수 있다. 현재 우리는 이러한 디테일이 없다. 큰 줄기만 있고, 나머지는 지자체의 몫이다. 세세한 부분이 내려오면 현장과 맞질 않는다. 지속적인 보완을 위한 전담 인력이 있어야 한다. 기존 청년 농업인 멘토 역시 일정부분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 멘토와 멘티를 정책 지원으로 갈라놓아선 안 된다. 판로 문제 역시 농협에 맡겨선 안 된다. 청년 농업인과 기존 농업인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야 한다. 기성세대와 청년 농업인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

△이소희 부회장=현재 영농정착지원제도는 현실성이 부족하다. 제도를 악용하려는 시도도 많다. 승계농 중에서도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상당부분 배제돼 있다. 시설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농업인과 노지에서 감자를 재배하는 농업인의 소득이 같은가. 승계농의 여건도 각양각색이다. 교육도 단순히 지원금을 위해 시간을 때우는 식으로 받는 이들도 많다. 교육내용이나 과정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바뀌어야 한다. 창농 예정자와 1년차, 2년차, 3년차가 같은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겠는가? 사과를 재배하면서 딸기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겠는가.

△김수호 대표=기초 복지 등에 대해서도 얘기했는데 고령의 농업인들도 농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일반 직원들도 노후가 중요하듯이 이들도 노후가 중요하다. 청년 농업인들은 이들의 노후를 뺐거나 나눠주는 것을 원하는 게 아니라 기회의 동등함과 공평함, 선발의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의 평등, 정보의 평등을 원한다. 경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눠주는 것만을 원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병문 회장=기존 청년 농업인 정책은 창농 중심이었는데 최근에는 취업농에 대한 언급도 나오고 있다. 청년이 농업에 많이 유입되기 위해서는 수출 주도형으로의 체질 개선도 필요하다. 인적 자원의 우수성을 기반으로 수출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길경민 국장=청년 농업인들이 현장에서 가져야 할 자세와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강선아 회장=청년농업인연합회는 각종 지원사업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지원사업 등에 얽매이지 않고 자립할 수 있는 활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이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중구난방처럼 보이지만 끊임없는 고민과 시도를 하고 있는 과정이다. 청년들은 공평한 기회, 평등한 상황에서 공유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아울러 지원은 책임이 연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원을 받았다면 무언가를 해야 할 것이다. 현재는 이러한 부분이 결여돼 있다. 정책이 바뀌고 책임이 강화돼야 한다.

△이소희 부회장=청년 농업인 문제가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관심 자체가 변화를 위한 시도로 보인다. 많은 청년 농업인 단체가 다른 색깔과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농업·농촌을 살리고, 미래의 청년 농업인을 육성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 농업인들의 목소리에 지속적으로 귀기울여주길 바란다.

△김의성 회장=서울시는 청년들을 지방으로 내려 보내고자 힘쓰고 있는 반면 농촌은 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다. 청년 농업인 정책에서는 생산인구를 지키고,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또 인구공동화 문제에 대한 대응도 요구된다. 복지적인 측면을 집중해 보완해야 하는 것이다. 농업뿐만 아니라 농촌의 문제로 확대해 접근해야 할 것이다.

△김수호 대표=내수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수출로 시장을 확대하고 판로를 넓혀야 한다. 이를 실질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정책이 요구된다.

△최병문 회장=청년 농업인은 현재에 안주하려 해선 안 된다. 이는 기성세대와 다를 바가 없다. 생산품으로 승부를 걸고,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청년들을 통한 혁신의 시기를 마련해야 한다. 청년 농업인들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토대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언론의 지나친 포장도 경계해야 한다. 지나치게 꾸며진 이미지로 실제 농업 현장에서 실상을 모른 채 귀농이나 창농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신용광 교수부장=농촌인구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빠르게 줄고 있다. 이런 시기에 농식품부에서 청년과 관련한 정책을 사용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다만 이러한 정책은 승계농, 창업농 구분없이 실시해야 할 것이다. 정책을 사용할 때는 기존 정책에서 플러스 해줘야 한다.

△유원상 서기관=정부의 정책이 그동안 청년에 맞춰진 적이 없었다. 이번이 전환의 시기라 생각하고 새롭게 들어온 정책이 아직은 구멍투성이에 부작용이나 악용 우려도 많지만 정책에 대한 반대보다는 어떻게 이끌지에 대한 조언을 해주길 바란다. 청년 농업인들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며 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청년 농업인 지원제도가 우리 현실에 적합한 모습으로 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길 희망한다.

△길경민 국장=‘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라 포기’라는 말이 떠오른다. 청년 농업인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길 기대하며 기성세대들 역시 청년 농업인들에 대해 ‘틀림’이라 재단할 것이 아니라 ‘다름’으로 보고 기다려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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