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해춘 조선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발효식품 중 김치와 콩 발효식품은 2006년 ‘Health'에 세계 5대 건강식품에 포함될 만큼 기능성과 영양학적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에 전 세계는 전통발효식품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고 최근 국내 소비자 동향조사에서도 소비자는 좋은 식품원료에 기능성 균주를 더해 발효된 식품이 보다 더 전문적이고 기능이 더 뛰어난 우수한 제품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효식품의 근간은 발효미생물이며 이와 같은 발효미생물이 포함된 세계 바이오자원 및 바이오소재 시장은 4조5000억원이다. 생명소재 및 자원의 세계시장은 연평균 7.2%의 급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시장이며 세계시장에서 미국이 41.2%, 유럽이 21.5% 순으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와 같이 높은 시장점유율은 이들 국가가 보다 일찍 미생물자원에 대해 선제적으로 개발하고 보존, 관리 및 산업화 연구 등의 투자를 꾸준히 해온 결과다.

생물자원을 이용할 때 그 생물자원의 출처 국가로부터 승인을 받고 이를 연구개발해 이익을 얻으면 발생한 이익을 해당자원의 출처국가와 분배해야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나고야 의정서’의 국제 협약 채택(2010년) 및 발효(2014년)에 따라 각국의 토종 발효미생물자원에 대한 주권 확보가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산업적 활용이 가능한 미생물자원 개발이 취약한 수준으로 국내 바이오시장 중 약 70%가 외국 생물자원을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나고야 의정서 발효에 따라 미생물 산업 피해국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오랜 역사와 함께 세계 5대 건강식품에 선정될 정도로 우수한 김치를 비롯한 다양한 발효식품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발효식품에는 다양한 기능의 우수한 발효미생물이 존재한다. 이와 같이 우수한 생명자원을 보유할 수 있는 보다 우월한 환경을 지녔음에도 산업현장에서 외국 생물자원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현실은 무엇 때문일까? 이는 우리가 한국 전통발효식품 미생물자원의 확보, 관리, 안전성 및 기능성 평가 그리고 이의 산업화 연구 등 종합적 연구를 그동안 미흡하게 수행한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부처 지원으로 전통발효미생물 개발 및 산업화 관련 연구가 시행되고 있음은 다행한 일이다.

전통발효식품은 우리가 조상 대대로부터 현재까지 먹고 있는 식품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서구의 인스턴트식품, 고열량식품 등이 우리의 식생활 패턴을 급격히 바꾸고 있다. 동시에 이 새로운 식생활 패턴은 각종 비만, 고혈압, 당뇨 등 대사성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발효식품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청소년들의 관심과 더불어 전통발효식품을 식생활로 연계시켜야 한다. 세계 속에서 선진 열강과 자원화 할 수 있는 생명자원을 놓고 각축해야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이 일찍부터 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초·중·고교 교과과정에 고유한 생물자원의 보고(寶庫)인 전통발효식품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그 영양학적, 기능적 우수성 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시행이 요구된다. 청소년들이 한국 전통발효식품의 우수성을 이해하고 이에 자긍심과 함께 본인들도 각자 이 분야에서 어떤 역할이라도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만이라도 된다면 한국 전통발효식품산업은 세계적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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