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업계에서 해외 시장은 수출이 아닌 수입시장으로 보는 경향이 짙다. 특히 낙농선진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로 유제품 수입량이 크게 늘어나며 자급률을 위협받는 요즘, 해외시장은 적대적인 수입국이요, 기회를 주는 수출국으로는 요원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수년전부터 우유자조금사업 중 해외공동마케팅을 명목으로 펼쳐지고 있는 국산 유제품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지원되고 있다. 유가공협회 지원금 20억원과 정부 매칭 출자금 20억원 등 총 40억원으로 진행되는 해외공동마케팅은 국내 유제품 장기간 소비 침체로 인한 낙농 유가공산업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한 사업이다. 해외시장에 국산유제품을 홍보하고 바이럴 마케팅 확산을 통해 급변하는 중국 소비시장에 브랜드 파워로 수출시장의 기반을 조성키 위해 유가공협회를 중심으로 유업체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 사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일고 있다. 정부 매칭자금이 있는데다 자조금의 사업 항목으로 있기 때문에 농가들이 사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유 중국 수출에 물꼬를 텄다가 사드 배치로 양국간 무역장벽이 강화되면서 시유 수출이 사실상 막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농가들은 과연 자조금에서 계속적으로 진행해야 할 사업인지 타당성을 검토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견 이해가 가지만 수출 사업은 지속적으로 오랜 시간 투자를 해야 하는 사업이기에 안타까움이 앞선다. 해외 박람회에 가면 해외시장으로의 수출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느낄 때가 많다. 브랜드를 알리기에 앞서 국가 이미지를 구축하고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각인시킨 후에도 적절한 현지 에이전시를 만나, 모든 것이 완벽해질 때 수출이 시작된다. 더군다나 중국은 다양한 정치적 상황이 악화돼 있는 시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리적 여건, 폭발적 시장성으로 인해 우리 유업체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시장임에 틀림없다. 오랜시간 투자하고 수많은 업체들이 중국시장의 문을 두드려왔다. 빠르면 내일, 어쩌면 다음달에 중국시장이 열릴 수 있다. 지금까지 투자해온 시간들이 헛되지 않도록 높이 나는 새가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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