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산업에서 ICT(정보통신기술), IoT(사물인터넷) 기술 등을 통해 수집되고 있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인 ‘빅데이터’의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토론의 장이 열렸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제18회 농림식품산업 미래성장포럼’은 농림식품산업 미래성장포럼과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주관으로 지난 6월 28일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됐다.

‘농식품 산업의 변신! 빅데이터로 해석한다’ 주제로 열린 이번 미래성장포럼의 주요 발표내용을 정리했다.
 

# [주제발표] ‘작물 정보의 디지털 획득·분석을 통한 농업의 패러다임 전환’ - 김형석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인구증가와 온난화 문제 등이 지속되는 지금 데이터 기반 농업이 차세대 농업혁명을 이끌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 기반 농업을 위해서는 센서를 활용한 정보의 수집과 수집된 정보의 분석이 가능해야 하며 데이터가 서비스 또는 농기계 제어를 통한 활용으로 연계돼야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전체 체계가 디지털화돼야 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농가 간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센서, 위성 관측 등을 통해 농지와 작물 상태를 측정, 작물의 성장 단계별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데카르트 랩스(Descartes Labs)란 스타트업은 위성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시계열적으로 분석, 새로운 패턴을 예측해 미국 농무부보다 정확한 옥수수 수확량 예측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영상기반 작물 생육데이터 측정 기술, 스마트팜 작물에 적용 가능한 학습 기반의 영상 분석 기술 등을 개발해 체계적인 데이터 획득, 분석, 모델링이 가능한 데이터 기반 농업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데이터 기반 농업은 품종, 작물 생육 정보, 재배 방법 등이 디지털 방식으로 서술될 수 있어야 한다. 때문에 이러한 데이터를 어떻게 디지털로 표현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 김형석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주제발표2] ‘식품 빅데이터를 활용한 융복합 비즈니스 창출’ - 강병철 (주)인실리코젠 연구소장

농식품 산업은 빅데이터를 통해 정밀화와 개인화를 지향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람마다 몸에 맞는 식품이 있다는 영양 유전체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농식품 빅데이터와 개인별 유전체 정보, 생활 패턴 정보 등을 과학적 근거와 융합해 개인 맞춤형 식품 추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일례로 유전자·건강기능식 데이터 융합을 통한 맞춤형 건기식 사업, 비만과 식품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다이어트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유전자·건강검진 데이터를 활용한 헬스케어 사업 등이 현재 추진되고 있다. 대부분이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밀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이다.

앞으로는 기능성 소재의 발굴이나 제품 개발을 위해 식품 성분과 인간의 생리작용에 대한 복잡계 정보(바이오정보)가 융합되고 연구정보의 빅데이터까지 활용한 농식품 산업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주제발표3] ‘유전적 빅데이터와 순행유전학적 기법을 활용한 질병저항가축 신품종 개발 전략’ - 홍성출 전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의 각 형질은 암호화돼 있는 유전자 염기서열에 의해 결정된다. 이 염기서열을 1000페이지 책으로 출판하면 3500권이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정보가 담겨 있다. 각 생명체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가장 대표적인 빅데이터인 것이다. 이러한 빅데이터에서 AI(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유전자를 찾는 등 우수한 형질의 유전자를 찾는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

AI 바이러스에 저항하는 유전자는 닭 집단에서 명백하게 관찰되고 있다. 이러한 AI 저항 유전자를 찾는 방법은 순행유전학적 방법이 유일하다. 순행유전학적 방법은 AI 발병 집단과 일반 집단 간 유전자 염기서열 차이를 비교해 조류독감 저항 형질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발굴한다. 순행유전학적 방법으로 AI 저항 유전자를 찾아내기만 하면 AI에 저항하는 닭 품종을 개발할 수 있다. 이처럼 순행유전학적 방법을 동물의 육종개발에 적용하면 농업 분야에 획기적 진전을 가져올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 조지 비어스(George Beers) 와게닝겐대 연구소 박사가 기조강연을 발표하고 있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조지 비어스(George Beers) 와게닝겐대 연구소 박사가 ‘빅데이터 기술 활용에 따른 농식품 산업 패러다임 변화’ 주제 기조강연을 발표했다. 그는 자신이 프로젝트 매니저(PM)를 맡고 있는 인터넷 식품·농장 프로젝트 ‘IOF2020(Internet of Food&Farm 2020)’의 주요내용으로 클라우드, IoT 등을 활용해 농·식품·유통업 종사들로부터 작물생육 및 병해충 정보, 재배 방법 등을 수집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IOF2020은 유럽연합(EU)이 지난해부터 4년간 추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로서, 개방형 농가정보 플랫폼 개발 등을 통해 누구든 농식품의 생산·유통·소비 단계에서 필요로 하는 데이터와 사례(Use case)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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