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절기 비축 물량까지 감소
정상적 가격 상승세 아닌 휴지기제 따른 '수급불안' 원인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오리농가 휴지기제가 해제된 지 4개월여가 지났다. 바닥을 치던 오리 가격은 복경기가 찾아오면서 한달 사이 20% 이상 가격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리농가 휴지기 시행이 오리 수급 문제 등 오리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예상됐던 문제들이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지만 오리농가 휴지기제는 별다른 개선 없이 오는 10월 재시행을 앞두고 있다.

오리농가 휴지기제, 과연 괜찮을까. 오리농가 휴지기제의 영향과 향후 방향, 대책까지 집중적으로 검토해본다. 
  
<上> 오리가격이 오르고 있다.
<中> 오리농가 휴지기제, 영향은
<下> 오리농가 휴지기제, 대책필요하다

  

# 오리 가격 상승

지난해 물량부족으로 가격이 높았던 오리가격은 올해 5월까지도 생체오리 3kg 기준 8000원선으로 보합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5월 오리과잉 사태로 가격이 하락추세를 보이며 가파르게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 6월 3kg 기준 5607원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복경기가 시작되면서 한달 사이 가격이 20% 이상 상승, 지난달 말 생체오리 3kg 기준 7400원을 기록했다.

복경기 오리 가격상승은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평년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빠르게 올라가는 것에 오리 업계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상적인 가격 상승세가 아닌 오리농가 휴지기제에 따른 수급 불안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2차 겨울철 오리농가 휴지기제로 3개월씩 두 번의 공백이 발생, 겨울철 비축돼야 할 오리고기 물량이 줄어들면서 복경기 생체오리 가격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오리업계의 한 관계자는 “복경기를 앞두고 오리 사육마릿수가 늘어나도 그 전의 비축물량이 가공용으로 소진돼 일반 소비를 담당해 왔다”며 “그렇게 되면 생체오리는 복경기 특수물량으로 소진돼야 하는데 휴지기제로 공백이 생겨 전체적인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 두 번의 휴지기, 260여 농가 약 350만마리

중앙정부의 오리농가 휴지기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차,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2차에 걸쳐 시행됐다. 180농가가 오리 휴지기제에 포함됐고 265만마리의 오리사육이 휴면에 들어갔다. 안성시를 포함한 충북, 충남, 전남 등 지자체의 지원사업으로도 휴지기제가 시행됐다. 지자체를 포함한 전체 휴지기제를 감안하면 농가는 260농가로 늘어난다. 또한 약 350만마리의 오리가 2회전하는 물량이기 때문에 약 700만 마리의 오리사육이 휴지기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올해 6월 기준 2000마리 이상 오리 사육 농가수는 624농가, 총 1048만8000마리의 오리가 사육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한다면 휴지기제에 들어간 농가는 전체의 40%에 해당한다.

업계는 휴지기제 시행이 오리 전체 사육마릿수에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휴지기제가 계속적으로 시행되면 오리 수급에는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가금업계의 한 전문가는“육용오리 입식 후 43일 정도면 오리가 출하되기 때문에 휴지기제에 들어갔던 농가들이 입식물량을 늘려 전체마릿수는 비슷한 수준이 되더라도, 시기적으로 오리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휴지기제 이후 농가가 다시 재입식을 할지도 미지수로 전체적인 오리 농가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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