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치즈 고집…품질로 승부수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생산 첫해 200만원…3년만에 1000만원 소득 가능성 확인

목장형 유가공은 한계…협동조합형 적극적 마케팅 절실


3대째 낙농업을 하며 대한민국 낙농업의 역사를 쓰고 있는 목장이 있다.
 

경기 양주시에 위치한 원주목장은 대를 잇는 낙농업으로 모범이 되는 목장이다. 특히 35세에 목장을 물려받은 2세 고상헌 원주목장 대표는 아들에게 30대에게 목장을 물려주겠다고 결심하고 이를 실천했다.
 

성공적인 2세 승계로도 유명한 원주목장은 최근 고 대표의 새로운 사업인 목장형 유가공으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원주목장의 우유가 아닌 치즈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고상헌 대표를 만나보자.

▲ 아들이 지어준 치즈 공방앞에서 <사진 왼쪽부터>고상헌 원주목장 대표와 아들 고재열 부장이 사진을 찍고 있다.

# 유가공으로 새롭게 시작
 

고 대표는 개량으로 낙농업계에서 유명한 사람이다. 특유의 성실함과 빠른 결정력으로 목장을 성장시켜왔고 선진지 연수 등을 통해 새로운 것을 익히고 배우기로 유명하다.
 

“목장을 하면서 개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일본이나 선진지 연수를 가면서 대한민국의 낙농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고 개량을 하면서 목장을 성장시켜 나가는데 몰두했죠. 아들에게 목장을 물려주고 나서 무엇을 할까 가장 많은 고민을 한 것 같습니다.”
 

아버지에게서 35세 목장을 물려받았다는 고 대표는 아들인 고재열 부장에게도 30대에 목장을 물려주고 싶었다. 일본에서 처음 본 목장형 유가공은 아들에게 목장을 물려주고 난 후 할 수 있는 일로 생각됐다. 평생 해온 낙농의 일이면서도 새로운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는 것이 맘에 들었다.
 

“캐나다와 미국 등 선진지 연수를 가면서 목장형 유가공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졌습니다. 국내 대학 등에서 목장형 유가공 교육을 받고 외국에서 정보를 가져오면서 3년 전부터 치즈를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치즈를 생산한 첫해 200만원의 치즈를 팔았다는 고 대표는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들에게 목장 경영을 모두 맡기면서 아들은 사료를 과감히 바꾸고 창고를 없애고 그 자리에 아버지를 위해 유가공장을 지어줬다.
 

“카길애그리퓨리나의 멀티믹스를 도입하면서 비트나 면실을 저장했던 창고를 없앨 수 있었습니다. 아들은 그 자리에 유가공장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더라구요. 작업실이 아닌 제대로 된 유가공장을 아들덕에 시작할 수 있었죠.”

# 치즈 판매 갈수록 늘어
 

▲ 고상헌 대표가 직접 만든 치즈. 치즈를 판매한지 3년만에 연 10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고 대표는 치즈를 만들어 판매한지 3년만인 지난해 1000만원의 소득을 냈다.
 

“얼마 안된 초보 유가공업자인데 전국 치즈대회에 치즈 4점을 가지고 갔어요. 그런데 3점이 입상을 하더라구요. ‘아 이거 되겠구나’ 싶더라구요.”
 

시행착오도 많았다. 선진지에서 가면 반드시 치즈를 먹어보고 연구를 했다. 네덜란드의 수제치즈는 냄새가 강했고 수입코너에 치즈는 너무 짰다. 보편화된 한국형 치즈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을 고민하고 돈을 버는 것 보다는 맛있는 한국형 치즈를 만드는데 골몰했습니다. ‘돈은 아들이 버니까 나는 까먹지만 말자’는 생각이 강했죠. 치즈 만드는 분들이 보면 고집이 있더라구요. 저는 소비자가 좋아하는 치즈가 제일 좋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맛있는 치즈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름아름 판매하던 원주목장의 치즈는 이제 제법 인기가 있다. 판매량도, 금액도 상당하다.
 

“목장형 유가공의 한계가 있지요. 공동공장을 만들어 공동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품력이 있는 목장형 유가공제품이 많기 때문에 협동조합형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한다면 대한민국에서도 에멘탈 치즈마을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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