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배추수급 '이상 無'
8월 말 이후 홍수출하…도매가 큰폭 하락 우려

▲ 대아청과 임직원과 산지유통인이 배추 작황과 향후 출하 전망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지난달 31일 폭염이 보름이상 지속된 강원도 지역의 완전고랭지 배추재배지역은 작황 저조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듯 정상적으로 자라고 있는 배추들이 장관을 이뤘다.

농업인들이 장마에는 장사 없지만 폭염에는 배추를 어떻게든 살려낸다는 말을 하는데 말 그대로 육안으로 본 배추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폭염으로 농가 생산비가 조금 더 들어간다는 것이 농업인, 산지유통인들의 말이었다.

이번 완전고랭지 배추 재배지 탐방은 대아청과와 함께 이뤄졌으며 산지유통인, 농업인들을 만나 현재 작황과 향후 출하전망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완전고랭지 배추 수급은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고랭지 등에서 생육이 멈춰 출하가 지연됐던 물량이 몰리면서 홍수출하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지금 배추 가격이 높다고 소비지에서 아우성을 치고 있지만 생산비가 3.3㎡(평)당 3000원 이상 더 투입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도매가격이 더 높게 형성돼야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습니다”

강릉 안반데기에서 배추를, 고랭지 지역에서는 무를 재배하고 있는 조용학 씨는 “지난해에는 잦은 비로 인해 일부지역이 유실돼 피해를 입었지만 올해는 비 피해가 없어 이달 말 이후 출하될 배추의 작황이 좋다”며 “일부지역에서 폭염으로 물을 대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완전고랭지 지역은 몇 년 전 가뭄이 극심했을 때 스프링클러를 비롯한 물탱크 등의 지원이 이뤄져 대부분 자체적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며칠 전 소량으로 내린 비로 배추가 웃자랄 수 있어 억제제를 줘야 할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조 씨 외에 산지유통인들도 생산비는 평년보다 더 들었지만 이달 말 이후 홍수출하로 도매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까 우려하고 있다.

산지유통인들은 “배추 10kg 한 망이 1만원 정도만 돼도 밥상 물가의 주범으로 몰려 소비지에서 난리가 나지만 홍수출하 등으로 가격이 바닥을 치면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다”며 “높아진 포전매매 가격에 매년 상승하는 생산비 등을 고려할 때 고랭지에서 더 이상 배추를 재배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배추 10kg을 김치로 먹을 경우 4인 가족이 한 달을 넘게 먹어야 함에도 밥상물가 상승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의 농산물 가격을 비교할 때 평년대비 상승, 하락 등으로 얘기하고 있는데 소비가 대부분 이뤄지지 않은 세월호 사고,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제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정수 대아청과 대표이사는 “완전고랭지 배추는 폭염, 가뭄 등으로 인한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아 이달 말 이후 홍수출하로 가격이 곤두박질칠까 우려된다”며 “매년 7~8월에는 김치공장에서 봄배추를 저장했다가 김치를 담그고, 일반소비도 없기 때문에 고랭지지역에서 출하되는 배추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가격을 얘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이사는 “정부에서 배추가격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명확하게 규명하지 않으면 배추 재배농업인들이 살아남기 어렵다”며 “중국산 김치의 국내 반입증가와 배추, 김치 소비 감소로 이들의 삶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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