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농촌형 생산자협동조합의 패러다임 제시 ‘청도축협’

사료·축산물유통, 조합이 100% 책임
조합 경제사업 자생력 UP·농가 손실보전 제도화...전이용률 높아
고효율 자체사료 개발로 사료비 절감...지역농가에 年20억 소득향상
박유신 기자l승인2018.10.0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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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상생’과 ‘협력’이라는 협동조합의 핵심가치를 농촌현장에서 실천하며 농촌형 생산자협동조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조합이 있어 화제다. 

경북 청도군 청도읍에 위치한 ‘청도축산농협’(조합장 김창태)은 사람중심의 상생경제를 지향하는 가치철학과 조합원, 협동조합 그리고 민간기업 간 협업으로 농촌형 협동조합으로써 생산자협동조합이 가야할 방향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 ‘최초’가 어색하지 않는 조합

“축산농가 조합원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바로 사료비와 판매문제일 것입니다. 이들 두가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한우산업의 성패가 달려 있습니다. 이에 조합 경제사업의 자생력을 높이고 조합원의 소득증대를 위해 사료와 축산물유통은 조합이 100% 책임지고 있습니다.” 

김창태 조합장은 ‘농가가 근심 없이 열심히 생산한 축산물을 좋은 조건으로 판매해 주는 역할’이 생산자협동조합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는 확고한 소신아래 조합의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런면에서 청도축협만큼 경제사업에 있어 ‘최초’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조합도 드물다. 대표적인 예가 축산물유통사업과 사료사업이다.

# 민간기업과 협업으로 축산물유통의 새로운 모델 제시

청도축협은 2015년 6월 자체적으로 한우유통시스템을 구축, 농가의 고민을 완전히 해소해 주고 있다. 사전예약 출하와 근출혈로 인한 농가 손실보전의 제도화 등으로 혹시 모를 조합원의 피해까지 사전에 방지해 조합원의 전이용률이 매우 높다.

여기에 지난 4월에는 경북 영천에 ㈜품이라는 100% 청도축협의 한우만을 취급하는 축산물유통 전문회사 설립에 투자해 주주로서 참여하고 있다. 유통 자회사 성격의 이 회사는 설립 전부터 전국 최초로 지역협동조합과 민간기업간의 역할분담과 협업구조의 신 사업모델이라 평가 받으며 주목을 끌었다. 이후 원활한 경영을 이어가며 설립 초기 1일 15마리를 취급하던 사업물량이 요즈음은 30마리 가량으로 늘었다.

김 조합장은 “앞으로 1일 60마리까지 취급물량을 늘려 조합의 한우고기 유통 역량을 강화하고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개선하는데 선도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 8월 말 현재 청도축협의 한우유통사업 실적은 212억원으로, 이대로라면 올해 380억원의 실적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합설립 이래 최대실적이다.

# 자체사료 개발 통한 사료비 절감, 연간 20억원 소득향상 기여

▲ 청도축협이 축산물 100% 책임 판매와 자체사료 개발로 농가에 실익을 제공하며, 지역축산을 이끌고 있다. 사진은 축산물프라자 오픈식 모습.

한우생산비 절감을 위해 고효율의 자체사료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도축협은 사료·사양관리 컨설팅 전문업체인 ㈜피더스텍과 지역 축산농가들이 모여 설립·운영중인 ‘청도 참다운 한우영농조합법인’과 오랜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해 3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방식으로 조합자체 배합사료 ‘청도청정한우’를 출시했다. OEM방식으로 사료 가격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다보니 타 배합사료보다 포대당 1700원가량의 가격절감 효과는 물론 사료품질 역시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어 그해 8월에는 ‘청도청정 육성 TMF’와 싸움소 전용사료인 ‘왕중왕 TMR’도 출시, 고급육 생산은 물론 소싸움으로 유명한 ‘청도 소싸움’의 경기력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청도군으로부터 지대비를 보조 받는 대신 포대에 청도 소싸움 홍보문구를 새겨 넣는 군 보조사업에도 참여, 조합으로서는 사료가격을 낮출 수 있고 지자체로서는 지역 축제를 홍보하는 조합과 지자체가 함께 ‘윈-윈’하는 상생의 모델로서 주목받고 있다.

김 조합장은 “사료출시 1년만에 월 1700여톤의 판매량이 현재는 2700여톤으로 성장했고 고효율의 사료를 적정가격에 공급해 지역농가에 연간 20여억원의 실질적인 소득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 전국구 한우브랜드로 성장 위한 준비 한창

청도축협은 최근 또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바로 ‘우량송아지 생산기반 조성사업’이다.

청도축협은 올해 지역내 우량 송아지 생산 공급을 위해 국비사업으로 2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현재 4만9590㎡(1만5000평)의 부지 구입을 마친 상태로 내년 연말부터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총 50억~60억원 가량의 만만치 않은 사업비가 필요한 만큼 조합 자체적으로는 부담이 크다는 판단 아래 외부자본 유치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의 한우개량을 위해 경북도사업으로 ‘번식우 육성사업(한우개량단지)’을 추진중이며, 청도군·경남경상대와 공동으로 수정란 이식사업 등을 추진하는 등 한우 능력향상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조합장은 “지난해 군수가 직접 조합원으로 가입하는 등 지자체의 관심도 큰 만큼 관내에 질 좋은 송아지를 공급, 청도라는 청정 이미지를 부각시킨 청도만의 특별한 전국구 한우브랜드를 육성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조합과 조합원이 함께 성장하는 롤모델 조합이 될 것

김 조합장은 현재 본부 1층 사업장 한편에 마련된 조그만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당초 2층에 번듯한 조합장실이 있었으나 지금은 직원들의 회의실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조합장은 “조합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선 임직원간, 조합원간의 상호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에 나 자신부터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사업장으로 집무실을 옮겼다”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조합이 조합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 농가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도 가능하다”면서 “농촌형 조합으로서 어렵고 힘들지만 조합과 조합원, 축산발전을 위한 대안으로서 모범답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최일선에서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김 조합장은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도 협동조합의 롤 모델인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이나 덴마크의 대니쉬 크라운과 같은 세계적인 협동조합들이 나타나야 한다”며 “청도축협도 경제사업을 기반으로 자체 경쟁력 제고를 통해 국내·외 시장을 무대로 영역을 넓혀 나가겠다”고 피력했다.


박유신 기자  yusinya@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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