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개선·사양기술 개발 적극...생산·소비자·정부 함께 고민
수출경쟁력 제고 '선택 아닌 필수'

[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상) 유럽의 동물복지
(하) 시사점은

최근 들어 동물복지에 대해 관련단체는 물론 소비자들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반려동물은 말할 것도 없고 이에 동반해 소, 돼지, 가금류 등 산업동물에 대한 동물복지도 갈수록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한돈협회가 최근 덴마크와 네덜란드를 방문, 양돈을 중심으로 동물복지와 관련한 현지조사를 진행했다.

현지조사 내용을 토대로 양돈을 중심으로 한 유럽의 동물복지는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상, 하에 걸쳐 자세히 살펴본다.

▲ 조사단이 덴마크에서 종부사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 덴마크·네덜란드 모두 양돈 강해
한돈협회의 손종서·고권진 부회장과 함태성 강원대 교수, 김유용 서울대 교수 등이 함께 한 현지 출장 조사는 축산에서 동물복지 문제가 부각되면서 정부의 축산환경 종합대책 등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8월31일부터 지난달 7일까지 8일간 덴마크와 네덜란드에서 이뤄졌다.

덴마크는 인구수 575만명보다 돼지가 더 많은 나라로 양돈 3300농가가 돼지 모돈 120만마리, 자돈 생산 마릿수 3960만마리(2016년 PSY(모돈마리당연간이유마릿수) 32.1마리, 2017년 33마리 추정)를 보이고 있고, 30kg 자돈을 독일과 폴란드 등에 2160만마리 수출하고 있다. 연간 도축마릿수는 1800만마리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네덜란드는 인구수 1688만명으로 양돈 5100호가 모돈 100만마리를 사육하고 있고 자돈 생산 마릿수 3100만마리(2016년 PSY 29.8마리, 2017년 31마리 추정), 30kg대 자돈수출은 1600만마리, 도축 마릿수는 연간 1500만마리를 기록하고 있으며 자돈 수출로 인해 도축마릿수가 적어 도축장의 가동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덴마크 신규 양돈장 임신스톨 제거 의무
현지 출장 조사단이 동물복지 적용 종돈장(Avlscenter Trekanten I/S), 일반 농장(Gammel Allestedgaard), 덴마크 양돈연구소(Danish Pig Research Centre) 등을 살펴본 결과 동물복지 적용 종돈장은 모돈 1300마리 규모로 프리 엑세스 스톨(Free access stall)을 운영했다. 기본적으로 덴마크는 수출국가이고 돼지 생산마릿수가 많기 때문에 덴마크 정부가 다른 나라보다 동물복지에 있어서 더 앞서는 부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경우 이미 2013년부터 임신스톨을 없애기로 했고 신규농장은 의무사항이며, 기존의 경우도 인공수정 후 착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임신스톨을 4주간만 허용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는 동물복지를 한 뒤 농가수가 약 10%정도 감소한 것 같다는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덴마크 종돈장에 적용된 프리 엑세스 스톨은 스톨 중간에 넓은 공간을 둬 돼지가 마음껏 움직일 수 있고 양 옆의 스톨은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한 구조를 갖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면적이 많이 소요되는 단점도 드러내고 있다.

조사단이 방문한 덴마크 일반 농장의 경우 모돈 700마리(4주후 군사), 600마리(3주후 구나) 2개 농장을 운영 중이었고 PSY 37.8마리, 모돈회전율 2.38을 보이는 곳으로 700마리 농장의 성적이 더 좋은 상황이며 임신사에 ESF(자동군사급이기) 6대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대당 약 60마리가 이용하고 있는 ESF에서 사료를 먹고 나갈 때 입구가 두 개가 있는데 한 곳은 일반 돼지, 다른 곳은 백신을 맞거나 이상이 있을 때를 자동 확인해 구분 운영되고 있다.

최재혁 대한한돈협회 기획팀장은 “덴마크의 ESF는 힘센 돼지 한두마리가 ESF 입구를 막고 있어 일반 돼지들의 사료 섭취에 어려움이 있고 관리를 위해 노동력이 많이 드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 영국, 스위스, 노르웨이 등 동물복지 요구 커
조사단은 네덜란드 양돈협회, 와게닝겐 축산연구소, 군사급이기 개발·판매업체인 네답(Nedap) 본사 등도 방문했다. 네덜란드 양돈농가는 공기 정화기 등의 비용이 높아 투자에 엄두를 못내는 작은 농가는 상대적으로 폐업에 내몰리고 있는데다 지난해 다른 산업의 수익이 좋았던 반면 양돈 농가들은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분뇨처리, 동물복지 등은 수출국간 치열한 생존경쟁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측면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998년부터 유럽 내 그룹하우징(군사사육) 개념이 도입되고 연구를 거쳐 2008년 법안이 통과돼 2013년부터 동물복지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동물복지 얘기가 나오고 시행되는데만 약 15년이 걸렸고 주로 영국, 스위스, 노르웨이 등에서 동물복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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