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하차거래에 대해 농업인들이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차상거래품목의 하차거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물류비, 포장비 등의 비용이 기존 출하시보다 추가적으로 발생해 농가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총각무, 양파 등의 하차거래 추진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가 제기됐지만 서울시공사는 물류효율화,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을 위해 차상거래품목의 하차거래가 필수적이라고 밝히며 하차거래의 틀이 잡히면 농업인들의 수취가격이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파와 양배추를 재배하는 농업인들이 또 한 번 농산물 가격이 높게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밀어붙이기식으로 하차거래를 추진할 경우 농업인들은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렵고 가락시장 출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최근 제주도, 타지역에서 양배추를 재배하는 농업인 500여명이 서울시청 광장에 모여 농가의 부담 가중뿐만 아니라 가락시장 반입량 감소에 따른 도매가격 상승으로 소비자들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양배추와 대파 재배농업인들은 지속적인 협의 없이 일부 의견 수렴을 통해 졸속으로 하차거래를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공사의 행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공영농수산물도매시장은 기본적으로 생산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수취가격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야 한다. 그러나 서울시공사는 최근 몇 년 전부터 소비자가 찾지 않는 농산물을 제대로 된 가격을 받기 어렵다며 소비자 편익을 더 중시하고 있다.

또한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대응하고 도매시장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차상거래 품목의 하차거래는 필수라고 말한다.

농산물의 포장화, 물류효율화 등이 도매시장에서 필요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생산자에게 부담을 떠안기며 서울시와 서울시공사의 가이드라인에 맞지 않을 경우 가락시장에 출하할 수 없다는 태도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의원들은 서울시 국감에서 가락시장 하차거래가 농가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한 바 있으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도 성명을 통해 하차거래 추진으로 포장개선을 위한 비용 및 인건비 증가, 파렛트 적재에 따른 적재량 감소로 인한 추가 물류·운송비용을 농가가 떠안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시공사와 도매시장법인들이 일부 비용을 지원하고 있지만 단기간 지원에 불과해 농가의 부담을 해소할 수 없다. 농업인, 농민단체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까지 지적하고 있는 농가의 부담 가중에 대해 서울시와 서울시공사는 다시 한 번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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