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지난 25~26일 이틀간 우리 쌀을 원료로 한 가공식품 및 전통주 전시회를 개최한 것은 지속적인 쌀 소비 감소세를 억제하기 위한데 따른 것이다. 1984년 130kg에 달했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1989년 120kg, 2001년 88.9kg, 2009년 74kg, 2015년 62.9kg 등으로 매년 줄어들었다. 더욱이 지난해는 60kg 아래로 떨어졌고,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2024년에는 51kg까지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쌀 소비량의 지속적인 감소는 생산기반도 위태롭게 만들었다. 1987년 126만2000ha였던 벼 재배면적이 1991년까지는 120만ha 수준을 유지하다가 1995년 110만ha, 2004년 100만ha, 2015년 79만9000ha로 주저앉았다.

쌀 소비를 확대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고, 농협이 이번에 개최한 ‘2018 우리쌀 가공식품·전통주 한마당 대축제’는 쌀 소비촉진의 일환으로 알려져 시의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쌀 소비를 촉진하고, 과잉생산에 따른 쌀 재고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전환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쌀의 변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실제, 이번 행사에 출품된 제품들은 쌀을 원료로 한 가공제품들이 주를 이뤘다. 제주마미의 호끌락칩스, 모던밀의 떡스틱, 웬떡마을영농조합법인의 연잎밥, 칠갑농산의 똑쌀떡국, 참미소의 꽃송이버섯쌀눈 등은 그야말로 쌀의 화려한 변신에 성공했다.

이들 제품은 편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이색적이어서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화요41, 유기농이도14, 천비향, 미소하루 등 전통주도 고급스러우면서 부드러운 목넘김을 자랑해 쌀 용도의 무궁한 확장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애국심만 가지고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보다는 쌀의 변신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을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더욱이 1인당 연간 소비하는 밀가루 양이 35kg에 달하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를 쌀가루로 대체할 수 있는 방법 또한 함께 고민해야 한다. 농협이 제과업체인 오리온과 합작공장을 설립해 쌀 과자를 만들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쌀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주식으로 식량안보의 마지막 보루이다. 그러함에도 과잉생산과 소비감소로 인한 비정상적인 쌀값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원물로서의 쌀 소비촉진과 함께 쌀을 원료로 한 가공식품 확대로 쌀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인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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