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라는 별도 영역으로 분류돼야
인식 확대·환경친화적 특성 감안 지원 등 제도개선 필요

[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글 싣는 순서>
-(상)급성장하는 세계시장, 답보하는 국내시장
-(중)농약과 친환경 농자재 기로에 서다
-(하)어떻게 나아가야 하나

생물농약은 화학농약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며 상호보완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모으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러한 단계에 이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생물농약에 대한 인식 확대와 체계적인 관리 그리고 환경친화적 특성을 감안한 지원 등 제도개선 요구가 높다.

# ‘Bio pesticide’ 영역 구축돼야

작물보호제(농약) 관련 연구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생물농약시장의 확대와 기술력 신장을 위해서는 생물농약이 ‘바이오(Bio)’라는 별도의 영역으로 분류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국내에서 생물농약은 농약의 한 종류로 분류될 뿐 생물농약이라는 별도의 영역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높은 발전 가능성과 함께 화학농약과 구별되는 특성으로 별도로 규정,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유럽 등에서는 생물농약을 중심으로 ‘생물학적 농약(Bio pesticide)’을 별도로 구분, 하나의 분야이자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물농약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와 관리, 지원이 가능해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농약의 한 종류 내지는 친환경 농자재와 유사한 농자재정도로 인식되는 등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학계와 연구소들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 생물농약 분야에 대한 인식 확대해야

생물농약은 아직 화학농약 만큼의 시장규모나 개발정도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많은 가능성으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식이 낮다.

우선 생물농약은 화학농약에 비해 적은 시간과 비용이 투자된다. 게다가 미생물 등 이미 지구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활용하기 때문에 자연이나 환경 특히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또한 천적관계를 기본적인 작용기작으로 삼고 있는 만큼 내성이나 저항성 문제가 없으며 독성이나 토양잔류에 대한 우려도 없다.

이처럼 화학농약이 안고 있는 숙제들을 해결하고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생물농약 분야에 대한 인식을 개선키 위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현재 생물농약도 그 이름에서 ‘농약’이라는 인식이 강해 친환경 재배농업인 등 일부 농업인들로부터 거부감을 갖도록 만들고 있다. 또한 친환경 농자재처럼 취급될 경우에는 농약으로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 하고 있다.

이에 생물농약에 대해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인식확대를 위한 구분 및 홍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 친환경 농자재에 준하는 지원 이뤄져야

현재 많은 생물농약들이 친환경 농자재로 등록되고 있다. 그 주된 원인은 등록이 쉽고, 편하며 정부나 지자체 등의 지원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생물농약일 때보다 적은 비용과 수고로 등록이 가능하며 보조금 지원이 이뤄질 경우 판매도 훨씬 수월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생물농약이 병해충을 방제하는 하나의 농자재로서 제대로 자리잡고 확대되기 위해서는 친환경 농자재로 등록돼 공급될 때와 마찬가지로 각종 보조금 대상으로 적용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같은 생물농약이 등록에 따라 보조금 적용대상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 있다는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제도권 내에서 정착해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빼앗은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작물보호제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이미 해외에서는 생물농약을 하나의 분류로 구분해 이에 맞는 연구와 개발이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며 “우리나라도 생물농약에 대한 등록부터 유통, 판매 단계까지 체계화된 제도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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