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남종·이한태·서정학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농산업분야의 어려움이 계속 이어졌다.
농기계시장은 외형적으로는 내수시장과 수출시장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정착 업체들의 수익률이 바닥을 치며 경영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작물보호제시장은 PLS(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 전면시행 예고로 구매물량이 급감하며 경영악화가 심화됐으며, 비료시장 역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어려운 한해를 보냈다.
올 한해 농산업을 결산했다. [편집자 주]

■ 농업기계

- 내수시장·수출시장 신장세 불구 영업이익 줄어들어 ‘속 빈 강정’

2018년 올 한해 농기계시장은 지난한 침체기를 벗어나 다소나마 회복세를 보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영업이익은 줄어들어 과거 3~4% 대에 이르던 수익률이 1%대로 급락, ‘속빈 강정’ 모양세를 보이고 있다.

# 농기계 내수 시장 성장세, 2조2500억원대

농기계업계는 올해 전체 내수시장은 지난해 대비 4.3% 늘어난 2조25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중 정부융자지원사업 실적은 밭농업기계 임대사업 확대와 농협 지원사업 확대로 8% 가량 증가한 9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신장세를 이끈 기종은 트랙터로, 농협중앙회가 집계한 정부융자지원 실적을 보면 11월 말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수량은 11.1%, 금액은 13.3% 늘었다. 반면 수도작 대표기종인 콤바인과 승용이앙기는 임작업이 활성화되면서 대형화, 고성능화로 절대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수량이 지난 11월 말 융자지원 기준 각각 6.8%, 8.5% 줄었다. 이 외 중소농기계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트랙터 부착형 작업기는 트랙터 시장성장세에 맞춰 수량은 10%, 금액으로는 18% 이상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조사료생산장비를 필두로 하는 축산농기계의 침체는 지속되고 있지만 스마트팜 사업 확대 등의 영향에 따라 시설자재 관련 농자재사업은 지속적인 시장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 미국·우즈베키스탄 수출실적 호조

농기계 해외 수출실적은 올 3분기 현재 7억4600만달러로 전년대비 20.3%나 증가했다. 이러한 수출신장세는 미국과 우즈베키스탄 등에 대한 수출 호조에 입각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분기까지 미국에 트랙터와 관련 부착작업기 수출은 4억9300만달러와 3700만달러로 전년대비 각각 37%, 21%나 늘었다. 4분기에는 우즈베키스탄에 시설농자재 수출이 크게 늘어날 전망으로 연말까지 농기계수출은 전년대비 25%이상 신장한 11억2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 농기계업계 체감온도는 ‘썰렁’

내수시장과 수출시장 모두 신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상 농기계업계에서 느끼는 체감온도는 그리 포근하지 않다. 우선 대동공업, 국제종합기계, 동양물산기업, LS엠트론 등 종합형 업체 영업이익이 갈수록 떨어져 2~3%에 달하던 수익률이 1%대로 떨어졌다.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더 심각해 사회적 이슈인 최저임금 상승과 주 52시간 근로제 영향 등으로 필요한 인력확보는 물론 크게 늘어난 인건비 등으로 기업 운영에 애로가 커지고 있다는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연구개발 등 투자에 대한 여력부족으로 이어져 산업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 농협농기계은행 사업 ‘현상유지’

농협에서 운용하고 있는 농협농기계은행사업은 올해 농축협 합병과 사업중단 등으로 참여농축협이 감소해 지난해 727개소에서 721개소로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농기계은행 자금지원은 1조원대로 지난해 1조1000억원 대비 90% 달성률을 보였다. 신규농기계는 799대, 농작업 대행은 1126ha 등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직파재배면적은 지난해 5.8ha에서 올해 8.9ha로 크게 늘었으며 방제작업은 249ha로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했다.

■ 작물보호제(농약)

- PLS 전면시행 코앞…구매량 크게 감소해 전체 시장 규모 위축
- 中 환경 관련 규제 강화…제네릭 원제·부재 가격 상승 ‘이중고'

▲ 팜한농의 ‘피제로’가 태국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작물보호제업계는 PLS 전면시행을 앞두고 최악의 한해를 보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19년 1월 1일 PLS 전면시행이 예고된 것만으로도 구매량이 크게 감소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의 환경 관련 규제 강화로 제네릭 원제, 중간재, 부재 등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이중고를 겪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농협 계통구매가격 인하로 업계는 수익성 창출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 PLS 시행 앞두고 시장 위축

내년도 PLS 전면시행에 대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대표작물 등록, 직권등록 확대, 잠정허용기준 적용 등의 노력이 경주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했다. PLS에 대한 낮은 이해도로 현장에서는 소극적이고 보수적으로 작물보호제를 구매했다. 이에 업계는 올해 전체 시장 규모가 지난해대비 3% 가량이 위축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8개 메이저 업체의 부진이 두드러졌는데 상반기 기준 메이저 8개사의 매출은 지난해대비 8% 가량 감소했다. 이러한 가운데 농협 계통조직과의 연계를 활용한 농협케미컬과 신제품 4종이 활약한 경농은 매출이 증가했다. 다만 농협케미컬은 가격인하 등으로 수익성 측면에서는 어려움을 겪었다.

# 중국의 환경 규제 강화

세계 작물보호제 생산공장이라 불리던 중국이 지난해부터 환경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베이징을 중심으로 생산공장이 밀집된 지역의 생산라인에 비상이 켜졌다. 특히 베이징 반경 300km 이내에 있던 많은 화학공장들이 공장을 멈추거나 폐쇄하면서 세계 작물보호제 수급에도 제동이 걸렸다.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부분은 제네릭 원제와 중간재, 부재 등으로 중국으로부터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던 국내 제조사나 중·소 규모 제네릭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 바이엘, 몬산토 인수

글로벌 작물보호제시장에서는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가 있었다. 바이엘은 몬산토를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 화학기업이 됐다. 이 과정에서 독과점 등과 관련해 중복사업을 처분했는데 바스타 원제로 유명한 글루포시네이트암모늄 관련 사업을 바스프에 매각했다. 이에 바스프에서는 국내에서는 바스타를 내년부터 농협케미컬과 성보화학을 통해 공급하기로 했다.

# 수출·드론 등 사업 확대 붐

이처럼 여러 악조건 속에서 국내 업체들은 수출이나 드론사업 등 사업분야를 다각화·확대하는 노력을 경주했다. 팜한농은 메타미포프 등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신규 원제물질이나 이를 함유해 개발한 제품군들의 수출에 매진했다. SG한국삼공은 베트남 시장에 뛰어들어 내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며 드론 관련 사업도 새롭게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 종자

- 국내외 박람회 참여 등 수출 기반 마련 ‘이목 집중’

# 유전자원법 발효…ABS 대응 가이드라인 필요

종자업계에선 지난 8월 재래종·야생종 보호를 중점으로 한 ‘유전자원의 접근·이용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법률(이하 유전자원법)’이 시행돼 이슈가 됐다.

국내 종자업계는 유전자원법이 교배종을 주로 공급하는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 전망하면서도 대응 가이드라인은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농식품부는 협의체를 구성해 업계와 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공유(ABS) 발생 사례 공유, 분쟁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추진 중에 있다.

# 수출증진 사업 이목 ‘집중’

GSP(골든시드프로젝트)사업, 국제종자박람회 등 종자수출 기반 마련을 위한 사업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GSP사업은 실질적인 수출 증진을 목표로 하는 2단계에 들어선 지난해 총 2235만달러 수출액을 달성, 전년 실적 1281만달러 대비 74% 증가한 성과를 올렸다. 2단계 2년차인 올해는 10월 집계 약 3351만달러 수출액을 달성했다.

특히 GSP사업은 2단계부터 사업참여 업체에 국내외 박람회 참여 및 온라인 품종 홍보 지원 등 수출 산업화 지원을 강화해 종자수출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2회째를 맏은 국제종자박람회도 약 53억원의 수출계약 실적을 달성하면서 국내 최대 규모 종자박람회로서 자리매김했다.

종자업계는 정부의 이러한 수출산업화 지원을 받으면서 자체적인 수출역량 강화를 위해 현지 법인 개설, 수출 품종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 비료

- 무기질비료, 출하량 줄고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침체기’

# 무기질비료, 올해 출햐량↓ 국제 원자재 가격↑

올해 무기질비료 업계는 출하량 감소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경영수지 악화를 면치 못했다.

한국비료협회에 따르면 올해 회원사 무기질비료 출하량은 지난 10월 말 기준 91만4000톤으로 지난해 동기 103만1000톤 대비 11.3% 감소했다. 이는 재배면적 감소 및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작물 피해 등이 원인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무기질비료 원료인 요소, 인이안(DAP) 등 국제 원자재 가격도 10월 집계 기준 지난해 동기 평균 대비 13~15% 가량씩 상승해 업계 부담을 늘렸다.

한국비료협회 회원사 경영 수지는 2017년에 전년대비 165억원이 감소했다.

# 유기질비료 업계, 비료·대기환경 관련 법·규정 변화 이슈

부산물비료(부숙유기질·유기질) 업계 내에선 올해 비료 및 대기환경 관련 법·규정 변화가 이슈였다.

최근 ‘음식물폐기물 건조분말을 혼합유기질·유기복합 비료의 사용가능한 원료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비료 공정규격설정 및 지정’ 개정안이 입법예고됐다.

그간 유기질비료 업계는 높은 비용을 들여 유박류를 수입해왔던 만큼 개정안 확정 시 음식물폐기물 건조분말로 유박류를 대체해 제조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환경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대기환경법 시행규칙 개정안도 논란을 일으켰다.

이번 개정안은 유기질비료 제조시설 내 암모니아 배출기준을 현행 50ppm에서 30ppm으로 강화하고 대기오염방지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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