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와 인공지능으로 '일과 삶'의 균형을
인공지능이 미래 농업 책임진다…작물 성장·생육·질병 상태 진단해 의사결정 지원

[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스마트팜, 로봇, 소형화, 무인방제 등 최근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을 적용한 미래 농업에 대한 관심이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농업분야에서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융합과 혁신을 통해 본격적인 스마트 농업 시대를 열어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 가운데 최근 농촌진흥청은 1세대를 넘어 2세대 스마트팜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미래 농업은 멀리 있지 않고 이미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 식물공장은 인공광원을 이용한 다단재배를 통해 면적당 작물생산량을 극대화한다. 사진은 식물공장에서 쌈채소를 재배하는 모습.

# 스마트팜 산업시장 오는 2020년 3363억달러 시장 창출

세계 스마트팜 산업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3363억 달러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해체된 KIST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 스마트팜 솔루션(SFS) 융합연구단에 따르면 스마트농업기계분야는 스마트팜 생산시스템(재배환경 및 생육 계측센서, 엑추에이터, 제어기 등)과 지능형 농작업기(농작업 보조기, 스마트 농작업 소프트웨어 등)로 분류되며 스마트팜 생산시스템은 2016년 867억달러에서 오는 2020년 1124억달러, 지능형 농작업기는 같은 기간 1080억 달러에서 2239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조성, 스마트팜 창업붐을 촉진할 계획이다. 관련 예산은 4323억원에서 5767억원으로 증액편성됐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만들어 스마트팜 창업붐을 조성하고, 기술혁신과 전후방산업 성장의 혁신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스마트팜 시설, 교육 지원 등 혁신밸리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스마트팜 창업보육센터(122억원, 100명), 청년 임대형 스마트팜(164억원), 스마트팜 실증단지(192억원) 3개 사업을 패키지 지원한다.

또한 스마트온실(33ha, 76억원→ 248억원) 등 품목·농가별 스마트 농업 확산을 지원하고, 스마트축사(600개소→ 800, 498억원→ 713억원)와 스마트축산 시범단지 3개소를 신규 조성하는 한편 미래 축산업 모델로 육성할 방침이다.

 

# 스마트팜 1세대에서 2세대로 발전

농업 가치사슬 전반에 IT(정보통신), BT(바이오), ET(환경), NT(나노) 등 융합기술 접목을 통해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생산비 절감, 환경오염 최소화, 농촌생활의 편리성 증대로 지속 가능한 농업을 구현하는 것이 바로 스마트팜의 개념이다. 농촌 인구가 갈수록 줄고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상이변에 따른 각종 재해 빈발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스마트팜은 그 중요성이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이미지로 다가오는 스마트팜은 이미 1세대 스마트팜을 도입한 많은 농가들이 영농의 편의성 향상뿐만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큰 효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1세대의 경우 모든 농사 환경을 농업인이 직접 설정하고 조작해야 하기 때문에 농사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데이터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ICT(정보통신기술) 역량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따라서 경험이 적은 젊은 농업인이나 귀농인, 농사 지식은 있지만 ICT가 익숙하지 않은 고령 농업인은 사실상 접근이 쉽지 않다는 점이 그동안 기술적 한계로 지적돼 왔다.

스마트팜과 관련해 농진청은 보다 고도화된 스마트팜 기술로 농업을 과학화하고 농업 혁신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3단계 기술 개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개발한 한국형 스마트팜 2세대 기술은 인공지능이 데이터와 영상 정보로 생육을 진단하며 의사결정을 돕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으로 작물의 성장과 생육, 질병 상태를 진단할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지원 플랫폼 ‘팜보이스’와 재배 전 과정에서 적합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은 농사 경험이 적은 젊은 창농인이나 ICT에 미숙한 고령 농업인에게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더 고도화된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이 마침내 우리 농업의 미래를 바꾸고 국가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에 따르면 한국형 스마트팜 기술 개발 로드맵은 2018년부터 한국형 2세대 스마트팜 모델을 오는 2022년까지 개발하고 오는 2021년부터 한국형 3세대 스마트팜 모델을 개발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한국형 2세대 스마트팜 모델의 핵심기술은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 인공지능 의사결정 시스템이다. 또한 한국형 3세대 스마트팜 모델로 넘어가면 최적에너지 관리와 로봇 기술이 핵심 기술로써 이용된다.

 

[사례별 미래농업]


“미래 농업에선 자동화를 통해 유동성, 효율성, 일과 삶의 균형이 향상된 새로운 목장 일과가 가능해진다. 착유와 같은 반복적인 업무로 하루의 1/3을 보낸다면, 자동화가 됐을 때는 어떤 변화가 올지를 상상할 수 있다.”

 

# 사례 하나. 로봇 자동화를 통한 새로운 일상


낙농목장을 운영하는 김현우 씨의 하루는 로봇 자동화를 통해 새로운 일상이 된다. 육체 노동으로부터 해방되고 시간 절감, 증가된 유동성을 통해 새로운 기회들을 맞는 것이다. 우군 건강, 개선된 관리 방법과 가족의 삶 등 다른 가치있는 일에도 집중할 수 있다.

새로운 일상은 관리범위 내에 있는 것을 의미하며 매일 관리하는 것들을 결정할 수 있는데 본인만의 리스트, 우선순위, 대상, 목표를 정할 수 있다.

김현우 씨의 하루를 들여다보면 로봇 자동화를 체험할 수 있다. 목요일 아침 오전 7시30분, 15분간 축사 전체 점검, 집중관리 개체를 위해 랠리(Lely) T4C 보고서 확인, 우유 필터 교체와 간단한 로봇 세척, 관리가 필요한 소 2마리 확인으로 시작된다. 오전 8시, 50분간 신선한 급이 공급, 송아지 급이. 오전 9시, 10분간 건유우나 수정할 소를 확인하고 치료를 한다. 이후 시간대는 김 씨가 다른 활동을 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오후 4시30분, 60분간 우유 필터 교체와 로봇암 세척, 우방 청소 및 분리 구역의 관리가 필요한 소들 치료, T4C 오피스 확인 후 내일 계획 수립, 송아지 급이를 한다. 저녁 10시, 15분간 축사전체 점검과 우유 필터 교체로 하루가 마무리 된다.

“새로운 일상에서 소들은 스스로의 리듬을 따릅니다. 스스로 급이시간, 착유시간, 쉬는 시간을 결정하구요. 소들이 자유롭게 행동함으로써 우사 분위기는 더욱 평온해 집니다. 착유횟수 및 건강과 번식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소의 수명이 연장되고 생산력이 최적화돼 도태율이 감소합니다. 더 이상 소들 ‘밑’이 아닌 소들 ‘사이’에서 일하게 됩니다.”

 

# 스마트 온실 로봇, 무인 자동화 기술 주목

▲ 온·습도 측정 센서 및 복합환경제어 시스템 등이 설치된 온실

축산 낙농부문에서 포유로봇이 노동력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면 스마트 온실 로봇, 무인 자동화 기술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현장에선 과채류 접목로봇, 농작업 보조 슈트, 방제로봇, 딸기 및 토마토 수확로봇 등의 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와 관련 농촌진흥청은 3세대 스마트온실에 도입할 로봇의 규격, 품목, 유형 등을 설정하고 로봇과 온실 모델 개발, 기기 검·인증 관리 시행, 사용자 매뉴얼 제작 등을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무인 농업단지의 경우 스마트팜 컨트롤 타워, 이앙·직파 및 작물 생육 관리, 농경지 지형 분석 및 고정밀 경운, 변량형 드론 무인 방제, 무인 자율주행 콤바인, 스마트 농업용수 관리 시스템 등의 개념을 갖고 있다.

 

사례 둘. (주)근옥

1985년 창업 이래 축산환기 부문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축산환기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주)근옥은 차별화된 품질과 서비스로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고 지속성장이 가능한 축산환기 발전을 위해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양철주 순천대학교 동물자원학과 교수를 주관으로 한 축산 ICT(정보통신기술) 융합분야 연구공모에 참여해 3년간 총 18억5000만원 규모의 과제를 추진 중이다. 연구과제는 산·학·연 협동으로 진행, 순천대학교가 주관기관으로 충북대학교, 수원대학교, 연구소는 국립축산과학원, 산업체는 근옥이 협력해 연구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근옥은 ‘센싱정보 기반 돈사환경 미세조절 기술 및 돼지 성장예측 모델 개발’의 과제 주제 중 ‘에너지부하 절감 및 사육환경 개선을 위한 ICT 기반 축사환경조절 통합시스템 개발’이라는 세부 주제로 관련 시제품을 완성하고 현재 순천대학교 실험시설에서 간이 실증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실증시험 이후 연구개발 3차년도인 올해에는 돈사환경관리 통합시스템 및 모니터링 애플리케이션 개발까지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외국기업에 비해 뒤처진 ICT 연구 분야의 격차를 줄일 기회가 되고 ICT 관련 장비의 농가 보급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례 셋. ‘센서기술로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테크놀로지 기업’

센서 전문제조기업 코리아디지탈(주)(이하 KD)은 1997년 설립 후 200여 종의 농·산업용 센서를 직접 제조하고 있다. 독보적인 센서기술을 바탕으로 컴퓨터 기반 과학 실험장치 MBL(Micro-computer Based Laboratory) 및 스마트팜 관련 기자재 개발 등 꾸준히 사업영역을 넓히고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센서·MBL·스마트팜 3분야에서 각각 센스큐브(Sensecube)·사이언스큐브(Sciencecube)·팜스큐브(Farmscube)란 브랜드를 갖고 있다. 이중 MBL은 센서와 ICT(정보통신기술) 등에 기반한 과학실험 세트로 온·습도, ph, 이산화탄소 측정 센서 등 첨단 장비가 들어가 있어 학생들은 이를 이용해 직접 정량적인 실험을 진행하면서 실험 결과를 그래프나 도표 등 시각적 형태로 실시간 확인, 분석할 수 있다.

이처럼 센서와 과학교육용 장비 등에 대한 기술력을 보유한 KD는 2016년부터 본격적인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들어 쉽고, 정확하고, 오래 쓰고, 가성비가 높은 기자재를 개발해왔다.

특히 센서와 복합환경제어기, 무인방제기 및 연무기, 온풍기 등 기자재 간 무선통신이 가능토록 해 별도의 선과 콘트롤러 없이도 연계·작동토록 한 것이 팜스큐브이다. KD측은 최근 MBL을 농산업 교육용으로도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 사례 넷, 드론, 농업분야 활용 지속 증가

▲ 정밀농업기계로 주목받고 있는 방제용 드론이 농약을 살포하고 있는 모습

일이 고되고 독성에 대한 노출 우려가 있는 점을 고려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제에 대한 고민으로 무인항공기나 드론 전용 약제가 개발·사용됐다.

1조4500억원 가량의 국내 작물보호제(농약) 시장은 과거 식량증산 정책으로 성장해왔지만 현재는 시장 규모가 말해주듯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며 한계에 다다른 모양새인데 최근 ICT 등 신기술을 적극 활용하거나 해외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최근 직접 드론을 제작, 보급하거나 관련 기술을 익혀 현장에서 방제를 지원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무인항공기나 드론을 활용하는 범주도 수도작에서 벗어나 점차 밭작물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SG한국삼공은 자체 개발한 드론 ‘SG-10’을 이용한 벼 직판재배 연시회를 지난해 전북 익산에서 개최했다. SG-10은 기존 무인항공기나 드론이 액상 형태만을 살포했던 데서 나아가 입제 등 입상 제형까지 살포할 수 있도록 구현돼 관심을 모았다.

드론은 2013년 193대에 불과하던 것이 2017년 3735대로 늘었다. 사용사업체수도 같은 기간 131곳에서 1459곳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드론 시장 규모는 704억원으로 여전히 전세계 드론 시장 규모 19조3400억원의 0.3%에 불과해 향후 관련 투자와 개발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드론 관련 분야의 시장성을 높게 평가해 오랜 시간을 들여 사업을 준비하고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중국산 제품을 앞세운 업체들이 많이 늘었다”며 “드론시장도 업체 난립이 시작된 만큼 차별화된 기술과 서비스로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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