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얼마 전 육우 판매장에서 육우 고기로 식사를 했다. 구이 모듬을 주문했는데 2등급이라는데도 마블링이며 맛이 일품이었다. 맛이야 주관적인 판단이라고 하지만 육안으로도 고기품질이 좋아 함께 식사를 하던 모든 분들이 육우를 다시 봤다며 자주 먹어야겠다는 말을 했다. 그러던 중 식사를 하던 한 지인이 육우를 사야겠다며 검색을 하더니 본인 주거지에는 육우를 사기가 힘들다고 문의를 부탁했다.
 

육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유통업체에 문의를 해봤지만 지방에서 육우를 구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것이 육우의 현주소다. 육우자조금 홍보활동을 통해 ‘육우 얼굴 찾기’를 이어오며 육우의 우수성을 설명해 인식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육우는 일반 소비자가 쉽게 구매할 수가 없다.
 

육우전문 판매점을 검색해 봐도 쉽사리 찾아지지가 않는다. 한때 육우사업단이 몇개 지역에서 생기고 지자체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하는 듯 했지만 이제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안성의 ‘육우마을’정도다. 육우를 맛본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는다고 육우 관계자들은 말하지만 재구매 의사가 높아도 구매할 곳이 없는 것이 육우의 현 상황이다.
 

최근에는 한우 가격 상승으로 육우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경기지역에서 한우와 육우를 함께 사육하는 한 농가는 최근에는 한우 한 마리를 파는 것 보다 육우를 파는 것이 회전율도 높고 수익도 더 낫다고도 말했다. 호황일 때 불황을 준비해야 한다. 육우산업이 호황일 때, 육우농가의 여력이 있을 때, 육우산업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육우를 알리고 육우의 품질을 보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반 소비자가 육우를 구매할 수 있는 구매처를 확대해야 한다. 맛을 보고 재구매를 해야겠다는 소비자들이 육우를 찾아 헤매게 해서는 안된다. 일부 온라인 판매처가 아닌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육우를 판매할 수 있도록판매장을 늘려야 한다. 육우만을 전문으로 취급하기 어렵다면 육우도 한 개의 분명한 카테고리로 설정하고, 수입육보다 안전하고 한우보다 싼 우리 소고기로 별도의 매대가 마련돼야 한다. ‘둔갑판매로 얼룩진 육우산업’은 바꿔 말하면 둔갑이 될만큼 품질이 우수한 육우라는 말이 된다.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매대가 마련되고, ‘한 번’ 구매한 고객이 쉽게 ‘재구매’할 수 있도록 육우판매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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