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오리산업 발전 멈추는 휴지기제 - (上)오리사육 휴지기제, 첫 시행 후 '가격 폭등'

생산량 급감에 오리가격 폭등 부추겨 오리산업 발목 잡아 안희경 기자l승인2019.03.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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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지역별 제각각 오리농가 보상금액
마릿수 산정기준으로
형평성 문제까지 대두돼

오리 사육농가 절대적 부족
계열업체 영입경쟁 과열
과도한 농가 사육비 형성

강경투쟁 끝에 협상 추진
오리농가 AI 방역에 최선

 

2000년대 후반부터 급속히 성장하며 2011년 농림업 전체 생산액 중 7위를 차지한 오리산업은 한때 1조3966억원을 생산하며 황금기를 맞았다.

2012년 당시 도압수는 9040만9000마리로 최고 호황기를 기록했다. 

이렇게 끝없는 발전의 길을 걷던 오리산업의 발목을 잡은 것은 바로 AI(조류인플루엔자).

2010년부터 해마다 반복적으로 발생한 AI로 오리산업은 악화일로를 걷게 됐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AI의 주범으로 낙인찍힌 오리농장에 대대적인 규제가 가해진 것이다. AI 방역정책의 골자로 정부가 내세운 새로운 대책은 ‘오리농가 사육제한’, 휴지기제였다. 오리산업의 休止, 쉬는 것이 아닌 산업을 정지하는 휴지기제가 시작된 것이다. 오리산업의 휴지기제를 집중 취재했다.

 

  (上) 오리사육 휴지기제, 첫 시행 후 ‘가격 폭등’
 
(下) 산업 발전 장기적 대책 필요해

▲ 지난해 10월 세종정부청사 앞에서 오리농가 1000여명이 모여 휴지기제 연장 등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첫 휴지기 시행 후 문제 불거져

당초 휴지기제는 지난해 개최된 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해 시범적으로 실시됐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오리 생산량 급감에 따라 오리가격이 폭등했다. 특히 오리 물량 감소와 복특수가 겹치면서 오리 생체가격은 3kg당 7000원 초반대에서 휴지기제 이후 8000원을 호가하는 등 소비자들의 물가지수까지 불안감을 야기했다. 뿐만 아니라 계열업체들의 거래처 물량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상당한 문제가 발생했다. 

또한 지자체별로 휴지기제 관련 제도가 상이해 지역별로 제각각인 오리농가 보상금액과 마릿수 산정기준으로 형평성 문제까지 대두됐다. 현장에서는 휴지기제 대상 농가들이 상당수에 달하면서 오리 사육농가들이 절대적으로 부족, 계열업체의 영입경쟁이 과열되고 이는 과도한 농가 사육비로 이어졌다. 실제로 마리당 1200원이었던 사육비는 2017년 말 2000원 수준까지 올라갔다. 

결국 시설이 열악하고 입식 준비가 안 된 농가의 입식과 과밀사육으로 오히려 질병 발생의 위험성이 더욱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누구를 위한 오리사육 휴지기제의 시행이었는지 각계에서 의문이 쏟아졌다. 

 

아스팔트 위로 오리농가 ‘내몰아’ 

지난해 두 번째 시행된 오리사육 휴지기제는 결국 전국 오리농가들을 세종정부청사 앞의 아스팔트 위에 세웠다. 정부가 당초 4개월로 예정했던 휴지기제를 연장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오리농가들의 공분이 거세졌다. 오리협회는 갈수록 강화되는 방역조치에 따라 정상적인 오리사육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농가들은 오리농사를 포기하고 계열업체의 폐업 사례가 속출하는 등 그 피해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I 방역조치를 빌미로 오리의 입식을 금지해 AI를 예방하려는 농림축산식품부 방역정책국의 불합리하고 과도한 방역조치를 규탄하는 오리농가들의 목소리가 세종시로 집결된 것이다.

지난해 9월 27일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전국 오리농가 1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AI 방역조치에 따른 오리농가 피해대책 수립촉구를 위한 전국 오리농가 총궐기대회’가 개최됐다.  

전국의 오리농가가 참석한 대회에서는 오리 입식을 금지해 AI를 예방하려는 농식품부를 강력 규탄하는 오리농가들의 목소리가 세종정부청사 앞을 가득 메우며 오리농가들을 살려달라는 청원이 이어졌다.

김만섭 한국오리협회장을 비롯한 협회 임원진 10여명은 삭발식을 갖고 오리농가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에 돌입, 강경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을 천명했다.

한국오리협회 협상단은 밤을 새워 정부와 적극적 협상을 추진한 끝에 결국 지난해 10월 1일부터 AI 특별방역대책기간이 시작됐고 오리농가들은 AI 방역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당시 합의내용은 △겨울철 사육제한 오리농가는 수급피해 최소화를 위해 전체농가의 25% 이내에서 시행 △사육제한으로 피해를 입는 계열업체 등에 대한 지원 방안 검토 △출하 후 휴지기간 14일은 11월부터 다음해 2월 말까지 4개월만 적용(8개월은 미적용) △나머지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과 타 축종과 공통적인 사항 등에 대해서는 추후 협회를 통해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협회는 농성장 철수가 영원한 후퇴가 아니며 단지 AI 방역을 위한 일보 후퇴로, 또 다시 생존권을 뒤흔드는 문제가 발생하면 더욱 강경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희경 기자  nirvana@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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