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지난 19일 서울 서초동 소재 축산회관에서 올해 첫 우유자조금 관리위원회가 열렸다. 한국낙농육우협회의 회장 선거 후 열린 첫 자조금 관리위에 많은 관심이 쏠려 관리위원 외에도 취재진을 비롯한 많은 인파가 몰렸다.
 

우유자조금의 결산 및 올해 예산 변경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지만 자조금 인상과 관련한 논의에 눈과 귀가 집중됐다. 2006년 의무자조금으로 변환된 이후 단 한번도 거출금을 인상한 적 없는 우유자조금의 거출금 인상은 매년 논의 주제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의무자조금 출범 이후 13년이 다되도록 우유자조금 거출금은 리터당 2원을 고수하고 있다. 그 사이 강산은 변했다. 농가들의 규모는 거대화되고 있으며 1만호에 육박했던 낙농가는 반토막이 난지 오래다.

우유 생산량은 매년 줄고 있지만 우유 소비량은 제자리에 있고 늘어나는 유제품 소비는 수입유제품 소비로 대체되며 국산원유 자급률은 날로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적 위기속에서 우유자조금은 거출금 2원을 십수년째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축종이 다르니 비교가 어렵다지만 한우자조금이 300억원을 훌쩍 넘는 것을 생각하면 자급률이 위태로운 우유자조금의 거출금 인상은 시급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우유자조금 출범 초기 소비홍보 비용이 40억원에 육박했지만 현재는 이러저러한 제제로 10억원 정도만 소비홍보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우유자조금은 전체 110억원정도 되지만 이 중 해외공동마케팅 비용 40억원을 제외하면 약 70억원 정도만 우유자조금의 순수자금이라고 볼 수 있다. 비율로 소비홍보 자금을 결정하기 때문에 우유자조금은 운신의 폭이 더욱 좁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은 날로 떨어지는 국산원유 소비를 늘리기 위해 이러저러한 아이디어를 내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자금상의 압박으로 번번이 좌초에 부딪히곤 한다. 우유자조금은 출범이후 줄곧 내실있는 자조금으로 평가받아왔다.

적은 금액에도 충분한 효과를 내는 것, 인기 모델을 기용하지 않아도 참신한 아이디어로 국산 원유 소비홍보를 위해 역할을 해 왔다.

그러나 이제 내실있는 자조금이라는 평가만으로는 부족하다. 낙농산업의 위기를 거론하기 이전에 농가 스스로 산업을 돕는 자조금에 대한 현실적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자조금이 내 사업을 얼마나 돕는가를 가지고 거출금 인상을 고민해서는 안된다.
 

자조금은 산업 종사자가 스스로 자금을 모으고 전체 산업의 발전을 돕도록 운용돼야 한다. 개인의 이익과 영달을 위해 존재하는 실질적인 사업 지원 자금이 아니다.
 

부디 지속가능한 낙농업을 위한 낙농인들의 혜안과 기지가 모아지기를 바라본다. 또한 그 첫발로 우유자조금 거출금 인상에 중지를 모아 낙농인의 힘을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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