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현장 생산성 하락...국제 돈가 상승세

[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中 ASF 통제안돼...20% 이상 줄어
60% 관세 불구 美 돈육 수입할 듯
국내 돈육 수입업체, 물량 확보 우려
5月 출하 감소 예상

 

올 여름 돈가가 급등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중국과 베트남의 ASF(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이 국제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다 최근 미국 선물시장 등 국제 돈가의 상승세에 더해 국내 양돈현장의 생산성 하락 등으로 앞으로 국내 돼지 출하가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통상 국내 돼지고기 생산 상황에 따라 수입량이 영향을 받지만 최근 돈육 수입업자들이 오퍼(거래요청서)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돈육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5월 지난해 동월 보다 출하마릿수 적을 것으로 예상

보통 5월은 가정의 달과 봄 행락철을 맞아 본격적으로 돈가가 상승하는데 사료업계에 따르면 올해 5월 돼지 예상 출하 마릿수는 137만마리로 지난해 동월 144만2000마리보다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생산 현장에선 돈가가 상승할 시기에 출하할 돼지가 없다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경기도의 한 양돈농가는 “지난해 하절기 폭염피해와 올 초 PED(돼지유행성설사) 피해도 딱히 없었는데 이상하게 돼지가 덜 자라는 경향이 있다”면서 “비육사에 돼지가 충분치 않아 돈가가 회복기인데 출하할 돼지가 없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돼지 예상 출하마릿수는 오는 9월 145만마리로 지난해 대비 15% 가량 증가한 뒤 오는 10월과 11월 각각 155만마리 151만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9%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산동성, ASF 발병 보고 1건…돼지는 23.2% 감소

국제적으로는 중국 ASF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해 하반기 돼지고기 가격 급등이 우려되는 속에서 미국 역시 돈가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고 앞으로 우리나라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례적으로 중국 산동성 정부는 지난달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성의 돼지사육동향을 공개하고 가격 급등 우려를 발표했다. 

산동성은 성내 1100여 곳 양돈장을 대상으로 한 월별 모니터링 조사에서 2월 돼지사육 마릿수가 지난해 동기 대비 23.2% 감소했고, 지난해 7월 ASF 발병 직전에 비해서는 18.8%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요 대규모 종돈장 33곳의 사육마릿수는 지난 7월에 비해 41.2%나 줄었다고 덧붙였다.

중국 산동성의 경우를 보면 중국내 ASF는 통제 불능에 빠졌다고 보는 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돼지 사육마릿수가 지난 2월 지난해 동월보다 16.6%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중국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지난달 2주(8~14일)간 19위안으로 지난해보다 2.9% 상승했다.

동물약품업계 한 관계자는 “동물약품업계 모 글로벌 기업의 경우 중국내 매출이 공식 보고에선 15~20% 가량 줄었지만 실제로는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돼지 선물가격 kg당 1.72달러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시장인 중국이 ASF 관련 피해규모가 베일에 가려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세계 돼지고기 시장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미국 돼지 선물가격은 3월물이 지난해보다 36.8% 상승한 kg당 1.72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오는 6월 2달러를 넘어서 8월까지 고공행진을 하는 등 지난해보다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중국은 60%가 넘는 관세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돈육을 2만4000여톤 수입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돈육 수입업계에선 앞으로 돼지고기 수입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소문이 팽배하고 있다.

수입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중국 시장은 지난해 11월부터 홍콩 등을 통해 미산 돼지고기의 수입을 대폭 늘렸고 올해 들어서도 지속적으로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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