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을 진단하다 (下) 해결과제는

타작물 전환시 확실한 소득 보장돼야
타작물로의 전환이 일시적이지 않게 장기·지속적 사업 추진 필요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 쌀 감산효과 현장서 체감할 수 있어야
박유신 기자, 이한태 기자l승인2019.04.0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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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글 싣는 순서>
(上)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 예견된 난항
(中) 농가 참여 담보할 수 있나
(下) 해결 과제는

쌀값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르기를 기대하는 벼 재배농업인들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 쌀값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매년 전년 대비 2~3%의 벼 재배면적이 줄었지만 올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조사한 벼 재배의향면적은 지난해 대비 고작 0.7% 감소하는데 그칠 것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수확기 쌀값이 높아 올해도 가격이 좋을 것이란 농가의 기대가 큰 만큼 다시금 구조적인 공급과잉 문제에 직면할 것이란 예측이다.

결국 논 타작물 재배를 통해 근본적으로 일정 규모의 쌀을 사전에 줄이지 못할 경우 올해 쌀값 하락은 불가피하다.

이러한 우려 속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도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당초 목표치를 달성할지에 대해선 장담하기 힘들다.

이에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농가의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짚어봤다.

# 50년 전 시작한 일본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을 두고 많은 전문가들이 일본의 사례를 참고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빨리 구조적인 쌀 공급과잉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1970년대부터 벼 재배면적을 줄이는 생산조정 정책과 타작물로 전환을 유도하는 전작지원 정책을 실시해 왔다.

특히 2007년부터는 ‘품목횡단적 경영안정대책’을 신설해 쌀 등 특정 품목만을 대상으로 한 지원체계에서 주요 품목들의 수입 합계를 보전하는 형태로 바꿨다. 경영안정대책이 특정 품목과 연계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어 지난해 기존 쌀 고정직불제를 폐지했으며 올해는 모든 품목을 대상으로 하는 수입보험도 도입했다. 아울러 쌀 대신 다른 작물로 전환을 지원하는 ‘논활용 직불’ 예산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 농가 소득안정 장치 마련돼야

이는 우리의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에 많은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인 쌀 공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가의 소득 안정 대책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많은 농업인들이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벼 재배시와 타작물 전환시의 기대수익 차이를 들고 있다. 소득에 대한 보다 확실한 보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최근 농업인 추가지원 방안으로 공공비축미 5만톤 배정, 논콩 전량수매 및 수매가 인상, 농협 무이자 자금 및 농기계 지원 등의 방안을 제시했지만 현장의 반응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추가대책으로 타작물로 전환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이 벼 재배를 포기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신청마감이 가까워지면 또 다른 보완대책이 나올 수도 있는 만큼 ‘성급하게 참여하기’보다는 ‘신중하자’는 분위기인 것이다.

#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사업 방안 모색해야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농업인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참여농가 소득안정과 수급 문제가 동시에 해결돼야 한다는 게 현장의 전언이다.

특히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의 쌀 감산효과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어야 하며 직불제가 비연동형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쌀에 국한한 지원이 유지된다는 자체만으로도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의 효과와 배치되는 유인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타작물로의 전환이 일시적이지 않기 위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계획도 요구되고 있다.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이 갑자기 중단된다면 농업인과 정치권의 반발을 마주하게 됨은 물론 다시 벼 재배로 회귀하는 농업인 증가로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두 차례에 걸쳐 추진됐던 사례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003년 쌀의 구조적인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고 2004년 예정이었던 쌀 재협상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쌀 생산조정제를 도입·실시했다.

2005년까지 3년 연속사업으로 추진했던 당시 생산조정제 사업 대상농지는 전체 벼 재배면적의 2.6%인 2만7500ha였으나 실제 약정면적은 2만7529ha로 시작했다. 그러나 사업 최종 연도인 2005년 약정면적은 2만3429ha로 줄었다. 참여 농지도 주로 산간지나 비진흥지역의 경지정리가 되지 않은 저위생산으로 당초 정부가 기대했던 생산 감축 효과는 없었다는 게 농업전문가들의 지적이었다.

이후 정부는 2010년 쌀값 폭락 우려에 따른 대책으로 논에 벼 이외에 타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에 대해 10a당 3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논 소득기반 다양화사업을 긴급하게 추진했다. 결과는 사전 준비 부족으로 목표(3만ha)대비 32.4%만이 사업에 참여하는데 그쳤다. 이듬해인 2011년에는 4만ha를 사업목표로 설정해 이행면적이 3만7197ha로 93%에 달했으나 문제는 이후 쌀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가 이사업의 규모를 최소화하고 사업 역시 연장치 않기로 방침을 정하며 마무리됐다.

두 차례의 경험에서 보듯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은 한시적인 사업이라는 점에서 농가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업 역시 2018~2019년 2년 동안 추진되는 한시적인 사업이다.

따라서 농업 전문가들은 한시적인 사업으로는 농가에게 쌀 대체작물로 소득보전이 가능하다는 신뢰를 주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관계자는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이 2년으로 예정돼 올해가 마지막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작목 전환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며 “생산과 연계되지 않은 직불금 등을 통한 소득안정장치와 장기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농업인의 참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끝>


박유신 기자, 이한태 기자  yusinya@aflnews.co.kr, lht0203@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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