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의 패러다임 변화가 시작돼야 한다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우리나라 농업과 농업정책은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집중해 왔다. 먹을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증산은 ‘절체절명(絶體絶命)’의 과제였고 농업과 농촌이 그 역할을 수행해 왔다.

농업의 비약적인 성장은 먹을거리에 대한 문제를 해결했지만 또 다른 부작용도 야기시켰다. 효율과 경쟁중심의 생산주의 농정은 환경과 생태에 악영향을 주며 우리 농업·농촌은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게 됐다. 환경과 생태, 안전성, 농촌 공간 서비스 등 경제적 가치를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농업·농촌으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농업계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지형적·물리적 영농여건이 경쟁력 지상주의로 가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농업·농촌의 패러다임도 지속가능한 농업과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이미 이러한 변화는 농업·농촌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홍수예방, 농촌 활성화, 문화유산, 식품안전성 향상, 환경·경관보전, 생물의 다양성 증가 등 농업·농촌이 수행하는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가치의 중요성이 국민들에게 재인식되고 있으며, 정부차원에서 생산주의적 농업정책의 틀을 바꾸려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업 내부적으로는 고령화와 이상기후 심화에 대응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ICT(정보통신기술),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융·복합한 첨단농업 기술을 점목한 첨단농업이 점차 확산되면서 ‘더 좋고 더 안정적이며 더 쉽게’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농업인들도 자연과의 공존을 꾀하며 환경친화적인 영농에 힘을 쏟고 있으며, 자신만의 특별한 아이디어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본지는 오는 25일 창간 38주년을 맞아 농업에도 봄이 오길 고대하며 창간기획으로 생산을 넘어 공익으로, 사회생태적 농촌으로의 농업의 혁신방향을 짚어보고 자연과 공존을 꾀하거나 글로벌시장 경쟁 속에서 독특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이들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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