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현장에선 폭염으로 인한 축산 농가들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여름철 긴 폭염과 싸우기 위해 농가들은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축종별 대응요령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면 한번쯤 되새겨보도록 하자. 무엇보다 축종별 특성에 맞게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폭염에 대비해야 한다.

 

한우
사육온도 10~20도 내외가 적정
서늘한 시간에 배합사료 급이해
먹는 양 늘리고 
송풍팬 돌려 체감 온도 낮춰야

알맞은 한우 사육 온도는 10~20도 내외다. 기온이 20도를 넘어가면 한우는 사료 섭취량이 현격히 줄어든다. 비육우의 경우 25도 이상에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30도가 넘어가면 발육이 멈춘다.

새벽, 저녁과 같이 비교적 서늘한 시간에 배합사료를 급이해 먹는 양을 늘리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축과원은 볏집보다는 질 좋은 풀사료를 5cm로 짧게 잘라 저녁에 주는 것을 권한다. 

비육우 사료에 비타민 A·C·E 등을 첨가하고, 산야초나 생풀을 베어 먹이는 번식우의 경우 그늘에서 하루 정도 헤쳐 놓고 습기를 말린 다음 먹이는 것이 좋다.   

폭염 대비의 기본은 송풍인 만큼 가능한 한 바람이 우사 안으로 많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송풍팬을 켜거나 바람이 자주 부는 쪽으로 대형 선풍기를 돌려 체감 온도를 낮춰주는 것이 좋다. 바람이 1m/s로 불면 체감 온도를 약 1~1.5도 낮출 수 있다. 

젖소
스트레스가 우유 질·생산량에 직결
송풍팬과 안개 분무 활용해 
축사 온도 낮추고 
깨끗한 물 충분히 먹이는 게 중요

젖소는 스트레스가 곧장 우유의 질과 생산량으로 직결된다. 젖소가 더위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유 속 단백질은 0.2~0.4%, 생산량은 10~20% 감소한다. 

송풍팬과 안개 분무를 활용해 축사 온도를 낮추고 자동 물뿌리개(스프링클러)와 그늘막을 설치해 피부 온도를 낮춰주면 더위 스트레스를 덜 수 있다. 

젖소는 특히 물 섭취량이 중요한데, 물통을 자주 청소해 깨끗한 물을 충분히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땀이나 침을 흘리면 칼슘, 나트륨, 비타민 등 광물질이 부족해지므로 평소보다 4~7% 가량 영양을 더 공급하는 것이 좋다. 

 

돼지
몸 속 열 밖으로 내보내는 데 어려움
다른 축종보다 더 세심한 관리 필요
지붕에 물 뿌리고
천장 단열보강

돼지는 땀샘이 퇴화한 탓에 몸 속의 열을 밖으로 내보내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여름엔 다른 축종보다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축과원은 같은 양의 사료를 3~4회로 나눠 제공하면 섭취량을 10~15%까지 늘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깨끗한 물을 제공하고 먹이통도 항상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온이 오르면 물을 공급하는 선이나 물통 내부 온도가 덩달아 올라갈 수 있으므로 단열 시설을 설치하면 좋다.

다른 축종들과 마찬가지로 충분히 환기해 축사 내부의 열을 밖으로 내보내고 천장의 단열을 보강하거나 흰색 페인트 칠을 해 지나치게 축사 내부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는 것도 방법이다. 지붕에 물을 뿌리면 온도를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터널식 환기·냉각판·자동 물뿌리개
설치로 축사 내부 온도 낮출 수 있어
사육밀도 낮춰주고
이동시 수송밀도 등 중요

▲ 계사 내에 송풍팬을 가동시켜 온도를 낮추는 모습.

닭은 체온이 41도로 높고 깃털로 덮여 있는 데다 돼지와 마찬가지로 땀샘이 없어 여름철 폭염으로 폐사에 이르기 쉬운 가축이다. 실제로 지난해 폭염으로 인해 908만마리의 가축이 폐사한 가운데 902만마리가 닭·오리 등 가금류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계사에서는 풍속을 이용한 터널식 환기, 냉각판(쿨링패드), 자동 물뿌리개 설치로 축사 내부 온도를 낮출 수 있다. 

또한 사육밀도를 낮춰주고 물을 잘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동시 수송 밀도와 수송 시간에도 영향을 받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오형규 축과원 기술지원과장은 “가축별 폭염 대비 관리 방법을 담은 기술서와 홍보 책자를 제공하고 이달부터 9월까지는 현장 지원도 나설 예정”이라며 “기술 지원이 필요한 농장은 시·군 농업기술센터나 책임운영기관인 축과원 기술지원과로 문의해 달라”고 전했다.

 

‘가축 사육 기상정보시스템’으로 미리 대비

축과원은 가축사육 기상정보시스템을 구축해 농가들이 미리 더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기상청의 동네예보와 연계해 실시간 가축더위지수를 산출하고, 이에 따른 가축 관리 방법과 지침을 함께 제공한다. 

가축더위지수는 미국사양표준(NRC)에 따라 양호·주의·경고·위험·폐사 5단계로 나뉘는데, 축산 농가는 해당 지역의 가축더위지수와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축종별 더위스트레스 저감 사양 기술 정보 등을 참고해 폭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가축사육 기상정보시스템은 개인용 컴퓨터를 통해 축과원 누리집 ‘한우리(hanwoori.nias.go.kr)‘에서 활용할 수 있고, 서비스 사용을 신청하면 휴대전화 문자로도 제공받을 수 있다.

김상호 축과원 영양생리팀 과장은 “앞으로도 기후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기상청의 10일 단위 중기 예보를 활용해 보다 나은 정보 제공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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