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협회 중앙회는 이 사업으로 얻는 수익이 전혀 없고, 지부의 경우 사업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관리비를 받는 것인데 무슨 문제가 있다고 딴지를 거는가.”

“수수료를 붙여 이득을 얻으니 일종의 수익사업으로 볼 수 있고, 수익사업과 관련된 광고에 자조금을 투입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 20일 열린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과 민경천 한우자조금관리위원장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관리위원들의 중재에도 두 단체장은 한동안 같은 주장을 이어가며 쉽사리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한우협회는 올해 초 몇몇 언론사에 OEM사료 광고를 게재했다. 이후 광고비 지급을 요청했지만, 한우자조금은 ‘OEM사료는 협회 지부의 수익사업이므로 자조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없다’며 거절했다. 협회는 그때마다 'OEM사료는 농가들의 생산비 절감과 기존 사료업체의 가격 견제 역할을 하기 위해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인데 이를 수익사업으로 본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6개월이 되도록 공방만 이어지다 최근 들어 한우자조금이 결국 광고대금을 지급했지만 이 과정에서 부당하다 느낀 김 회장이 관리위원회에서 한우자조금의 업무처리를 문제삼았다. 애초에 문제가 되지 않을 일을 한우자조금이 불필요하게 막아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양측의 충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번 일이야 해석의 문제였지만, 대부분 한우산업을 바라보는 두 단체의 기본적인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비롯되는 문제들이었다. 기본 생각이 다르니 사사건건 부딪힐 수밖에.

물론 생각과 판단은 다를 수 있다. 다양한 생각은 오히려 건강한 산업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다만 선두에서 한우산업을 이끌어 나가는 두 단체가 내부에서 협의하지 못하고 자꾸만 밖으로 불협화음을 내는 건, 그 뒤만 보고 쫓아가는 수많은 한우 농가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불협화음을 조화로운 화음으로 엮어나가는 것. 이게 바로 축산업계 리더들의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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