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영양 고루 갖춘 건강식 가공용 쌀 소비 '늘어'

[농수축산신문=서정학 기자] 

쌀가공식품은 국민들의 쌀 소비를 촉진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쌀의 영양학적 가치와 맛을 살린 여러 쌀가공식품을 통해 쌀 소비량을 늘리고 있어서다. 쌀가공식품산업의 성장세도 최근 3년간 이어지는 추세다.

변화하는 식품 트렌드에 맞춰 발전해 온 쌀가공식품산업의 현황과 우수사례, 개선과제 등을 알아봤다.

▲ 지난 5월 열린 ‘2019 쌀가공식품산업대전’ 현장. 다양한 쌀가공식품이 전시된 현장에선 ‘쌀을 활용한 건강한 가공식품’ 이미지를 부각한 제품을 여럿 볼 수 있었다.

# 1인당 쌀 소비 ‘줄고’ 가공용 쌀 소비 ‘늘어’

1인당 쌀 소비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가공용 쌀 소비량은 최근 3년간 늘었다.

통계청의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정부양곡 가공용 쌀 소비량은 총 7만4827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6% 늘었다. 가공용 쌀 소비량의 최근 3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약 15%를 나타냈다. 반면 1인당 연간 쌀소비량은 1970년 136.4kg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2013년 67.2kg로 반토막이 났으며 지난해 61kg로 줄었다.

정부양곡은 정부가 민간으로부터 매입하거나 수입해 직접 관리하는 양곡을 뜻한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는 정부양곡 중 가공용으로 분류된 쌀을 회원사들에게 공급하는데, 1인당 쌀 소비량은 줄어드는 가운데 협회 회원사의 가공용 쌀 소비량은 늘어온 것이다. 그만큼 쌀 소비 촉진에 쌀가공식품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쌀가공식품 수출액도 지난해 8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약 24% 증가해 올해는 1억달러 돌파가 기대되고 있다.

▲  ‘2019 쌀가공식품산업대전’ 내 씨알푸드 부스.

# 쌀가공식품, 건강식 트렌드에 부합한 방향으로 발전 전망

쌀가공식품은 건강식 트렌드와 함께 발전을 이루고 있다.

최근 가정간편식 시장은 간편조리는 물론 맛과 영양을 고루 갖춘 건강식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밀키트(Meal Kit)’, ‘케어푸드(Care Food)’ 등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밀키트는 미리 손질한 식재료와 조리법이 함께 있는 제품으로 간편하게 직접 조리해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케어푸드는 고령층을 위한 실버푸드나 치료식, 다이어트식 등을 아우른다.

또한 쌀이라는 원재료가 가진 영양학적 가치도 강점으로 꼽힌다.

쌀은 밀가루나 옥수수 등 다른 곡류에 비해 필수 아미노산의 함량이 높아 양질의 단백질을 갖고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조절, 당뇨와 고혈압 개선에도 효과를 나타낸다.

이종규 쌀가공식품협회 상무이사는 “국내외에서 쌀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강한 재료로 인정받고 있다”며 “밀가루나 인공설탕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부터 유아나 환자, 고령인 등이 케어푸드로서의 쌀가공식품의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유망 품목 선제적 개발·고품질 가공용 쌀 안정 공급 필요

쌀가공식품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미래 유망 품목의 선제적 개발과 고품질 가공용 쌀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쌀가공식품업계는 수요 트렌드 변화에 맞춰 제품을 개발해 왔으나 산업의 도약을 위해 국내외 유망 시장을 타깃으로 제품을 선제적으로 발굴·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왔다. 아울러 업계의 정부양곡 의존도가 높은 반면 정부양곡의 공급 시기와 가격을 예측하기 힘들고, 가공용 쌀 도정과정에서 이물질 등이 섞이는 등 품질 관리 문제도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 6월 ‘제2차 쌀 가공산업 육성 및 쌀 이용촉진 기본계획’을 통해 유망 식품에 대한 연구개발을 위해 2023년까지 26개 과제, 6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쌀가공식품 유망 시장에 대한 국내외 시장 동향과 소비자 선호도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체계적으로 조사하도록 해 이를 반영한 신제품 개발을 유도한다는 전략도 내세웠다.

더불어 기본계획에는 정부양곡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쌀가공업체의 정부양곡 수요와 수급상황 변동을 매해 감안해 공급계획을 수립하고 가공용 쌀의 납품규정을 강화하고 내년까지 ‘정부양곡 도정공장 평가’ 제도를 신규 도입 하는 등 정부양곡의 품질을 제고하겠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 [사례] 우리 아이 위한 건강한 쌀가공식품 만든다, 씨알푸드

‘씨알푸드’의 곡물 시리얼 제품 ‘씨알로 우리아이 우리쌀링’은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쌀가공식품협회 주관으로 지난 5월 열린 ‘쌀가공품 품평회’에서 ‘2019 쌀가공품 TOP10’에 선정됐다. 이는 아이가 먹어도 안전한 제품이란 콘셉트로 9가지 비타민, 아연, 칼슘 등 영양성분과 100% 국내산 쌀, 야채분말 등을 사용해 만들어졌다. 일반 시리얼이 옥수수를 주 원료로 하는 반면 우리아이 우리쌀링은 쌀가루를 주 원료로 해 아이들이 소화하기 쉽도록 한 것이 차별점이다.

이처럼 씨알푸드는 2011년부터 국산쌀로 만든 시리얼, 쌀쿠키 등의 쌀가공식품을 선도적으로 공급해왔다. 좋은 제품의 출발점은 건강한 원재료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맛과 품질이 우수한 쌀가공식품을 만들기 위해 씨알푸드는 가공용 벼 품종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국립식량과학원 등과 함께 철분과 아연이 풍부하고 분말이 밀가루처럼 잘 뭉쳐지는 품종, 낟알이 큰 품종 등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슬 씨알푸드 마케팅팀 대리는 “국내 소비자는 옥수수 베이스의 시리얼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쌀의 영양을 살리면서 맛이나 식감은 옥수수 베이스와 유사하게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옥수수 낟알보다 크기가 작은 쌀알의 식감을 개선하고자 낟알이 큰 벼 품종, 밀가루만큼 잘 뭉쳐지는 쌀가루를 위한 벼 품종 등을 개발해 더욱 우수한 쌀가공식품을 선보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씨알푸드는 케어푸드의 일환으로 환자식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이 대리는 “현재 서울대병원과 당뇨환자들을 위한 바형태의 가공식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혈당 관리에 민감한 당뇨환자를 위한 간식을 시중에서 찾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 혈당관리에 효과적인 성분을 넣은 간편 간식을 오는 10월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ini Interview] 이성주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전무이사

“최근 1인가구와 맞벌이부부, 고령층이 증가함에 따라 ‘시간 절약’, ‘맛과 영양’, ‘저렴한 가격’을 추구하는 가정간편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쌀가공식품도 이를 반영해 다양하게 개발돼 왔다. 도시락, 식사용 조리식품의 쌀 소비량은 지난해 14만700톤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해 그간 쌀가공식품 시장을 주도해 온 떡류의 평균 증가율을 추월했다.

이러한 추세에 진화한 가정간편식이라 불리는 밀키트 제품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약 200억원에서 향후 5년 내 7000억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밀키트는 신선한 식재료를 직접 조리해 가심비 높은 한 끼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향후 쌀가공식품의 주요 트렌드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쌀가공식품의 발전을 위해 연간 200만톤 가량 수입되는 밀가루 대신 쌀을 활용한 식품 개발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전체 쌀가공식품 기업의 90% 이상이 영세 중소기업으로 새로운 쌀가공식품을 개발하고 홍보하는데 필요한 전문연구인력과 기술, 예산이 부족해 업계의 도약을 더디게 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늘어야 할 이유다. 정부는 쌀가공산업의 육성과 쌀 이용 촉진을 위한 중장기계획을 5년 단위로 설정하고 있다. 수립된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한 정책당국의 일관된 의지와 충분한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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